제5절 열정의 도덕성

나눔지기~♡ 2011/04/25 오후 08:23 (748)


1762 인간은 자신의 자유로운 행위로써 행복을 지향하고 있다. 인간이 느끼는 열정(passio)이나 감정은 그런 결심을 하게 할 수 있고, 그를 위해 도움이 되기도 한다.

I. 열 정

1763 '열정'이라는 말은 그리스도인들의 유산에 속한다. 감정이나 열정은 선하거나 악한 것으로 느끼거나 상상한 것을 행하거나 행하지 않도록 기우는 감정이나 감수성의 움직임을 가리킨다.

1764 열정은 인간 심리의 구성 요소로서, 감성 생활과 영적 생활을 영위하는 장(場)을 마련해 주며, 그 둘 사이의 통로를 보장해 준다. 우리 주님께서는 인간의 마음을 열정이 솟아나는 원천이라고 일컬으신다.44)

1765 많은 종류의 열정이 있다. 가장 근본적인 열정은 선에 대한 이끌림에서 일어나는 사랑이다.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은 선에 대한 갈망과, 그 선을 달성하려는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이 움직임은 얻은 선에 대한 즐거움과 기쁨에 귀결한다. 악에 대한 두려움은 장차 도래할 악에 대한 증오와 혐오와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이 움직임은 현존하는 악에 대한 슬픔이나 거기에 대항하는 분노에 귀착한다.

1766 “사랑은 누군가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다.”45) 다른 모든 애정의 근원은 선을 향한 인간 마음의 원초적인 충동이다. 사랑해야 할 것은 오직 선뿐이다.46) “사랑이 악하면 열정이 악하고, 사랑이 선하면 열정이 선하다.”47)

II. 열정과 도덕적 삶

1767 열정 자체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열정은 실제로 이성과 의지로 일어나는 한에서만 도덕적 평가를 받는다. 열정은 “의지의 자극을 받기 때문에, 또는 의지가 막지 않기 때문에”48) 의지적인 것이라고 불린다. 이성으로 열정이 조절되는 것은 도덕적 또는 인간적 선의 완전함을 드러내는 것이다.49)

1768 고상한 감정들이 인간의 도덕성이나 성덕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도덕적 삶이 표현되는 표상과 감정의 고갈되지 않는 창고와 같다. 열정이 선한 행동에 이바지할 때에는 도덕적으로 선하며, 그 반대 경우에는 악하다. 올바른 의지는 감각적 움직임들을 받아들여 선과 참행복을 향하게 하지만, 악한 의지는 무질서한 열정에 굴복하며 격화시킨다. 감성과 감정들은 덕행 안에 받아들여질 수 있거나 악습 때문에 타락할 수 있다.

1769 주님의 지극한 고뇌와 수난에서 드러나듯이, 성령께서는 몸소 인간의 고통과 두려움, 슬픔을 포함한 인간 전체를 움직이심으로써 그리스도인의 삶 안에서 당신의 사업을 완수하신다. 그리스도 안에 살아가는 인간의 감성은 하느님의 자비와 행복 안에서 완성될 수 있다.

1770 인간은 자신의 의지뿐만 아니라, 시편 말씀처럼 자신의 감각적 요구로도 선으로 나아갈 때 도덕의 완성을 이룬다. “이 마음 이 살이 생명이신 하느님 앞에 뛰노나이다”(시편 83,3).

요 약

1771 ‘열정’이라는 말은 감정이나 감성을 가리킨다. 인간은 이런 감정들을 통해서 선을 예감하고 악을 예측한다.

1772 주요한 열정들은 사랑과 증오, 욕망과 두려움, 기쁨, 슬픔, 분노이다.

1773 감각적 충동으로서 열정은 도덕적으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그러나 열정이 이성과 의지로 일어날 때, 그 안에 선이나 악이 존재하게 된다.

1774 감성과 감정들은 덕행 안에 받아들여질 수 있고 또는 악습 때문에 타락할 수도 있다.

1775 인간은 자신의 의지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으로도 선으로 나아갈 때 도덕적 선의 완성을 이룬다.


44) 마르 7,21 참조.
45) 성 토마스 데 아퀴노, 「신학대전」. 1-2, q.26, a.4, c: Ed. Leon. 6,190.
46) 성 아우구스티노, 「삼위일체론」, 8,3,4: CCL 50,271-272(PL 42,949).
47) 성 아우구스티노, 「신국론」, 14,7: CSEL 40/2,13(PL 41,410).
48) 성 토마스 데 아퀴노, 「신학대전」, 1-2, q.24, a.1, c: Ed. Leon. 6,179.
49) 성 토마스 데 아퀴노, 「신학대전」, 1-2, q.24, a.3, c: Ed. Leon. 6,18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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