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현대과학에서 본 주간 7일제
1. 서
a. 현대사회는 주간 7일제 즉, 7일이 한 주간을 이루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주간 7일제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천문 주기가 주간 7일제의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보는 분할 음력주기 이론(divided lunar cycle theory), 가시적 천체이론(visible celestial bodies theory) 등의 이론도 등장한 바 있지만, 별다른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b. 한편,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한 주간이 7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은 성경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바빌론인들에게는 주간이 7일이었으나, 이집트인들에게는 주간이 10일이었고, 로마인들에게는 주간이 8일이었고,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는 주간이 8일, 5일, 4일이었기 때문이다.
c. 게다가 주말은 20세기 현대에 와서야 채택되었다.
2. 주간 7일제의 유형: 주간의 시작과 끝이 무슨 요일인가에 대해서는 나라나 문화마다 다르다.
a. 월화수목금토일 유형: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하여 주간의 시작을 월요일로 지정했고, 영국 등 유럽에서도 마찬가지 입장을 취하고 있다.
b. 일월화수목금토 유형: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은 한 주의 시작을 일요일로 정하고 있다.
c. 토일월화수목금 유형: 이슬람은 금요일이 안식일이기 때문에, 중동 일부 국가들은 주간의 시작을 토요일로 정하고 있다.
d. 한국의 경우: 한국은 매우 독특한 입장에 있다. 공식적으로는 주간의 시작은 월요일이지만, 달력에서는 주간의 시작이 일요일로 표시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3. 바빌론의 주간 7일제의 형성과 전파
a. 주간 7일제의 형성
1) 오늘날의 이라크 지역에 살았던 바빌로니아인들은 하늘에서 관측한 일곱 개의 천체, 즉 태양,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관측하여 주간을 7일로 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달은 왼쪽에서 가장 밝은 천체이고, 화성은 달 바로 아래에 있고, 토성은 가운데 근처에 있고, 목성은 오른쪽에 있다. 따라서, 바빌로니아인들에게 7이라는 숫자는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2) 바빌로니아인들은 음력을 7일로 나누었고, 마지막 날은 특별한 종교적 의미를 지녔다. 28일로 이루어진 한 달, 즉 달의 완전한 주기는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에는 너무 길었기 때문에, 바빌로니아인들은 한 달을 7씩 4등분했다.
3) 7이라는 숫자는 태양년이나 달과도 잘 맞지 않아 몇 가지 모순이 있었다. 그러나 바빌로니아인들은 근동, 특히 BC 6세기와 7세기에 매우 지배적인 문화권을 형성했기 때문에, 이러한 개념과 60분과 같은 다른 시간 개념들이 지속되었다.
b. 주간 7일제의 전파
1)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바빌론 유배 이전인지 혹은 이후인지 모르지만, 사제계가 주간 7일제를 창세기, 레위기 등에 기록하였고, 유다인들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에 따라,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모두 주간 7일제를 채택하고 있다.
2) 기타
a) 주간 7일제는 근동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주변 지역의 다른 문화권에서도 주간 7일제가 받아들여졌는데, 페르시아 제국과 그리스도 그중 하나이다.
b) 수 세기 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그리스 문화를 인도까지 근동 전역에 전파하기 시작하면서 7일 주간이라는 개념도 퍼졌다. 학자들은 아마도 인도가 나중에 7일 주간을 중국에 소개했을 것이라고 생각히고 있다.
c) 마침내, 로마인들이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영향을 받은 영토를 정복하기 시작하자 그들 역시 결국 7일 주간으로 전환했다. 서기 321년에 7일 주간을 공식 로마 주간으로 선포하고 일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콘스탄티누스 황제였다.
4. 오경과 주간 7일제
a. 사제계의 안식일 기록 전후의 상황: 사제계가 안식일에 관한 기록을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사제계의 안식일 기록 이전의 상황
a) 이스라엘인들이 이집트에 들어가기 전에는 어떤 유형의 주간제를 채택하고 있었는지 혹은 주간 유형 자체가 아예 없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나 근거는 없다.
b) 그러나, 이스라엘인들이 이집트에 들어간 후 처음에는 주간 10일제에 대해서 알았고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은 지켰을 수 있다. 그들이 처음부터 이집트에 종으로 팔려간 것은 아니고, 요셉의 초청으로 이집트에서 살게 되었고, 요셉의 사후 시간이 지나면서 종살이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c) 이스라엘인들이 이집트를 탈출한 뒤에, 주간 10일제를 준수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나 근거는 없다.
2) 사제계의 안식일 기록 이후의 상황
a) 이스라엘인들이 바빌론의 주간 7일제를 바빌론 유배 전에 알았는지, 유배 중에 알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안식일에 관한 창세기 2:2-3의 기록이 이스라엘의 바빌론 유배 중에 혹은 유배 후에 기록되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b) 그러나, 이스라엘인들은 안식일 준수를 엄격하게 강제했고, 철저하게 지키려고 했다.
b. 주간 7일제에 관한 오경의 장절
1) 구약: 구약의 오경에서는 일할 수 있는 6일과 안식일을 함께 규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주간 7일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a) 창세 2:2-3: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 하느님께서 이렛날에 복을 내리시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여 만드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그날에 쉬셨기 때문이다.”
b) 탈출기: 탈출기에서 6일 창조와 안식일을 함께 규정하고 있는 장절은 탈출 16:26.29: 20:11; 31:15; 35:2이다.
c) 레위기: 레위기에서 6일 창조와 안식일을 함께 규정하고 있는 장절은 레위 23:3이다.
d) 신명기: 신명기에서 6일 창조와 안식일을 함께 규정하고 있는 장절은 신명 5:14이다.
2) 신약: 신약에서도 일할 수 있는 6일과 안식일을 함께 규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주간 7일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루카 13:14)
c. 오경 상의 안식년, 희년 규정과 기록자
1) 안식년에 대해서는 레위 25:4-6.8; 26:34.35.43에 기록되어 있다.
2) 희년에 대해서는 레위 25:10-13.15.28.30.31.33.40.50.52.54; 27:17.18.21.23.24; 민수 36:4에 기록되어 있다.
3) 위에 나오는 레위기 25-27장; 민수기 36장의 기록 모두가 사제계 전승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 현대과학과 주간 7일제: 시간생물학과 의학 등은 주간 7일제를 뒷받침하는 많은 과학적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a. 시간생물학(The science of chronobiology)과 의학 등은 인간을 포함한 많은 생명체(예컨대, 쥐, 곤충, 해조류, 콩 씨앗 등)가 7일 주기, 즉 circaseptan rhythm을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리듬은 일일 일주기 리듬과는 달리, 약 7일 주기로 다양한 생리적 과정이 변동하는 생물학적 현상이다.
1) 7일 주기 리듬(circaseptan rhythm): 이것은 약 7일 주기를 갖는 생물학적 리듬이다. 생물학적 리듬을 연구하는 시간생물학의 흥미로운 측면이다. 7일 주기 리듬은 식물, 곤충, 동물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에서 관찰되며, 이는 문화적 요인보다는 생물학적 요인임을 시사한다.
2) 리듬: 우리는 리듬의 세계에 살고 있다. 조수, 낮과 밤의 주기, 달의 월별 리듬, 계절의 리듬, 더위와 추위, 이주, 홍수와 가뭄. 우리는 신체의 주기, 일상적인 수면 리듬, 시차, 일일 체온, 혈압, 기분 변화를 관찰한다.
b. 7일 주기 리듬의 생물학적 의의: 시간생물학과 의학 등의 연구에 따르면 7일 주기는 선천적인 것으로, 7일 주기의 기원일 가능성이 있다. 연구들에 따르면, 인간의 경우, 7일 주기 리듬은 인간의 혈압, 심박수, 혈중 산도, 혈액 화학 성분, 적혈구, 심박수, 면역 체계 활동, 호르몬 수치, 소변 화학 성분 및 소변량의 변동, 체온(특히 구강 체온), 신장 기능, 치아 발달, 감기 증상, 수두 증상, 장기 이식, 스트레스 호르몬, 다양한 신경전달물질, 면역체계 등 다양한 생리적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7일 주기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신체 리듬은 사회적 주기에 의해 수동적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이고 자율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7일 주기는 휴식이라는 개념과 연관되어 왔으며, 안식일 전통에서 볼 수 있듯이 일곱째 날에는 생물학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c. 결국, 시간생물학과 의학 등의 연구에 따르면 주간 7일제는 외부의 자연적 측면이나 사회적 측면으로써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과학적 연구에 의하면, 주간 7일 주기는 인류의 DNA에 깊이 새겨져 있으며, 어떤 사회의 발명품일 수 없음을 보여준다.
6. 결론
a. 주간 7일제의 의미: 주간 7일제는 궁극적으로는 하느님과 관련되어 있다. 하느님은 자신이 만드신 창조물에 당신의 지문을 남기셨다. 그분은 우리 모두에게 서명처럼 시계를 넣어 주셨다. 창조된 모든 것, 살아있는 모든 것을 깊이 들여다보면 7이라는 숫자에 맞춰 똑딱거리는 시계를 발견할 수 있다. 하느님께서 먼저 그 안에 계셨던 이유는 그분이 7일 주기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여섯째 날에 사람을 만드셨고, 사람은 주간 중 첫째 일곱째 날인 안식일을 하느님과 함께 보냈다. 안식일의 목적은 창조주를 당신의 창조물에게 소개하여, 창조물들이 창조주가 누구이신지, 그리고 선하고 아름다운 모든 것을 만드신 사랑으로 가득 찬 창조주이심을 창조물들이 알게 하는 것이다.
b. 하느님과의 조화: 인간은 하느님과 영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동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인간은 하느님을 알고, 그분의 박자에 영적으로 맞춰야 하고, 그분의 시계와 목적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하느님은 사람을 당신의 형상대로 만드셨고(창세 1:26), 그것이 바로 그분의 창조 목적이며, 그래서 사람 안에 일곱이라는 날짜를 새겨 넣으셨다. 하느님은 우리가 영적으로 당신의 형상을 따라 그분과 조화를 이루기를 원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