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중에 구세주가 있다.’
한때 융성했던 한 수도회 교단이 모든 지부를 잃고 쓰러져 가는 본부!
이곳에는 수도원장과 네 명의 수사만이 남아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일흔이 넘은
고령이었다. 수도원을 둘러싼 울창한 숲 속에는 가끔 랍비가 찾아와 머물곤 했다.
“그 랍비가 숲 속에 왔어. 그가 또 왔어.”
나이 많은 수사들은 오랜 세월 기도와 사색의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영’의 능력이
발달되어 그 랍비가 오는 것을 항상 감지할 수 있었다.
수도원장은 랍비를 찾아 가 수도회의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그러자 랍비는,
“사람들에게 이젠 ‘영’이 다 떠나가 버렸어요. 제가 사는 마을에서도
마찬가지랍니다. 이젠 전례에 참석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하고 말했고, 수도원장과 늙은 랍비는 마주 앉아 함께 울었다.
깊은 이야기를 조용히 나눈 뒤 작별 인사를 하며 수도원장은 이렇게 청했다.
“이 죽어 가는 수도회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 주실 수 없는지요?“
“죄송스럽게도 조언해 드릴 말씀이 없군요. 다만 한 가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수도원에 계신 여러분 중에 구세주가 있다는 것이지요.“ ......
수도원으로 돌아온 원장을 둘러싸고 동료 수사들이 물었다.
“랍비가 뭐라고 하던가요?”
“뭐 별 다른 말씀은 없었다네. ‘우리 중에 구세주가 있다.’는 괴이한 말씀 외에는...”
날이 가고 달이 가면서 노승들은 이리저리 생각해 보았다.
우리 중에 한 사람이 구세주라고? 그렇다면 수도원장을 두고 한 말일까?
그래, 그는 긴 세월 동안 우리의 인도자였지. 아니 또 달리 생각하면
토마스 형제를 두고 한 말인지 몰라. 그는 빛나는 ‘영’을 지닌 사람이야.
아니면 앨럿? 그의 생각은 언제나 옳거든... 그런데 신기하게도 필립은 누구든 필요로
할 때면 마치 요술처럼 나타나서 옆에 있어 주잖아.
그런데 혹시… 나를 가리키는 것이라면?
“오, 하느님! 전 아니에요. 제가 당신께 그렇게 대단한 사람일 수 없잖아요?”
... 노 수사들은 서로 상대방이 구세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각별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것은 물론, 각자는 혹시 자신이 구세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공경심을 가지고 스스로를 대하기 시작했다.
점점 수도원 전체로 그러한 공경심의 찬란한 빛이 퍼져나갔고, 그 빛나는 매력과
강한 끌림으로 인해 한 사람이 수도원에 입회하더니 얼마 후 한 사람, 또 한사람이
계속 들어 왔다.
이제 수도원은 그 지역에서 빛과 영성의 힘찬 중심지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