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꿈에 그리던 내집 (수필)

글쓴이 :  하늘의 시민님이 2015-07-14 13:59:28에 올려주신 글  ... 조회수(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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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내집

                                                                                                            강헌모

 

용암동 꿈에 그리던 내집으로 이사왔다. 오랫동안 전세를 주고, 시골에서 살다가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시내로 들어오게 되었다. 내 아이들중에 시골에서 다니던 학교에서 시내로 전학와서 졸업한 자녀도 있다. 시골에 살면서 나는 언제쯤에나 시내의 집으로 들어갈려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제 조금만 참으면 내 집으로 들어갈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새  집을 장만하고 8년여만에 들어가게 됐지만, 늦게라도 들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동안 집을 그리워하며 시내로 들어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한 것 같다. 그러다가 시내로 들어올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세들어 사는 사람에게 전세금을 내주며 이제는 내 집에 들어올 수 있게 되어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되었다. 마음편하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돈에대한 정리를 마치고, 오는길에 용암동에 있는 유송숫불갈비집에서 얼마나 음식을 맛나게 먹었는지 모르겠다. 일을 처리하고난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시골에서 아내와 어린 아이들과 함께 승용차도 없이 생활하며 시내버스를 타고 면소재지에 있는 성당과 수곡동에 있는 성당을 다녀야만 했다. 우리들은 고생 많이했다. 추운 한 겨울에도 어린 아이들과 손잡고 눈 내리는 길을 가기도 했다. 그 광경이 눈에 선하다. 비록 날씨는 춥지만, 따뜻한 마음은 매서운 추위를 녹일 수 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성당다닐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께 한없는 감사를 드린다.

시골집에 살 때 매서운 추위때 난방이 가동되지 않아 자다가 깨어 후레쉬 켜들고 보일러를 보기도 했다. 또 쥐가 돌아다니는 가운데서도 생활했다.

마을에 있는 교우들과 함께 반모임을 하기도 했고, 교도소 안에 직원교우가 사는 곳까지 가서 모임도 했었다.

비록 교우들이 이집 저집 떨어져 살고 있었지만, 마음만은 탄탄해서 신앙을 갈라놓을 수 없게 되었다. 그때의 일은  소박하고 정답다. 시골 사람들의 넉넉한마음과 교우의 정은  훈훈했다.

가족과 함께 예수고난회에 갔던 때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아이들이 어느새 많이 컸다. 내가 수도원의 잔디를 깎을 때 가족이 옆에있어 주었고, 다정하게 놀던 기억은 너무 좋다. 우리를 가족처럼 자상하게 맞이해주시던 두 분의 신부님때문에 마음이 편안했다. 지난일을 뒤돌아보면 아름다운 한때이지만 너무 그리워 좋은 추억으로 되살아난다.

제 아이들에게 만원짜리 몇 장을 건네주시고, 제 몸에다가 신부님이 입고 있던 털오버를 걸쳐주기도 했다. 그 털옷은 비록 헌것이지만 나는 몇 년동안 소중히 여기며 입고 다녔다. 따뜻한 신부님의 아름다운 정이 깃든 귀한 옷이라 여겨 감사했다.

내게 사람 되라고, 술을 끊게하기 위한 조언과 상담을 해 주었던 신부님들이 정말 좋은 사람으로 다가오는 것은 왠일일까.

또 수도원으로 새벽미사에 참례할 수 있게끔 인도해 주신 주님의 은총은 얼마나 놀라운가. 주님의 자비심에 감사드릴 뿐이다.

이제 멀리서 성당을 다녔다가 코앞에 둔 성당에 다니게 되니 꿈만 같고, 너무 행복했다.

전입왔을 때 교우들은 나를 반기며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지금 시내에 있는 성당을 열심히 다니고 있지만, 시골에서의 생활들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다. 내 아이들이 세례를 받았던 성당, 다녔던 학교들을 훗날 아이들이 크고나면 알고 기억하겠지. 아빠 엄마를 따라 이사 다니고, 살고 정들었던 아름다운 시골,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도와 주셨던 고마운 교우님들! 정말 감사드린다.

이 못난 아빠를 만나 고생하며 자란 아이들이 꿋꿋하게 잘 성장해서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비록 가난하지만 좋은 꿈을 가지고, 큰 희망을 안고 살면 좋겠다.

또 비록 가진것이 넉넉치 못해도 불편하지 않는 행복이 있고, 남 부럽지 않는 신앙의 기쁨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주님의 은총속에 자녀를 선물로 주시고,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어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셨으니 이보다 더 귀한 선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것이 우리가족에게는 가장 큰 재산이리라.

젊어서 이 못난 죄인을 만나 고생한 아내에게 너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같이 놀아주지 못한 나는 다른 젊은 다정한 가족을 보면 너무 부럽게만 보인다. 하지만, 이제와서 너무 부러워한들 무엇하랴. 또 놀아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들 무엇하랴. 상심만 더해갈 뿐이지 않겠나.

이젠 나이가 듦에따라 몸도 예전과 달라져 아픈곳도 생기니 좋지 않았던 기억의 상처와 가족에게 잘 대해 주지 못했던 것들을 말끔이 씻고, 이제부터라도 잘 생활하여 도움을 주며 살아가고 싶다.

사랑으로 가족을 대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늘 생각하며 감사하고 기쁘게 살도록 해야겠다.

많은 고통이 따르기도 했지만, 견딜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힘을 주시고 많은 사랑을 주시니 감사드릴 뿐이다.

가족과의 만남은 내 뜻대로가 아닌 하느님께서 점지해 주신 일이니 더욱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용암동으로 이사온 지 10년이 넘었다. 이제 지역사회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랑을 많이 실천하며 주님께로 더 나아가 진정 기쁨의 삶이 되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201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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