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사순 제1주일/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이기양 신부

글쓴이 :  원요아킴님이 2015-02-21 18:40:18에 올려주신 글  ... 조회수(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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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마르코 1,12-15).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이기양 신부-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큰일을 하기 전에 천주신명께 빌며 기도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보통 100일 기도를 드립니다. 100일 동안 기도를 위해 먼저 과거의 부정한 것을 씻으려 목욕재계를 하고 정한수를 떠놓고 정성껏 빌고 빕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백성은 100일간이 아니라 40일간 기도하는 것이 관습이었습니다. 그 관습에 따라 천주교회는 부활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머리에 재를 얹는 재의 수요일부터 40일간 회개 기간을 설정했습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사순 제1주일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주신 말씀입니다.  회개가 무엇입니까? 회개란 완전히 방향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아, 그거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회개가 아닙니다.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이것 역시 회개가 아닙니다.  그것은 반성이고 후회이지 진정한 회개가 아닌 것입니다. 회개란 가고 있던 방향에서 완전히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내가 대전에서 서울을 가려고 서울행 기차를 탔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가다보니 내가 탄 기차가 서울행이 아니고 부산행인 겁니다. "아이고, 이거 잘못 탔구나. 어찌하면 좋은가?"  기차 안에서 발을 구르며 안달한다고 가는 방향이 바뀌겠습니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다음 역에서 내려 서울 가는 기차로 갈아타야 합니다. 그래야 서울로 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회개는 이런 것입니다. 가던 길에서 완전히 되돌아서 방향을 바꿔 가는 것, 지금까지 삶을 접고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인도 성자로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의 어렸을 적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친구들과 놀던 간디가 근처 가게에서 구워 파는 양고기가 어찌나 먹고 싶었던지 궁리 끝에 엉뚱한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아버지 침실로 몰래 들어가 장롱을 뒤져 동전 몇 푼을 꺼내들고 상점으로 달려가 양고기를 사서 맛있게 먹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어찌나 맛있었던지 단번에 먹어치우기는 했지만 저녁이 되어 집에 돌아온 그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한동안 이불 속에서 뜬 눈으로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는 고통스럽게 밤을 지새우기보다는 정직하게 고백하는 것이 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늦은 밤에 아버지께 직접 말씀드리기가 어려워서 작은 종이에 몇 줄을 적어서 그것을 돌돌 말아 가지고 아버지의 침실 문 열쇠 구멍에 끼워 넣고 돌아오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이튿날 그는 잠에서 깨자마자 아버지의 침실로 향했습니다. 가서 보니 열쇠구멍에 꽂혔던 종이는 없어졌고 그 구멍을 통해 방안을 살피니 아버지께서 그 종이를 읽으시며 눈물을 훔치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는 더 지체할 수가 없어서 방문을 열고 들어가 그의 잘못을 고백했고, 아버지는 그를 꼭 껴안아 뜨거운 사랑을 표시했습니다.  후에 성인이 되어 이때 경험을 회고하면서 간디는 용서해 주시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면서 하느님의 인자하신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순 시기는 회개와 은총 시기입니다. 과거 잘못된 길에서 회개하고 새로운 길을 가는 곳에는 용서와 사랑 그리고 희망이 생겨납니다. 그러나 잘못임을 알면서도 그 길을 고집한다면 죄의식과 불안 그리고 언젠가는 더 큰 벌을 면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우리 신앙 선조들은 사순 시기에는 천당 문이 활짝 열렸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회개와 기도 그리고 예수님 수난 은총으로 활짝 열렸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순시기에 돌아가시면 '직 천당'이라는 말을 하며 사순시기에 돌아가신 것을 성스럽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세상 번잡함과 욕망으로 세례의 은총으로 정화된 삶이 얼룩져 있다면 회개의 삶을 통해 처음 모습을 회복하는 은총의 사순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 - 원 근 식 요아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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