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하는 두 가지 자세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2019.8.7

제1독서 <그들은 탐스러운 땅을 업신여겼다(시편 106〔105〕,24).>

▥ 민수기  13,1-2.25―14,1.26-30.34-35

복음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 마태오  15,21-28

반대하는 두 가지 자세

오늘 말씀에서는 반대하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독서에서는 하느님의 계획에 반대하는 이스라엘을 볼 수 있고,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말씀을 반대하는 가나안 부인을 볼 수 있습니다.

둘 다 하느님의 말씀에 반대하지만

하나는 불신으로 판단되어 벌을 받고,

하나는 믿음으로 판단되어 생명의 기적을 받습니다.

같은 반대를 했는데 둘이 어떤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요?

반대하는 이유가 달랐습니다.

하나는 자신을 믿으며 하느님을 완전히 저버렸고,

하나는 자신을 낮추고 하느님의 호의를 믿었습니다.

주님, 당신 백성 돌보시는 호의로 저를 기억하소서.

이스라엘에 대해 하느님께서는 왜 화가 나셨고,

왜 이들에게 자비가 아니라 벌을 내리셨을까요?

이 때 이스라엘이 회개해서 용기를 가지고 쳐들어갔으면

하느님께서 돌봐주시지 않았을까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만

이 말씀 바로 다음 장에서 이스라엘은 회개하고 쳐들어가지만

하느님께서 그 길을 완전히 거둬가셨기에 대패하고 돌아옵니다.

정찰하고 온 이들은 가야할 곳의 위험을 보고서 자신의 한계를 정해버립니다.

동시에 정찰하고 온 이들의 말을 들은 이들도 동조해서 자신의 한계를 정해버리죠.

그리고 자신들을 메뚜기로 선언하고 자신들은 죽었다고 선언합니다.

지금 독서에서는 안 나왔지만

자신들의 죽음을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이집트였습니다.

자신의 기억으로 돌아가려고 하죠.

반란을 일으켜 이집트로 돌아가려한 것이 이스라엘입니다.

우리 눈에도 우리 자신이 메뚜기 같았지만, 그들의 눈에도 그랬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정해버리는 것은 대죄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느님의 성도들이기 때문이죠.

하느님의 섭리를 따르는 성도들이 자신의 한계를 결정해버리는 것은

하느님의 섭리의 한계를 결정해버리는 것이며

동시에 하느님의 전지전능에 결함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 한계에 가로막혀 외치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자신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죽음임을 모른 채 죽음이 낫다며 외칩니다.

이 악한 공동체가 언제까지 나에게 투덜거릴 것인가?

이스라엘 자손들이 나에게 투덜거리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주님의 말이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너희가 내 귀에 대고 한 말에 따라, 내가 반드시 너희에게 그대로 해 주겠다.

사람에게는 이상이 있습니다.

무언가 높은 것에 대한 갈망이 강하죠.

그리고 이 높은 것 때문에 한계를 설정합니다.

높은 것이 나 외에 다른 것일 때 한계를 느끼고

높은 것이 나에게 해주는 이야기 때문에 한계를 정합니다.

하지만 이는 높고 낮음으로 나뉘는 가치들이 아니라

다름으로서 보이는 가치임을 기억해야합니다.

물론 한 분야 안에서 바라보면 이는 높고 낮음입니다.

하지만 인간 자체로서 보면 다른 것이죠.

나보다 강한 것이 내 앞에 있다고 내가 인정한 존재가 나를 한계 지었다 해도

내가 스스로 한계를 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특히나 절망하고자 한다면 더욱더 필요 없는 것입니다.

한계를 아는 것은 하느님 앞에서 내가 어떠한가를 파악하기 위해서만 필요합니다.

내가 봉헌할 것이 무엇이며 하느님께 얼마나 맡기고 있는지를 파악할 때 말이죠.

예수님께서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나 그 여자는 예수님께 와 엎드려 절하며,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당신의 뜻에 따라 거룩하고 충만하게 살도록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내가 나의 이상을 세우면 하느님께서도 당신의 섭리로 그 이상을 도우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이상을 세운 것대로 되지 않는다고

스스로 한계를 그어버리고 하느님의 섭리에 한계를 그어버려서는 안됩니다.

하느님의 길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가지 않기도 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떨어지는 길로 인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목적을 잊지 않으십니다.

당신 뜻에 따라 거룩하고 충만하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우리의 길을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할 수 있도록 우리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깁시다.

네이버블로그 양 세마리의 잡생각들 https://blog.naver.com/crode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