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아가는 것

[연중 제17주간 토요일]

<너희는 저마다 제 소유지를 되찾고,

저마다 자기 씨족에게 돌아가야 한다.>

2019.8.3

제1독서 <희년에 너희는 저마다 제 소유지를 되찾아야 한다.>

▥ 레위기  25,1.8-17

복음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의 목을 베게 하였다.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가서 알렸다.>

✠ 마태오 14,1-12

나로 살아가는 것

어느 복음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요한의 죽음을 묘사하는 복음에서는

헤로데가 세례자 요한을 죽이는 것을 참으로 꺼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복음에서는 세례자 요한에 대한 묘한 존경심 때문이었고

지금 복음에서는 정치적인 이유로 세례자 요한을 죽이는 것을 꺼립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세례자 요한을 죽이게 됩니다. 

참으로 자기 의사가 아닌 다른 이유로 죽이게 됩니다.

참으로 꺼림직한 이유로 다른 사람에 이끌린 선택을 하게 되죠.

헤로데는 그 당시에 임금이라는 높은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내린 결정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사람들은 참으로 많은 정치적인 선택을 합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이지만 내가 언젠가 영향력을 떨치기 위해서

지금은 내가 원치 않은 누군가에게 이끌린 선택을 합니다.

또 자신이 배운 것이 그것이기에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며

내 뒤를 따라오는 이들도 그렇게 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자신의 것을 되찾으라고 규정을 내려주십니다.

너희는 이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한 해로 선언하고,

너희 땅에 사는 모든 주민에게 해방을 선포하여라.

이 해는 너희의 희년이다.

너희는 저마다 제 소유지를 되찾고, 저마다 자기 씨족에게 돌아가야 한다.

​이스라엘의 토지 규정을 보면 땅의 값을 매겨서 그 땅 자체를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주인으로서 살아갈 날들을 사고 파는 것입니다.

주님이 세워준 법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으로서 살아가는 날입니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시작점은 하느님께 온전히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죠.

희년의 시작은 자신의 땅을 모두 되찾으면서

하느님께서 내어주시는 것을 모두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 행동으로 우리는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이 오십 년째 해는 너희의 희년이다.

너희는 씨를 뿌려서도 안 되고, 저절로 자란 곡식을 거두어서도 안 되며,

저절로 열린 포도를 따서도 안 된다.

이 해는 희년이다. 그것은 너희에게 거룩한 해다.

너희는 밭에서 그냥 나는 것만을 먹어야 한다.

이 희년에 너희는 저마다 제 소유지를 되찾아야 한다.

​희년이 50년 마다 있는 이유는

어떠한 인생이든 그 시작은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고 자신의 삶을 되찾으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자신의 밑에 세대에 그대로 되물림해주려 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니라 자신도 이루지 못한 다른 이들의 노예가 되는 법을 말이죠.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보지 못한 사람은 휘둘려 사는 삶을 그대로 물려주게 됩니다.

헤로디아의 딸도 자신이 얻은 기회를 어머니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그의 어머니는 증오에 휘둘린 선택을 하고, 아버지는 정치적으로 휘둘린 선택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스스로 주인으로서 의로움을 선택한 사람은 세례자 요한 하나였습니다.

이익도 아니었고 정치적인 위상도 아니었으며 감정에 휘둘린 선택도 아닌

하느님을 통해 완성된 스스로의 선택을 합니다.

​헤로데는 자기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의 일로,

요한을 붙잡아 묶어 감옥에 가둔 일이 있었다.

요한이 헤로데에게 “그 여자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기 때문이다.

​형제 여러분 의로움의 길은 한편으로 외로운 길이라고 표현됩니다.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길이

타인에 끌려 다니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이죠.

흐름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이들은

시대의 흐름이 아니라 진리의 말씀을 듣습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지니고 있나요?

무엇을 후대에게 알려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우리가 지닌 것을 후대에 알려줄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에 따르는 나의 삶을 살고 있나요?

아니면 다른 이들에게 끌려다닌 다른 이들의 삶을 살고 있나요?

우리가 서로 사랑함은 자신으로서 서로 사랑하는 것임을 기억해야합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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