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을 피하는 것은 마귀의 속임수입니다.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 기념일]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2019.7.15

제1독서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을 지혜롭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그들이 더욱 번성할 것이다.>

▥ 탈출기  1,8-14.22

복음 <나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 마태오  10,34─11,1

분열을 피하는 것은 마귀의 속임수입니다.

여러분들은 공동체에서 분열이 생긴다면 어떻게 보십니까?

여러모로 분열이라는 것을 보면서 분열은 좋지 않은 것이다

분열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애초에 분열이 일어날 일을 만들지 말아야한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달콤해 보이고 정의로워 보이는 악은

바로 분열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단순히 평화만을 만들어내면 되기에 분열은 없는 것이 우리에게는 선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으십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나는 아들이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갈라서게 하려고 왔다.

집안 식구가 바로 원수가 된다.

분열 없이 이룬 평화는 분명 오류가 있는 평화입니다.

분열은 다름에서부터 옵니다.

그런데 어떤 공동체든 그런 다름이 없다는 것은 오류가 있는 것입니다.

가톨릭은 일치를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각자가 완성된 고유성도 이야기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완성하고 우리 모두를 일치시키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고유성이 완성되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다름을 마주하고 서로 내어주고 받아들임으로서

우리 고독한 고유성을 초월한 일치의 고유성을 완성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분열이 없었다는 것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서로 다른 것이 만났을 때 서로 내어주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서로 자신을 내려놓는 분열의 시기를 거치기 때문입니다.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각기 다른 직분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다스리는 왕으로서

어떤 때는 진리를 선포하는 예언자

어떤 때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며 성화시키는 사제의 직무로서

어떤 때는 말을 경청하고 다스림을 받는 백성으로서 살아갑니다.

이는 고정되었다기 보단 변하기도 합니다.

이 직무들이 얽히면서 사회가 형성됩니다.

가족 관계상, 사제 관계상, 업무상으로 다양한 직무가 나뉘지만

4가지 형태는 어떤 지위에 있어도 드러나곤 합니다.

직무는 주어졌지만 위와 아래는 명확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제자가 스승에게 깨달음을 주는 경우가 있고

신자가 사제를 성화시키는 삶을 살 때도 있으며

왕이 백성을 바라보며 자신을 다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분열을 두려워하며 분열을 죄악시 여기는 모습에서 한 가지 사실이 드러납니다.

자신이 인정하지 않은 존재가 커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분열을 두려워하는 태도,

다름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태도는

하느님을 통한 직분을 지금 사회적 직분에 의지하게 합니다.

“보아라, 이스라엘 백성이 우리보다 더 많고 강해졌다.

그러니 우리는 그들을 지혜롭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그들이 더욱 번성할 것이고,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그들은 우리 원수들 편에 붙어

우리에게 맞서 싸우다 이 땅에서 떠나가 버릴 것이다.”

단순히 내가 낮게 보던 이가 커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짓밟는 것이 지혜롭게 행동하는 것이며

이를 막지 않으면 우리를 커다란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파라오의 판단이 황당한 판단이라고 생각되곤 하지만

내가 높은 자리에 있었으니 반드시 내 통제 아래 두어야한다는 판단은

많은 고통을 초래하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유롭게 그들이 그들의 고유성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경청하는 백성의 자세를 기반으로

왕의 다스림을

예언자의 진리선포를

사제의 성화 직무를 수행해야합니다.

그들의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살아가면 4가지의 모습이 모두 우리 안에 드러나게 됩니다.

“예언자를 예언자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예언자가 받는 상을 받을 것이고,

의인을 의인이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의인이 받는 상을 받을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그가 제자라서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형제 여러분,

분열이 없도록 하기 위해 사람이 의지하는 첫 번째는 자신의 자리에 대한 맹신입니다.

내 자리는 누구보다는 반드시 밑이며,

누구보다는 반드시 위라는 맹신은 당장의 분열은 없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얻은 평화는 내가 밑이라 생각한 이들에게

이스라엘 백성과 같이 고통을 받게 할 것이며

내가 위라고 생각한 이들을 교만으로 이끄는 길입니다.

분열에서 도망치지 마십시오.

모든 분열을 받아들이며 일치를 이루어간 것이 교회입니다.

분열은 하느님께서 일치를 위해 부딪히게 하는 일치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분열할 것을 두려워 말고 마주하는 여러분이 되십시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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