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제5주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2019.5.19
제1독서 <하느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해 주신 모든 일을 교회에 보고하였다.>
▥ 사도행전 14,21ㄴ-27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 요한 묵시록 21,1-5ㄴ
복음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 요한 13,31-33ㄱ.34-35
뿌리에서 모든 것이 자라납니다
가끔 신앙을 살펴보다보면 각자의 신앙이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누구는 부활을 강조하고 누구는 수난을 강조하며 누구는 고행을 강조합니다.
누구는 성부를 강조하며 누구는 성령을 강조합니다.
또 누구는 성모를 강조하고 누구는 성사를 강조하며
누구는 성체를 강조하며 누구는 회개를 강조합니다.
누구는 공동체를 강조하고 누구는 개인 신심을 강조합니다.
성소에 있어서도 누구는 혼인 성소를 강조하고
누구는 수도 성소를 강조하며 누구는 사제성소를 강조합니다.
기도에 있어서도 누구는 염경기도를 강조하며
누구는 묵상기도를 강조하며 누구는 관상기도를 강조합니다.
신학자들도 자신의 분야에 따라 세분화되어있습니다.
긍정신학적인 것을 강조하는 이도 있고
감각신학적인 것을 강조하는 이도 있으며
부정신학적인 것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강조하는 모습들을 보다보면 참 혼란합니다.
강조하다가 또 서로 싸우기도 합니다.
그 모습들을 보다보면 한편으로 누가 더 높은 사람인가를 두고 싸우는 제자들을 보는
예수님의 심정이 이런 것이었을까 싶습니다.
사실 스스로 무언가 강조하고 있다면
그것은 스스로의 체험 스스로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나옵니다.
결국 내가 옳다고 싸우는 경우가 많죠.
그렇다면 가톨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무엇일까요?
우리의 전례력 상에서 가장 1순위가 무엇일까요?
참고로 예수 부활 대축일은 오답입니다.
정답은 파스카 성삼일입니다.
그렇다면 그 성삼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정답은 저 삼을 하나로 가르고 있는 순간 오답입니다.
파스카 성삼일 자체가 하나로서 분리될 수 없는 것들입니다.
하나인 뿌리가 셋으로 쪼개지면 그 나무는 죽습니다.
그렇다면 원래 질문으로 돌아와서 가톨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삼위일체 하느님으로 드러난 파스카 신비입니다.
이 뿌리를 우리는 되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셨다.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셨으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이제 곧 그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사실 나무가 이름이 붙여지는 것은 보통 열매나 꽃 등의 화려하게 맺는 최종 결과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종종 열매를 강조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현상을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겠습니다.
십자가만을 강조하는 이는 고행만 남아 십자가의 승리를 잊습니다.
부활만을 강조하는 이는 사후세계의 부활만이 남아 지금 이 순간의 부활을 잊습니다.
성부를 강조하는 이는 유일신은 남고 성자와 성령을 경시하였습니다.
성령을 강조하는 이는 자신의 신심만 남고 이웃 사랑을 잊습니다.
사제성소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사제가 되고자 한 이는 진정한 사제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신학생 시절 사제가 되기 위하여 내면을 채우는 것이 아닌
평가자들의 눈치를 보아 만들어진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특정 열매만을 외친다면 그 열매는 시들해집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나무이며 우리는 그 가지입니다.
또한 다른 모든 것들도 열매입니다.
나무와 그 가지의 연결이 아닌 열매에 집중한다면 그 가지는 나무로부터 떨어집니다.
열매를 강조함으로서 결국 뿌리를 잃게 되는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하나인 것을 모두 나누어 잘라놓고서 누가 더 올바른 것인가 논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톨릭의 줄기라 볼 수 있는 교회는
철저히 삼위일체 하느님을 통한 파스카 신비라는 뿌리로부터 자라난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그 나무로부터 칠성사가 자라고 각종 신심이 자라난 것이며
많은 이들을 불러 모으는 꽃과 세상의 양식이 되는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선교 활동을 위하여 하느님의 은총에 맡겨졌었는데,
이제 그들이 그 일을 완수한 것이다.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교회 신자들을 불러,
하느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해 주신 모든 일과
또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것을 보고하였다.
초반에 수많은 가치들이 강조되고 있는 모습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 가치들이 분열하여 서로가 높은 것이라 싸우는 모습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제 2독서 묵시록에서는 새 예루살렘을 신부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부를 통해 생각해봅시다.
웨딩드레스만 가져다 놓으면 그건 아름답다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부라고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또 신부의 눈만 가져다 놓거나 손만 가져다 놓는다면
그건 신부 이전에 생명이 아니라 말할 것입니다.
웨딩드레스나 여성이 온전하게 갖추어졌다하여도
강제로 하는 정략혼이나 신랑의 재산을 노린 욕망이 가득 차있다면
아름답다고 이야기할까요?
신부가 신부이게 만드는 그 근본적인 것이 무엇입니까?
신랑을 온전히 사랑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가톨릭의 모든 가치는 분리된 것이 없으며
그 근본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통한 파스카 신비인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에 나는 어좌에서 울려오는 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계속 강조되는 삼위일체 하느님을 통한 파스카 신비는 무엇입니까?
삼위일체 하느님을 통해서 우리 자신이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간 것을 말합니다.
가톨릭의 뿌리는 그리스도께서 앞장서 가신 수난과 부활의 길을
우리도 지금 이 순간 성령의 도움으로
또 성부의 창조를 통하여 참여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 뿌리를 통해 우리의 가톨릭 신앙이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됩니다.
이를 잃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우리의 가톨릭 신앙이 메말라가기 시작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과 지금 자신의 관계를 통해
파스카 신비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심으로서 살아가야합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좌에 앉아 계신 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
이 중심 즉 삼위일체 하느님과 지금 자신의 관계를 통해
파스카 신비에 참여하는 것 예수님의 새 계명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자! 사랑하여라. 하셨으니 사랑하자! 하면 이 사랑은 메말라 갑니다.
이를 기억해야합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한 것은
하느님과의 온전한 관계를 통해 당신이 파스카 신비에 참여하여 나온 열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냥 우리를 사랑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랑에 앞서 아버지와 당신의 관계를 끊임없이 강조하십니다.
아버지와 당신의 관계를 통해서 사랑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새 계명은 당신이 하신 바와 같이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저 단순히 “서로 사랑하여라.” 라는 계명으로만 남는다면 이 계명은 메말라 갑니다.
하느님께서는 물론 우리와 늘 함께 계시지만
우리가 이 뿌리를 잊게 된다면 언제든 메말라 갑니다.
우리가 하느님과의 관계를 스스로 끊었기 때문입니다.
얘들아,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뿐이다.
형제 여러분 우리의 뿌리를 언제나 마음에 새기십시오.
여러분이 강조하는 성사, 전례, 신심, 신학, 기도, 선행 그 모든 것이
뿌리를 통해서 생명을 얻어 살아갑니다.
여러분이 열매에 집착하면 뿌리는 잊혀집니다.
열매는 자연스레 맺히도록 두십시오.
열매에 집착함으로서 잊히는 것은 하느님의 때입니다.
우리는 열매가 당장 맺히지 않아 답답해하지만
열매는 하느님의 때가 찾을 때 맺히는 것임을 기억하십시오.
우리가 뿌리를 튼튼히 하면 줄기와 가지, 잎, 꽃, 열매는
자연스레 생명을 얻고 제 때에 결실을 맺습니다.
하느님과의 온전한 관계를 통해 당신 자신이 파스카 신비에 참여하십시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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