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2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이 들어 올려지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영원한 생명을 얻으리라.>
2019.4.30
제1독서 <한마음 한뜻>
▥ 사도행전 4,32-37
복음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 요한 3,7ㄱ.8-15
영혼의 자리를 하느님께
어제 영혼의 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영혼의 자리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이런 느낌이 들기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영혼의 자리 위에 삶의 자리에서 얻은 것이 쌓이고
그걸 통해 배운 생각과 말과 행동이 전부 변화해야하는 것처럼 느끼기에
참으로 힘든 과정으로 여깁니다.
물론 영혼의 자리를 보는 것도 힘든 과정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잘못보기에 더 힘든 과정이 되곤 합니다.
헛된 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꼴이 되곤 합니다.
제가 참으로 많은 성인전을 읽고 신앙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영혼의 자리를 옮긴이가 그 안의 삶이 송두리째 변한 경우는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영혼의 자리만 변했을 뿐이죠.
예수님께서는 영혼의 자리를 사람의 아들에게 둔 이들은
사람의 아들이 들어 올려질 때 영생을 얻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무언가 변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영혼의 자리를 옮긴 이 중 하나로 바오로 사도를 예로 들겠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영혼의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러나 삶의 자리 유대인으로서 받은 것과
로마시민으로서 받은 것들을 가지고 살아갔습니다.
마음속의 열정도 그대로였고 논리를 구사하던 사고 또한 그대로였습니다.
그러나 영혼의 자리가 바뀐 탓에 자신의 목적지 또한 변한 것입니다.
자신의 알파를 하느님으로 삼았으니 오메가도 자연스럽게 하느님으로 삼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왜 중간에 있는 것들(자신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 왜 그대로 있을까요?
모두 하느님으로부터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에서 시작해서 하느님으로 끝나는 섭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던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자신을 바꾼 가장 큰 것은
자신의 중간에 있는 것을 자신의 영혼의 자리 시작점으로 삼은 것에서
하느님으로 바꾼 것인 것입니다.
그것 자체로 바오로 사도는 모든 것이 변했다고 바라보았습니다.
참으로 크나큰 변화입니다. 동시에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신비가 이렇게 표현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시작으로 한 것은 모든 것에게 필요한 은총을 나누어줍니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자신의 영혼의 자리로서 하느님을 알파로서 삼은 이는
중간에 있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우상화하지도 얕보지도 않은 채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집착하지도 않습니다.
다가오면 하느님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떠나가더라도 하느님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하느님을 향한 길을 계속해서 나아갑니다.
변화도 자신의 욕망으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본래의 것과 괴리감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없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곤 하였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의 영혼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어떻게 옮기고 있습니까?
혹은 옮기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까?
두려워 마십시오.
섣불리 변하려 하지 마십시오.
그저 내려놓고 영혼의 자리를 보고 그 자리만 제대로 잡으십시오.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고 자신의 판단을 내려놓고 자신의 기억을 내려놓고
어떤 것을 향한 의지도 내려놓으십시오.
영혼의 자리를 하느님께 맡기십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당신 안으로 초대하시어 당신을 향하게 하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에 모든 것을 맡기십시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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