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먹을 게 어디 있어요?”> 2018.6.30
제1독서 <주님께 소리 질러라, 딸 시온의 성벽아.>
▥ 애가 2,2.10-14.18-19
복음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 마태오 8,5-17
나무는 위에서 내리는 비가 아닌 뿌리 밑의 지하수를 보며 살아갑니다.
제가 식물을 기를 때 신기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을 줄 때 위에 흙에다가 뿌리는 것이 아닌 화분 받침대에 물을 주라고 하더군요.
화분 받침대에다가 물을 주면
식물은 그 물을 먹기 위해서 뿌리를 화분 깊숙이 내린다고 합니다.
사실 산에 살아가는 나무들도 가끔씩 내리는 비가 아닌 표면 지하수로
수분을 보충한다고 합니다.
저도 사실은 야생에서 살아가는 나무들은 비로 물을 보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좀 살펴보니 지하수 없이 그런 가끔씩 내리는 비에 의지하는 나무는
살긴 살지만 정말 긴 기간에 거쳐서 죽어간다고 합니다.
마치 사람으로 치면 오늘 독서에 나오는 이 아이들과 같은 것 같습니다.
“먹을 게 어디 있어요?” 하고 그들이 제 어미들에게 말한다,
도성의 광장에서 부상병처럼 죽어 가면서, 어미 품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고난을 허락하십니다.
우리가 자연의 법칙에 따라 굴러가게 두십니다.
자연이 흘러가는 데로 종종 우리는 재해를 만나기도하고 행복을 만나기도 하며
굶주리기도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행복을 마주하거나 기적을 마주하면
하느님께서 나에게 은총을 내리셨다고 합니다.
또 우리가 불행해지면 하느님께서 나를 버리셨다
혹은 하느님께 죄를 지어서 버려졌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죄를 지은 우리가 밉기 때문에 말려 죽이려 하시는 걸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잠시 비를 거두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지하수를 마련해주셨습니다.
나무에게도 비가 오지 않더라도 살아갈 수 있는 지하수를 마련해주신 분께서
당신이 직접 빚어 만든 피조물에게 지하수를 마련해주시지 않았겠습니까?
우리 영혼을 위한 지하수가 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 영혼의 지하수가 되어주십니다.
우리 영혼을 성령에 뿌리 내리면
우리는 어떠한 폭풍우가 몰아치든 아무런 상관없이 평온하게 지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지하수로 뿌리를 내리지 않습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 뿌리 내리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비'만을 원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쉽게 쓰러지는 나무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나무가 그렇게 자라지 않게 하기 위해
비를 내려주시다가 비를 그치시는 것입니다.
지하수를 찾게 하기 위한 물 맛만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은총이 거두어지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버렸다하며 절망하고
하느님께 원망만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그 은총의 맛을 정말 감미롭게 느낀다면
신앙의 맛이 정말 평생 함께 하고 싶은 것이라 한다면
여러분에게 그 맛을 선사하신 하느님을 스스로 찾아 나서십시오.
그런데 하느님을 찾아 나서기 위해 저 멀리 떠나려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을 찾아가거나
혹은 성지순례를 다니거나 피정을 떠나려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 이들은 오늘 베드로의 장모와 같이 열병에 걸린 이들입니다.
그들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하느님을 찾지만 찾지 못하고
세상의 고난까지 당하며 열병 즉 분노에 자신이 지배됩니다.
이 열병의 치유법은 지하수를 찾는 것임을 기억하십시오.
나무는 지하수를 찾기 위해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서 조용히 성령을 향해 자신의 뿌리를 내릴 뿐입니다.
지하수에 뿌리를 뻗은 나무,
성령에 뿌리를 뻗은 영혼은
오늘 백인대장과 같이 고난 중에서도 태연히 이야기하며 부탁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제 부하에게 명령하면 그대로 되듯
당신도 직접 오시지 않아도 그러실 수 있다고 말이죠.
하느님께서 눈에 보이도록 오시지 않았어도
이미 함께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 은총을 맛 보여주시는 비에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자리에 있는 지하수를 찾으십시오.
그 지하수를 얻은 이는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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