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 제5주간 토요일]
<너희가 지은 모든 죄악을 떨쳐 버리고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추어라.>
2019.4.13
제1독서 <그들을 한 민족으로 만들겠다.>
▥ 에제키엘 37,21ㄴ-28
복음 <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
✠ 요한이 11,45-56
멸망 안의 창조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유다인들 가운데로 드러나게 다니지 않으시고,
그곳을 떠나 광야에 가까운 고장의 에프라임이라는 고을에 가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머무르셨다.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많은 사람이 자신을 정결하게 하려고
파스카 축제 전에 시골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와 가까운 에프라임이라는 고장으로 내려가십니다.
반대로 유대인들은 자신을 정결하게 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갑니다.
요한복음에서 그러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고 따릅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갑니다.
처음에 성전정화 사건 이후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믿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속을 아시기에 그들을 믿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믿고 따르지만 모욕을 하며 떠나가고 믿고 따르지만 돌을 던지려 합니다.
우리 삶에서 그런 부분이 많지 않은가 싶습니다.
믿고 따릅니다. 그러나 하느님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갑니다.
또 동시에 이 점도 함께 보아야합니다.
예수님과 반대되는 일이 결국에는 하느님의 뜻으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이 말은 카야파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해의 대사제로서 예언한 셈이다.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
인간적 관점으로 인간의 길,
즉 인간이 만든 하느님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면 그 끝은 멸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멸망의 길을 걷는 이들이 자신이 멸망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멸망을 향한 멸망을 반복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그 멸망, 무너짐은 하느님께서 새롭게 창조하시기 위한 발판이 됩니다.
오늘 독서에서 하느님께서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저지른 모든 배신에서 내가 그들을 구원하여 정결하게 해 주고 나면,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
유대인들은 자신을 정결하게 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각자 다른 목적으로 예수님을 찾습니다.
바리사이와 같이 예수님을 잡기 위해 찾는 이들이 있고
예수님을 호기심을 통해 찾는 이들도 있으며
예수님을 통해 혁명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 예수님을 임금을 추대하며 그 안에서 인간적인 영광을 누리고자 하는 이들도 있고
메시아로서 오시어 자신들에게 주어진 억압을 깨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후에 예수님께 사형선고를 내리는 이들이 되거나 예수님을 외면하는 이들이 됩니다.
그리고 후에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것을 듣고
자신들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습니다.
예수님을 믿음으로서 구원을 받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알파요 오메가이신 하느님이 느껴집니다.
유다인들은 하느님의 뜻에 맞게 자신을 정결하게 하기 위해 옵니다.
그러나 과정 안에서 수많은 인간적인 생각과 감정과 말과 행동들을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함께 정결례가 완성되죠.
마치 목자가 양 떼를 돌보듯 주님께서 우리의 시작과 끝을 지켜주십니다.
목자가 양 떼를 돌보듯 주님은 우리를 지켜 주시리라.
우리의 선택으로 나와 이웃의 멸망이 반복되어 갑니다.
우리의 삶의 과정에서 멸망이 반복되죠.
그러나 그 멸망 안에서 창조를 발견하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멸망에는 하느님께서 늘 창조를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정반대의 길을 가더라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향한 길을 우리의 길 앞에 놓아주십니다.
우리는 멸망의 길을 선택하여 스스로 멸망하는 길이 아닌
멸망 위에서도 창조하시는 분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내가 당장 멸망만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창조를 찾아보십시오.
그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부활신앙임을 잊지 마십시오.
인간에게 있어서 최고의 멸망인 죽음에서도 하느님께서는 생명을 창조하셨습니다.
멸망의 단절을 계속해서 이어가지 말고 창조의 연속을 이어가십시오.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지은 모든 죄악을 떨쳐 버리고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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