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지는 신비입니다.

[사순 제3주간 화요일]

<주님, 당신의 자비 기억하소서.>

2019.3.26

제1독서 <저희의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을 받아 주소서.>

▥ 다니엘  3,25.34-43

복음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 마태오 18,21-35

용서는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지는 신비입니다.

용서란 것이 무엇일까요?

용서는 사람의 자유의지로 최대한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서라는 것은 서로의 고립을 풀고 일어나는 것입니다.

서로의 상태를 정확히 바라보고

죄로 인해 결박된 상대를 풀어주고

증오로 매여 있던 자신을 푸는 자유의지적 행동이 용서입니다.

보통 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묵상은 좀 힘들었습니다.

용서란 무엇인가? 에 대한 묵상은 오늘 복음을 바라보아도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셈을 하심으로서 관계에 있는 것을 명확히 하셨고

빚을 탕감해주심으로서 서로의 관계가 자유롭도록 하셨습니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용서가 이루어지는가? 에 대한 묵상에서는

참으로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는 인간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저의 결론이었죠,

그는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서 그 동료가 빚진 것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었다.

관계에 있어서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이야기합니다.

용서란 것이 대체 어떻게 이루어지는걸까?

그러게 말입니다. 넓은 마음이 필요한 걸까요?

뭐 선후배 관계로 살아봤던 기억을 되돌아보면

그냥 별거 아닌 걸로 넘기는 그런 느낌일까요?

그건 그냥 넘긴 것이지 명확한 의미에서 용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유연하게 넘어간 것이죠.

복음에 나오는 만 탈렌트와 백 데나리온,

만 탈렌트도 용서해주는 하느님이 있는데

백 데나리온 정도도 용서 못해주는가 라는 이야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일단 만 탈렌트는 미뤄두고 백 데나리온을 생각해봤습니다.

한 데나리온이 하루 삯이었다면 한 3달치 월급에서 조금 많은 수준을 빌린 것입니다.

3달을 살아갈 빚이면 확실히 가볍게 넘어갈 수준의 빚은 아니었다는 거죠.

참으로 마음에 상처로도 오지 않고

기분도 나쁘지 않아 유연하게 넘길 수 있는 관계도 있지만 

증오로 쌓이고 쌓일대로의 관계도 있죠.

그런 관계는 이제는 멱살도 잡지 않는 그런 관계도 있습니다.

상종도 안하는 수준의 관계 말이죠. 멱살 정도는 양반이라 불리는 단계가 있죠.

그를 붙들어 멱살을 잡고 ‘빚진 것을 갚아라.’ 하고 말하였다.

제가 들은 실화의 이야기를 예시로 들겠습니다.

여러분이 사제입니다.

어떤 사람이 와서 고해성사를 보고 싶다고 이야기해서 고해성사를 보는데

당신의 일가족을 전부 죽였다고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당신은 용서가 되나요?

실제로 세계 대전 중 일어났던 사건으로

사제를 죽이러 찾아온 군인이 그를 찾지 못해 화가 나서

사제의 일가족이 사는 마을을 몰살시켰고

그것이 참으로 잘못되었음을 느껴

사제에게 와서 고해성사로 용서를 청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사제는 사죄경을 외웠습니다.

그 일화에서는 사제는 고해소를 나올 때 얼굴이 창백해져서 나왔다고 이야기합니다.

범죄자와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들, 그 사이에서의 용서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혹은 한 쪽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증오의 관계 속에서

그 교류가 계속되어 서로가 죄인이 되어 있는 그런 관계 속에서

용서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강제로 선생님이 아이 둘 서로 앉혀 놓고

용서가 좋은 거니까 서로 악수하고 화해해! 라고 하는 것은 용서를 가장한 또 다른 결박이죠.

온전한 그 사람의 자유의지로 용서해야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묵상하다가 오늘의 영성체송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님 당신의 천막에 누가 머물리이까?

당신의 거룩한 산에서 누가 지내리이까?

흠 없이 걸어가고 의로운 일을 하는 이옵니다.

용서가 이루어지는 것은 하느님 섭리의 신비이며

용서의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냐는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가 돈독한지를 이야기하며

용서가 이루어지는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살아가는 이들이

하느님 사랑에서 결합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오늘 셈을 하시는 모습을 보이시며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그 결박 또한 명확하게 보셨습니다.

그렇기에 서로가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서로가 사랑할 수 있는 방향을 정확하게 이루셨습니다.

그것이 자비이며 용서입니다.

용서의 과정에서 참으로 많은 것이 드러납니다.

나의 자유의지를 얼마나 하느님께 봉헌하고 하느님의 것으로 살아가는가 드러나는 과정이죠.

오늘 독서의 아자르야는 자신의 형제들의 잘못도 명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이들의 결박을 명확히 보고 자유롭게 될 수 있는 것을 택합니다.

주님, 저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민족이 되었습니다.

저희의 죄 때문에

저희는 오늘 온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백성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 저희에게는 제후도 예언자도 지도자도 없고

번제물도 희생 제물도 예물도 분향도 없으며

당신께 제물을 바쳐 자비를 얻을 곳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희의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을 보시어

저희를 숫양과 황소의 번제물로,

수만 마리의 살진 양으로 받아 주소서.

여러분 앞에 닥친 관계의 악영향으로 어떻게 화해하지? 어떻게 용서하지?

저 사람은 잘못했다는 의식도 없는 것 같은데 그런 고민에 빠진 적이 있을 것입니다.

화해를 생각하기 전에

용서를 생각하기 전에

하느님과의 관계를 더욱 쌓는 것에 힘쓰십시오.

나의 것을 봉헌하며 나의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을 통해 살아가도록 만드십시오.

임금은 용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무어라 한 것이 아닌

자신이 베푼 자비를 종이 자기 삶으로 연결시키지 않은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용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에 부족함이 있다는 표징으로 바라보고

더욱 나의 것을 하느님께 봉헌하십시오.

나의 것이 하느님의 것을 통해 “있는 나”가 되는 과정에서

내가 용서할 준비,

식별의 은사와 자비의 은사는 내가 준비할 것도 없이 준비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십시오.

그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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