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으켜 세워주길 바라지 말고 일어나십시오.

[사순 제3주일]

<나는 있는 나다>

2019.3.24

제1독서 <‘있는 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 탈출기  3,1-8ㄱㄷ.13-15
 

제2독서 <모세와 함께한 백성의 광야 생활은 우리에게 경고가 되라고 기록되었습니다.>

▥ 코린토 1서  10,1-6.10-12

복음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 루카  13,1-9

일으켜 세워주길 바라지 말고 일어나십시오.

마냥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좋은 소리만 하는 부모에게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너 그러다가 애 버릇 버린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는 것이 좋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좋은 것만 주시면 좋을텐데

왜 우리에게 불행을 안겨주시고 아픈 것을 주실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하는데

왜 좋으신 당신 세상을 완벽하게 이루지도 않고 우리가 불행하게 만드시는 걸까요?

그 이유는 하느님의 사랑은 그저 복을 주시는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근본적으로 당신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한 사랑입니다.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오늘 독서 말씀을 함께 봅시다.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는 있는 나다.” 하고 대답하시고, 이어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있는 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여라.”

“있는 나” 그 자체로 존재하며 어떤 것의 영향을 받지 않아도 스스로 존재하는 자입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그저 복을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복을 스스로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만드시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의 작용이 영혼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복 받는 것이 목적이 아닌 사랑을 할 수 있게 만듭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복들도 결국 인간들이 복을 누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 복을 스스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죠.

예를 들어 인간은 타인의 선행을 통해 무언가를 받게 되면

그 선행을 따라함으로서 자기 스스로 복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그러나 복을 받는다고 해서 모든 이가 복을 만들어내는 것을 시도했다면

하느님의 섭리는 더욱 쉽게 완성되었겠지요.

그러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모두 구름 아래 있었으며 모두 바다를 건넜습니다.

모두 구름과 바다 속에서 세례를 받아 모세와 하나가 되었습니다.

모두 똑같은 영적 양식을 먹고, 모두 똑같은 영적 음료를 마셨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을 따라오는 영적 바위에서 솟는 물을 마셨는데,

그 바위가 곧 그리스도이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들 대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습니다.

사실 그들은 광야에서 죽어 널브러졌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이 어떠하였는지 기억합니다.

광야에서 수없이 하느님께 투덜거리며

자기들을 종살이로 내 몰았던 이집트를 그리워하는 모양새를 보이죠.

자신에게 복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이죠.

그러나 그 중에서는 하느님을 믿으며 스스로 인간의 행동을 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복을 찾으러 다니는 것이 아닌 하느님을 통해 스스로 복을 일으키려 노력했습니다.

그들은 살아났고 복을 일으키려 노력하지 않고 떨어지는 복만 찾던 이들은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불행만 다가오는데

그런 삶에서 복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늘 예수님께서 한 불행한 소식을 듣고서 가르치신 것을 기억하십시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이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멸망의 길로 간 사람들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스스로 복을 일으키는 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똑같이 죽었어도 어떤 이는 광야에서 죽어가던 이스라엘 사람들과 같이 죽어갔으며

어떤 이는 요르단 강을 건너는 이스라엘 사람들과 같이 하느님의 섭리에 동참했습니다.

이 차이를 깨달아야 합니다.

회개하지 않는 이는 우리가 불행을 겪는 이를 바라보며 느끼는 그대로

우리 자신에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들은 열매 맺지 않는 나무와 같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섭리 안에 살아가는 자연을 보십시오.

그들은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와 동시에 복을 서로에게 나누고 있죠.

우리는 그런 자연의 섭리를 넘어 자유의지로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것 이상의 복을 일으킬 수 있죠.

그런 것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만큼 불행함이 어디 있겠습니까?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형제 여러분,

성령께서 나의 영혼 깊숙한 곳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일으키고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 영혼을 통해 일으킬 때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를 이루며 열매를 맺게 됩니다.

복을 찾아다니지 마십시오.

복을 일으키는 이가 되십시오.

사랑받고자 하는 노력만 하지 마십시오.

사랑받고 사랑받는 모습을 보며 사랑을 일으키는 법을 배우십시오.

주님이 말씀하신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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