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자선, 기도, 극기는 숨은 일이 되어야합니다.

글쓴이 :  바울라님 2019-03-08 10:12:04  ... 조회수(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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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2019.3.6

 

제1독서 <너희는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 요엘 예언서  2,12-18

제2독서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 코린토 2서  5,20─6,2

복음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 마태오  6,1-6.16-18

 


 

자선, 기도, 극기는 숨은 일이 되어야합니다.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저런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우리 삶과 함께하는 것 중 기도가 이러한 것처럼 함께한다면 제일 좋겠다 싶은 것은

바로 그림자입니다. 그림자처럼 기도해야합니다.

그림자는 무엇을 하던지 간에 우리 몸과 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바쁘고 빠르고 즐겁게 움직이더라도 그림자는 항상 우리와 붙어있고

아무리 느긋하고 천천히 슬프게 움직이더라도 우리와 함께 움직입니다.

빛이 가득한 곳에 있어도 그림자는 작아져도 우리 몸에 붙어 있고

어두컴컴한 곳에 있더라도 그림자는 더욱 커져서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기도가 하느님과의 대화이며 하느님과의 관계를 계속 잇는 것이라면

기도는 그림자와 같이 해야 합니다.

 

최근에 기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도 시간과 업무를 해야 할 시간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머릿속에 남아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되새겨보니 기도시간과 업무시간은 구분되어서는 안 된다고 묵상이 되더군요.

정확히는 기도는 삶에 있어서 따로 해야 할 무언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그림자와 같이 커지는 때도 있지만

몸의 어딘가에는 붙어 있을 정도로 작게라도 기도는 붙어 있어야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숨은 일처럼 만들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기도와 마찬가지로 자선 극기도 숨은 일로서 행하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숨은 일은 뭔가 은밀하게 조용히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스러운 일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함께 있는 것처럼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방학 계획표를 짜시던 기억을 되돌리면 아시겠지만

시간 계획표를 짜다보면 우리는 드러나는 일들을 그 계획표에 기록해둡니다.

그러나 무언가 일상적으로 함께하는 일들,

그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것들은 기록해두지 않습니다.

어떤 이가 시간 계획표를 짜는데 숨을 쉬는 것을 기록해 놓습니까?

몇 걸음 걸을지 기록해 놓습니까?

계획표를 보면서 우리 삶을 세세하게 살펴보면

우리 삶에 참으로 많은 숨은 일들, 그림자처럼 함께하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한 숨은 일들처럼 기도와 자선 극기도 그렇게 행하라는 것입니다.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우리 자신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잊도록 말이죠.

이것들이 숨은 일이 된다면 우리는 스스로 나팔을 불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러워 이를 찬송 받아야할 일이라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죠.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반대로 기도가 계획표에 적을 만큼의 큰일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기도는 하느님과 함께하는 시간일 것입니다.

정확히는 우리 삶과 따로 나눈 시간이겠죠.

시간표에 따로 적힌 일정은 동시에 진행되지 않습니다.

자는 시간에 동시에 먹을 수 없고 일하는 시간에 동시에 낮잠을 잘 수 없죠.

우리는 하느님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의 삶과 하느님이 갈리게 되죠.

우리 삶에서 하느님의 은총은 끊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은총이 하느님의 사랑에서 벗어나 메마른 은총이 되어 우리에게 적용될 뿐이죠.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메말라가지만 깨닫지 못하는 현실은 하느님께는 굉장히 안타까우면서 분노하실 상황입니다.

사랑하는 이가 메말라가고 있는 것도 깨닫지 못하는 그 상황이

얼마나 속이 타들어가겠습니까?

이러한 하느님과 함께하던 사도들도 빌면서 권고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권고하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빕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오늘 독서에서는“이제라도”라는 표현을 씁니다.

하느님과 나뉜 삶이 익숙하게 살아왔던 이 순간

하느님과 갈린 상태로 계속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참으로 늦었구나 라는 생각부터 들게 됩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하느님과 따로 살던 나의 삶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했던 자신을 내려 하느님께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나의 삶의 기반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채우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이다.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

 

오늘 재의 수요일 우리는 재를 바를 것입니다.

최근 신부님들께서는 '회개하여 복음을 믿으십시오.' 라는 말씀을 통해

재를 머리에 발라 주시는데 저는 그것보다 직설적인 이 말이 많이 와 닿습니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하느님과 갈라져 사람을 통해 이어온 삶을 회개하십시오.

그 삶에서 하느님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삶으로 회개하여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신다는 복음을 믿으십시오.

자신의 머리에 재를 바르며 기억하십시오.

나의 삶은 먼지이니 하느님과 함께해야만 완성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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