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후퇴를 보고 승리를 외치는 어리석은 이들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2018.10.12

제1독서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

▥ 갈라티아서 3,7-14

복음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 루카 11,15-26

전략적 후퇴를 보고 승리를 외치는 어리석은 이들

여러분들은 구마의식이라는 예절을 들으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마귀를 내쫓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그런 것을 기뻐합니다.

그런데 그 구마의식에 실패가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구마의식에 실패해서 마귀 내쫓는데 실패하면

구마 의식을 실행했던 이도 마귀가 들린다는 사례가 있지만

그런 실패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귀를 내쫓는데 성공했어도 구마의식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마예식자의 방심 때문에 말이죠.

예수님께서 오늘 마지막에 이야기한 것이 그 실패 사례입니다.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사람이 마귀에 들리는 수준이라면

마귀가 제시하는 가치에 거의 목숨을 걸며

삶의 모든 것으로 맡겨버린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구마의식을 받으면 둘 중 하나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하느님의 가치 복음의 가치가 영혼 깊숙한 곳부터 넘쳐 나와서 마귀를 밀어낸 이들,

이런 이들은 곧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게 됩니다.

반면 마귀가 그냥 나간 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이들이 가장 위험합니다.

자신의 영혼을 채웠던 것들이 나가니 완전히 빈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실제로 구마가 이런 결과로 되었는데

마귀가 나갔다고 상대를 돌려보낸 이에게

그 상대가 돌아와서 큰 화를 입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건 그냥 마귀가 나간 겁니다. 구마가 성공한 게 아닙니다.

인간들의 전쟁의 전술에도 전략적 후퇴라는 것이 있습니다.

더 큰 목표를 위해 잠시 물러나는 것이 전략적 후퇴이죠.

실제로 많은 전쟁에서 전략적 후퇴가 큰 승리를 가져왔고요.

그런데 마귀들이 인간들도 아는 그런 수법을 안 쓸까요?

마귀의 손으로 구마의식이 행해지지 않는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건 그들이 손해 볼 짓은 안한다는 것이지

그들 스스로 마귀를 내보내는 짓을 안 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마귀가 나가서 비어버린 이도 구마의식이 더욱더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게 비어버린 이가 진정 하느님께 돌아온 것이라 보십니까?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몇몇 구마 예식자들을 보면

자신이 마귀를 쫓아냈다는 사실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자신이 그저 마귀를 쫓아냈다는 사실만 바라보고

자랑하듯이 이야기한다면

마귀의 손으로 구마의식을 하는 케이스와 비슷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보다 끝이 더 안 좋아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죠.

그럼 구분을 해봅시다.

마귀의 손으로 구마의식을 하는 이와

하느님의 손으로 구마의식을 하는 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 후 무엇이 채워졌는가? 이 차이입니다.

하느님의 것이 채워졌는가 아닌가 그 차이입니다.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마귀의 손으로 구마를 한 이들은 재판관이 된다고 합니다.

그들은 그저 내쫓는 거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살리는 것에는 관심이 없죠.

마귀를 내쫓고 옳지 못한 것을 논파하며 나쁜 것들을 내쫓길 원합니다.

결국 비어있는 이는 이렇게 됩니다.

자신을 구마한 이를 마치 하느님인 듯이 섬기며

하느님이 아닌 인간을 영혼에 담던지

아니면 비어있는 상태로 살아가다가 다시 마귀에게 들리던지 둘 중 하나가 됩니다.

왜 사람들이 이단에 그렇게 목숨까지 거는가? 그에 대한 답변이 되지요.

비어있는 이에게 뱀처럼 다가가 그 영혼의 자신을 채워 넣으면 그것이 가능합니다.

아무리 모든 이가 말이 안 된다 해도

내 영혼의 모든 것이 되었는데 그것을 포기하겠습니까?

이것이 마귀의 손으로 구마의식을 하는 것입니다.

거기서 또 파괴되면 파괴한 강한 이에게 영혼을 빼앗기는 구마의 연속이 됩니다.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반면 하느님의 손으로 구마의식을 행한 이들은

구마의식에 별로 마음을 두지 않습니다.

그저 과정일 뿐이죠.

물론 구마의식으로 그 사람을 일시적으로 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를 이겼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더욱더 하느님의 것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그 후까지 고민합니다.

물론 앞서 말한 대로 하느님의 것을 영혼에서 일으켜 마귀를 내쫓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제일 좋지만 그게 아니라 그저 마귀만 내쫓았더라도

그 후 하느님께 인도하는 것을 더 중요시 여깁니다.

마귀에게서 벗어나 하느님의 섭리로 다시 이끄는 것,

그것이 하느님의 손으로 마귀를 내쫓는 모습이며

하느님의 모습을 닮고자 하는 모습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일시적으로 영적 메마름을 주시더라도

하느님께 의지하도록 하여 하느님 안으로 초대하시니

하느님의 사람은 그 모습을 닮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느님 안에 있는 이들은

그 무엇보다 강한 영혼의 파수꾼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어떠한 규정 속을 초대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 아닌

믿음 속으로 초대하여 하느님의 섭리로 초대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누군가의 규정의 자식이 아닌 믿음의 사람이 되도록 상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

구마를 떠나 우리가 하느님의 교회를 선포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이들이 상대를 교리적으로 논파하고 모든 것을 짓눌러서

자신이 뛰어난 것을 보이는 것은 하느님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를 논파하고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닌

상대를 다시금 하느님의 섭리로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귀들도 알다시피 전략적 후퇴는 어리석은 정책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적은 무조건적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로 이끄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자신이 종종 져야할 때도 있는 것입니다.

공격 후퇴 등 모든 전략을 다 써서 모든 이를 하느님께 이끄십시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행하십시오.

그것이 자신이나 마귀의 손이 아닌 하느님의 손으로 다른 이를 구원하는 것입니다.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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