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안의 기다림

바울라님 2018-12-14 22:02 ... 조회(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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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2주일]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2018.12.9

 

제1독서  <하느님께서 너의 광채를 드러내 주실 것이다.>

▥ 바룩서  5,1-9

제2독서  <여러분은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십시오.>

▥ 필리피서 1,4-6.8-11

복음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루카  3,1-6

 


 

관계 안의 기다림

 

우리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사람과 다양한 대화를 하며 살아가고 수많은 행동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사람 간에 대화를 하다보면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발전하거나

둘도 없는 깊은 우정의 관계로 발전하거나

깊은 사랑을 나누는 연인이 되기도 하며

서로 보기도 껄끄러운 원수관계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관계에서 그 사이가 틀어지고 굳건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한 순간에서 시작합니다.

한 순간의 어떤 행동이 크게 다가와 그것으로 다가가는 계기가 되던,

증오하는 계기가 되던, 멀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 사이에서 주로 기다리는 행동은 상대가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고,

기다리지 않는 행동은 상대로 하여금 멀어지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제가 어떤 아이를 훈계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아이가 무어라 무어라 이야기하는 것을 계속해서 자르고서

제 이야기만을 계속했죠.

이 아이가 잘못되었으니 훈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이죠.

그 결과 서로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그 사태를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기다리고 경청하고

나한테 다가오는 것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예할 건 예하고 아니요 할 건 아니요 하는 것입니다.

그 상황이 저는 그 아이가 잘못되었다 그 아이는 제가 잘못되었다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먼저 그 아이의 말을 기다리고 제가 말 끊고 했던 것을 사과하였고

그 아이도 자기 행동이 잘못되었고 그걸로 자신이 잘못될 수 있다는 기억하고

그 후로는 줄이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내가 앞서 행동하며 훈계하려 한 것이 그 아이를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기다리며 경청하면서 다가오는 것을

예할 건 예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 하면서 받아들이는 과정이

상대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이 과정은 우리의 옳고 그름으로 둘러 쌓여있는 가운데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과정임을 느꼈죠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인권을 이야기하면 인권침해이야기가 나오는데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을 억압하는 것으로 정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떠나 인권침해는 주로 기다리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나의 것을 앞세워 행동할 때 자연스레 상대의 것은 기다리고 멈추게 만듭니다.

기다리는 것이 자의로 이루어지면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이지만

타의로 이루어지면 자유의지를 침해하는 행동이죠.

단순히 사람 대 사람으로도 그렇지만 그것을 권위로 행동하고자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요즘 사람과의 문제가 생겼다 하면 그 사람과 어떻게 풀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내 권위를 높여서 상대가 말도 못하게 누르는 방법을 더 생각합니다.

대화로 풀려는 것이 아니라 내 권위를 누가 더 높이 세우나 경쟁의 시대가 된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탑을 쌓고서 그 권위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말이라도 깊이 받아들이는 기다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의로움의 열매를 가득히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기다림을 통해서 우리는 더 깊이 일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사람이든 하느님이든 말이죠.

이는 단순히 나의 의견 없이 줏대 없이 사는 것이 아닙니다.

기다리며 다가 온 것에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 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감정에 치우침으로서 나타는 두 가지 삶은 맞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것은 무조건 '예'이고 남의 것은 무조건 '아니요' 하는 삶도 아니고

반대로 나의 것은 무조건 '아니요' 이고 남의 것은 무조건 '예' 하는 삶도 아닙니다.

나의 기준과 상대의 기준이 합해지면서 내 안의 맞지 않은 부분을 찾고

내 안의 맞는 것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또한 나의 맞는 것을 상대에게 알려주는 과정이죠.

 

내가 기도하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져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내 안에 있는 것도 사랑하며

타인의 기준도 하느님께서 필요하시기에 보내신 것이라 생각하십시오.

사실 슬픔과 재앙의 옷을 입고 있던 우리는 하느님을 통해 아름다움의 옷을 입게 됩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

사실 내 안에 모든 것이 옳은 사람도 없고 내 안의 모든 것이 틀린 사람도 없습니다.

 

슬픔과 재앙의 옷을 벗어 버리고

하느님에게서 오는 영광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입어라.

 

인권 주일인 대림 2주일을 맞이하여 관계 안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보십시오.

나의 것을 앞세워 나가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조용히 기다리는 사람입니까?

나 자신을 낮추어 기다리는 이는 상대와 함께 높아집니다.

나 자신을 높여 나아가는 이는 상대를 낮추게 됩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기다림을 통해

나의 형제들 안에서 모든 사람 안에서 주님의 길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네이버블로그 양 세마리의 잡생각들 https://blog.naver.com/crodei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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