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2018.11.22
제1독서 <어린양은 살해되시고 자신의 피로 모든 민족 가운데에서 사람들을 속량하셨습니다.>
▥ 요한 묵시록 5,1-10
복음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 !>
✠ 루카 19,41-44
중2병이 모여서 진리가 된다.
중2병이라는 말을 아십니까?
보통 중학교 때 나타나는 증상인데 주로 이런 것들이 중2병이라고 하죠.
무슨 왼손에 봉인된 흑염룡이 있다느니
엘프세계에 왔다갔다 한다던지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이 과정은 성장기를 겪으면서 갖게 되는 과정입니다.
주로 사춘기의 증상이 심화되면 중2병이 됩니다.
조금씩 이리저리 보는 눈이 생기고 들을 귀가 생기면서 이런 저런 판단을 하게 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또한 내가 생각하는 것이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춘기 시절에 겪는 일이죠.
근데 사춘기 시절에 무조건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중2병의 흑염룡이나 엘프세상도 내가 생각하는 것이 진실이라는 것이 심화된 증상이죠.
이 증상은 정확히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판단하는 것이 내 머리에 상당히 쌓였을 때 시작되는 것이 사춘기와 중2병입니다.
이것은 어찌보면 성장과정 안에 있는 귀여운 현상이라 볼 수 있지만
그것이 지속되면 문제가 됩니다.
자신의 세상에 갇혀서 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차라리 흑염룡이나 그런 쪽이라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 중2병 증상이 정말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이들도 많습니다.
제가 만난 아이 중 하나는 돈 쪽으로 망상에 빠져 사는데
주변의 모든 이들이 무언가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횡령하고 빼앗았다고 믿으며
살아가는 아이도 있었고,
무조건 나의 것은 좋지 않은 것이라 굳게 믿고서 말을 듣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사실 온갖 음모론에 빠져 사는 이들은 중2병이 더 성장한 이들입니다.
사춘기 때 그 증상을 해결하지 않고 그 상태로 성장했다면
성인되어서는 증상을 해결하기 힘듭니다.
아니면 아무런 생각 없이 판단도 두려워서 못하다가 이제 좀 무언가 지식을 얻었다고
뒤늦게 중2병을 얻고서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이들이 자신의 판단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우리의 판단이 하느님과 하나 되는데 방해되지만
우리는 각자 자신의 판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한이 보았을 때 합당한 이들이 없는 이유가 각자 자신의 판단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루마리를 펴거나 그것을 들여다보기에 합당하다고 인정된 이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슬피 울었습니다.
사실 이 중2병이 나타났을 때 이에 대해 잘 조치를 했다면
중2병을 지니고 살아가도 인생이나 신앙생황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생각과 함께 한다면 어떠한 추론을 하던 어떠한 생각을 하던
좋게 풀릴 수 있고 내 현실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습니다.
그 생각은 이것입니다.
“지금 생각은 단순히 내 생각일 뿐이다.”
내 눈만이 보는 눈이 아니고, 내 귀만이 듣는 귀가 아니며,
내 감정만 옳은 감정이 아니고, 내 판단만 진리가 아니라고만 생각하고
또한 허상을 허상이라고 인정하고 현실을 현실이라고 인정해야합니다.
그렇게 정리를 해두면 내 판단이 있을지라도
다른 이들의 판단을 받아들이고 서로의 세상을 받아들이면서
그 안에서 하느님의 것을 하나씩 발견하게 됩니다.
나 혼자만의 판단에는 하느님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둘이나 셋 이상 모인 곳에 함께 계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둘 이상의 세상이 모이게 되면서
그 안에서 찾은 진리들이 모여서 주님께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그 어린양이 나오시어,
어좌에 앉아 계신 분의 오른손에서 두루마리를 받으셨습니다.
어린양이 두루마리를 받으시자,
네 생물과 스물네 원로가 그 앞에 엎드렸습니다.
어렸을 적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면서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보고, 나만의 관계를 만들어보고,
나만의 신학을 만들어보는 그런 과정을 겪었습니다.
지금도 저만의 판단이 있고 저만의 시각이 있죠.
그러나 경청함으로서 참으로 많은 것을 듣게 됩니다.
그렇기에 내 생각도 많이 깨어지며 하느님 말씀에 더욱 가까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사춘기 때 얻게 되는 중2병,
세상을 살아가며 얻게 되는 나의 세상,
다른 이들의 것을 인정하면서 합치면서 진리로 한걸음씩 나아가게 됩니다.
자신의 세상은 허상이지만 그 세상이 정반대의 세상과 합쳐지면 현실의 진리가 됩니다.
여러분의 삶은 어떻습니까?
허상입니까? 현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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