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손수 높은 향백나무의 꼭대기 순을 따서 심으리라.
가장 높은 가지들에서 연한 것을 하나 꺾어
내가 손수 높고 우뚝한 산 위에 심으리라.
이스라엘의 드높은 산 위에 그것을 심어 놓으면
햇가지가 나고 열매를 맺으며 훌륭한 향백나무가 되리라.'
꺾꽂이 식물을 심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비록 씨앗은 아니지만 씨앗보다 더 상태가 안 좋습니다.
말 그대로 원래의 나무에서 잘려나간 몸인 것이죠.
예수님께서도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아무런 열매도 맺을 수 없고
메말라 버려 불속에 던져진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정말 버려져도 이상할 것과 같은 그 나뭇가지가
본래 나무에서 버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손에 의해 땅에 심어지고 훌륭한 나무가 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이라는 훌륭한 나무에서 벗어난 인간들입니다.
그러기에 열매도 맺을 수 없고 메말라 가며 다시는 붙어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맡김으로서
우리는 다시 땅에 심어져
가지가 아닌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가 주인으로서
가지들을 다스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 가지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다스리면
가지들은 열매를 다스릴 것입니다.
그 열매는 가지를 벗어나 다른 생명의 생명줄이 됩니다.
이러한 점에 대해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전합니다.
'우리가 이 몸 안에 사는 동안에는
주님에게서 떠나 살고 있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언제나 확신에 차 있습니다.
그러므로 함께 살든지 떠나 살든지
우리는 주님 마음에 들고자 애를 씁니다.'
이러한 점에 비추었을 때 바오로 사도의 심판은 제가 방금 한 말대로입니다.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서 저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 몸으로 한 일에 따라 갚음을 받게 됩니다.
하느님께 벗어나 이 세상에 온 만큼
하느님을 벗어난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아무런 열매도 맺을 수 없고
메말라 버려 불속에 던져질 것입니다.
차라리 그러는 것이 그 영혼의 결과이죠.
그러나 하느님께 붙어 있었던 이들은 하느님과 같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꺾꽂이되어 나온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에 의해 창조되었고
하느님의 숨을 받았으며
하느님을 모상으로 삼고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콩 심은 데에서 콩 나고 팥 심은 데에서 팥 나는 것이며
인간을 심은 곳에는 인간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하느님의 나라를 다시금 생각해 봅시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하느님 나라는
우리의 생각 우리의 노력 우리의 계획을 떠나서
인간이라는 이유로서 이미 각자에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묵주기도를 많이 하고 어떤 종교를 믿어서 선택되고가 문제가 아닌
인간이라는 이유로 이미 구원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구원 하느님께서 주신 땅에
하느님께서 주신 자리에
얼마나 뿌리를 내릴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수확되어 또 다른 이들의 생명을 꽃 피웁니다.
그러나 땅을 거부하는 씨앗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것을 내어주기를 거부하는 씨앗은
자신의 껍질을 깨는 것을 거부하는 씨앗은
결국 땅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맙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