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이라 하는 '죄악'으로 초대합니다.

바울라님 2018-07-22 00:53 ... 조회(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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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6주일]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2018.7.22

 

제1독서  <나는 살아남은 양들이 다시 모아들여 그들은 돌보아 줄 목자들을 세워 주리라.>

▥ 예레미야서  23,1-6

제2독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신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 에페소서 2,13-18

복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 마르코  6,30-34

 


 

'의존'이라 하는 '죄악'으로 초대합니다.

 

'의존적이다' 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의존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상당히 안 좋은 인식들이 많습니다.

부모님들도 내 자식이 의존적이지 않길 바라고,

아이들도 자신들이 의존적이지 않길 바라며 부모님들의 도움을 피하려 하죠.

의존적인 모습보다는 혼자서 뭐든 잘하는 사람이 우리의 이상향이긴 합니다.

혼자서 잘하고, 많은 이들의 기준점이 되는 리더쉽이 넘치는 그런 사람,

모든 이가 그렇게 되고 싶어 합니다.

의존적인 것은 악으로 치부하고,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그런 ‘장애’가 있다면 고쳐주고 싶어 하고,

그런 ‘장애’를 지닌 사람과 일하고 싶지 않아합니다.

세상이 넘어간 마귀의 장난이죠.

목자에게 기대는 것을 악으로 삼고,

목자 없는 양의 모습을 귀감으로 세우는 세상에 대해 오늘 독서의 예레미야는 선포합니다.

 

불행하여라, 내 목장의 양 떼를 파멸시키고 흩어 버린 목자들!

 

모든 사람 아니 모든 생물은 모두 태어나면서 의존적으로 태어납니다.

태어나는 아기들도 의식주를 부모에게 의존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동물들도 어미에게 음식을 얻어먹으며 살아가야하고,

식물들도 새싹으로 태어나면 상당한 보호를 받아야 성장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 자란 완성품을 보면서 '아, 그것이 혼자 이렇게 자랐구나' 생각합니다.

리더십 넘치는 사람을 보며

'저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은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생각합니다.

공부를 잘하여 당당한 학생을 보면 그 아이가 혼자 노력해서 해낸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혀 그들이 의존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도, 내 학생도

의존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키우고 싶어하는 심정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생각해봅시다.

정말 의존적이지 않은 것일까요?

공부를 잘하여 당당한 학생,

성적이 떨어지면 혹은 순위가 떨어지면 세상 다 잃은 듯이 생각하는 학생과 부모,

저들이 무엇에 의존하고 있었는지 보이지 않습니까?

갑질하는 갑부들, 그들이 무엇에 의존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까?

어디서나 쎈 척하는 사람들, 그들이 무엇에 의존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까?

부정적인 이야기만 했으니 긍정적인 이야기로 해보죠.

세계적인 축구선수, 천재적인 프로그래머,

그 학과에서 뛰어난 논문을 낸 교수들, 무엇에 의존하는지 보이지 않습니까?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의존적입니다.

나의 자리, 나를 평가하는 무언가, 내가 가진 무언가

더 면밀하게 살펴보면

돈, 평가, 힘, 기술, 지식, 생존력 등 우리는 다양한 것에 의존합니다.

사실 내가 생물학적으로 사람이라는 사실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최소한 음식에 대한 의존은 사람들은 버리지 못합니다.

그게 없으면 죽기 때문이죠. 이렇듯이 사람은 본디 의존적입니다.

 

또 우리가 의존적인 것을 피하는 교육을 하는

이유의 아주 작은 욕심이 섞여 있을 때도 있습니다.

타인의 도움 요청에 대한 귀찮음이죠.

'아, 나 바쁜데, 좀 혼자 알아서 하면 안되나?'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 않은 우리의 모습도 일부 담겨 있습니다.

심지어 가족끼리도 무언가 서로 도우면 안 될 것 같은 것처럼 이야기됩니다.

가족끼리 서로 돕지 못하는데 학교에서는 서로 돕겠습니까?

사회에서는 서로 돕겠습니까?

아이는 자라가면서 가족에게 시작하여 도움을 요청해 봤자 들어줄 이 없다는 것을 배웁니다.

어른들도 자신이 여러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는 것을 잊은 채

내 아이의 도움 요청을 거절하며 아이에게 그런 것을 가르칩니다.

그 결과 사회는 서로 돕지 않는 사회가 되었죠.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을 흩어버리고 몰아낸 목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나는 얼마나 그래 왔습니까?

 

너희는 내 양 떼를 흩어 버리고 몰아냈으며 그들을 보살피지 않았다.

 

우리의 신앙도 내가 알아서 해야지 신앙으로 변해갑니다.

아무도 하느님께 ‘의존’하지 않습니다.

본디 사람의 존재 자체가 하느님께 의존함으로서 생명이 유지되는 것인데

아무도 하느님께 의존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신에 '이건 의존이 아니야 내거야' 라고 할 만한 것들을 만들어 냅니다.

나의 부귀영화 ,나의 재능, 나의 명예 등등 우리의 이상향들을 말이죠.

혹은 하느님께 의존하는 것 보단 약한 죄일 것 같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합니다.

일명 영웅들에게 의존하죠.

하느님께 예언을 받은 사람, 우리가 말하는 이상향을 실현하고 있는 영웅들을 말이죠.

그렇게 하느님은 잊혀져 하고 영웅이 하느님 같습니다.

내 능력이 모든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떼가 되어갑니다.

유한한 것에 의존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유한한 것은 각자의 이유 때문에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과를 올리고 온 제자들,

많은 이들의 기둥이 되고 돌아온 사도들에게 말씀하시듯이 말이죠.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유한한 것에 의존하다가 잃어버린 이들은 그것을 되찾으려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모습을 목자 없는 양떼와 같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강생하시어 그들 눈에 보이는 형태로 드러나시고

다시금 그들이 의존할 것을 떠올려 주십니다.

영원히 무너지지 않으실 하느님을 말이죠.

그 초대를 우리는 받았습니다.

 

한때 멀리 있던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하느님과 가까워졌습니다.

 

하느님께 의존하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신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어떠한 절망적인 순간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상향으로 바라보던 '그 사람'이 됩니다.

그가 의존하고 있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으시니 

'그저 혼자서 일어서는 듯한 그 사람'이 말이죠.

그 누구의 인정도 필요하지 않고,

이해도 필요하지 않으며,

위로도 필요 없는,

사랑을 받지 않아도 되는 사람,

혼자서 잘하는 이,

그는 하느님께 인정을 받기에

다른 이의 인정이 필요 없는 것이고,

하느님께 이해받기에 이해도 필요 없으며,

위로를 늘 상 받고 있기에 위로가 필요 없으며,

사랑 안에 살기에 사랑이 필요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조건 없이 원수마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이는 예레미야 예언자의 예언이 실행된 것입니다.

 

내가 그들을 돌보아 줄 목자들을 그들에게 세워 주리니,

그들은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그들 가운데 잃어버리는 양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규정에 의존하는 이는 규정을 어긴 이를 사랑할 수 없고,

사상에 의존하는 이는 사상을 반대되는 이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 말대로 하느님께서 행하신 것입니다.

 

그 모든 계명과 조문과 함께 율법을 폐지하셨습니다.

 

하느님께 의존하십시오.

하느님을 통하여 마련된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나십시오.

의존을 죄악으로 여기며 나 스스로 하느님을 떠나는 죄악을 행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모두가 하느님 안에서 돋아난 의로운 싹으로서

모든 이가 그대들의 모습을 보고 하느님께 의존하게 하십시오.

하느님의 섭리 안에 세상의 모든 이들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예언의 성취는 이미 이루어졌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의 응답으로 예언은 완전해질 것입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

그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

네이버블로그 양 세마리의 잡생각들 https://blog.naver.com/crodei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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