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빛의삶

글쓴이 :  하늘호수♡님이 2017-03-02 21:47:21에 올려주신 글  ... 조회수(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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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티성지 - photo by - 느티나무 신부님

 

 

+ 찬미예수님.

 

제가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술 먹는 카페가 아니라 인터넷카페죠.

지난주에 갑자기 제가 서품 받을 때인 34년 전에 갖고 있었던 물건이 뭘까 궁금해졌어요.

찾아보니 4가지인데, 사제서품 제의,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선물한 라이터,

아파서 서품 못 받고 끌려갔던 빈센트 병원의 수녀님이 성구와 꽃그림을 넣어서준 강가의 돌, 보면대예요.

카페에 그 사진을 올렸어요. 오래된 물건일수록 귀하게 느껴진다고 했더니,

댓글에 한 자매님이 네 가지를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풀이를 해줬어요.

 

‘사제 서품제의는 부연설명이 필요 없고요.

라이터는 작은 불꽃이 되어 세상을 주님에 대한 사랑으로 활활 타오르게 하라는 의미로,

돌멩이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돌멩이처럼 꿋꿋하게 서있으라는 의미로,

보면대는 무식한 사제되지 말고 늘 깨어 공부하는 사제되라는 의미에서 가지고 계신 것이라 생각해요.’

 

신학교 10년과 사제생활 34년.

이 시간에서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예수님만 바라보면서 ’빛이 되어야 한다.’ 가르쳐주셨으니

빛이 되어야만 되는 줄 알고 애쓰고 살았던 시절은 신학교 시절이었죠.

 

오늘 복음의 키워드(keyword)는 빛과 소금이에요. 이 두 가지를 다루기는 벅차요.

그래서 소금 이야기는 내일 주일미사에 하고, 오늘은 빛에 대한 이야기만 조금 얘기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사는 게 빛처럼 사는 것이냐?

 

사제가 되어 깨달았다기보다는 신학생 때 예수님의 삶처럼 빛의 삶을 사는 것이 어떤 지를 사실은 많이 깨달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사제가 되서는 때가 묻다보니 신학생 때처럼 정말 작은 주님의 촛불이 되려하기보다는

큰 장작불처럼 타오르고 싶은 욕심도 없잖아 있었겠지요.

 

은총의 밤에 계속 오신 분들은 재작년에 제가 신학생 때 참 감명 받았던 것에 대해서 얘기했던 것을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한테는 더 이상 사족을 붙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빛이 되라는 말을 깊이 깨달았던 체험이었죠.

 

저희 신학교에는 ‘개미회’라고 신학생방, 교수님 방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분리해서 모은 돈으로 교도소를 방문하는 모임이 있었어요.

당시 교도소에는 사상범, 쉽게 말해서 간첩들이 많았고 신학생들과 1대 1로 자매결연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아주 까다로운 양반이 파트너가 됐어요. 이 분은 모스크바 대학 출신으로 정말 인텔리였어요.

 하느님을 깨부수기 위해서 신학도 공부한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남파되어가지고 간첩질 하다가 6.25 끝나고 월북하려다 잡힌 거죠. 무기징역을 받았습니다.

이런 분은 사상을 바꾸지 않는 한 독방이에요.

20여년 넘게 독방에 있다 보니까 입이 오므라져 달라 붙어가지고 말을 못해요.

넓은 방에 단 둘이 면담을 합니다.

폐지로 모은 돈으로 어떤 때는 참외 하나, 어떤 때는 사과 하나를 사가지고 가서 접시에 까놓고서 그 아저씨가 나오기를 기다리죠.

1년 동안 매달 만나는데,  말 한마디를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그리고 내 앞에 앉자마자 나를 째려봐요. 너무너무 살벌하게 무서워요.

저 혼자 세상이 어떻고, 운동 얘기 등을 떠드는 겁니다.

 

어느 날 1년 됐을까요? 그 양반이 귀 좀 갖다 대래요. 저는 갖다 댈 수가 없었어요.

목사가 귀 갖다 대었다 귀를 물렸고, 중이 귀 갖다 대었다 귀를 때려서 고막이 터졌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그 얘기를 듣고 어떻게 귀를 갖다 대요? 뒤로 멈칫하니까,

내 귀를 확 끌더니 자기 입에다 대고 뭐라고 한 줄 압니까?

 

“쫑간나새끼, 죽여버리갔어.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내 사상 바꾸려고 작전 펴고 있니.

빨갱이가 무슨 죄야? 하느님이 어디 있어? 총 있으면 너는 나한테 죽었어. 나가라우!”

1년 만에 들은 말이 쫑간나새끼였어요. 아 무섭습디다. 큰 소리도 아니고 작은 소리로...

 

뒤도 안보고 도망쳐 나와서 교도소장에게 이제 안 온다하니, 열심한 신자인 그 분은 제 손을 잡고

“학사님. 저분은 개신교도, 불교 쪽에서도 포기했는데, 우리 천주교에서마저 포기하면 어떡하란 말입니까?”

 “기도해 보고 결정해 보겠습니다. 자신 없습니다.”

 

신학교 성당에 바뇌성모님이 계셨는데,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성모님, 성모님이 도와주시면 그 아저씨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거저 변화시켜 달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적어도 1년 동안 두 가지 희생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매일 묵주기도 15단씩 바치겠습니다. 두 번째는 아침을 굶겠습니다.

이 두 가지를 1년 동안 꼭 지킬 터이니 1년 지나고 나면 그 아저씨를 하느님 사람으로 만들어주십시오.”

고개를 들어 성모님을 보니까 성모님께서 고개를 끄덕~. 기분으로는.(웃음)

 

다음 날부터 그 두 가지를 지켰죠.

옛날 신학교 음식은 참 형편없었어요. 하루에 후 불면 날아가는 밥 세 끼가 전부에요. 그리고 공부는 엄청 많고.

6시에 저녁 먹고 9시 되면 벌써 꼬르륵 소리가 나요. 간식이 어디 있어요? 수도꼭지에 입대고 물 마시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잠자리에 들겠습니까? 아침에 밥 먹을 생각.

아침 미사 끝날 때쯤 되면 국 냄새가 성당 안까지 침투를 해요.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데...

 정말 1년 동안 독한 마음으로 밥 한 끼도 안 먹었어요. 봉헌했어요.

하루에 묵주기도 15단, 신학생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밤에 신학생들 잠들면 화장실의 변기에 앉아 졸면서라도 꼬박꼬박 받쳤죠.

 

그러면서 매달 과일 사가지고 갔지만 변화가 없었어요.

똑같이 독사눈으로 잡아먹으려하고, 여전히 입에서는 쫑간나새끼, 쫑간나새끼.

‘내가 괜한 짓 하는 것 아닌가? 굶어가면서, 잠 못 자 가면서. 내가 뭐하는 짓인가?’

몇 번 포기하려고 했지만, 믿는 것은 ‘성모님께 매달리면 절대 거절하시는 법 없다’는 어릴 때부터 배운 성모신심.

 

1년 동안 희생 두 가지를 바치고 희생이 끝나는 그 달에 성모님 앞에 가서,

‘성모님, 1년 동안 죽을힘을 다해 두 가지를 지켰습니다.

오늘 그 아저씨 만나러 가니까 이제부터는 성모님 하실 일만 남았습니다.’ 협박 아닌 협박을 드렸어요.

 

그날은 큰 의미가 있는 날이기에, 돈을 다 털어서 수박 한 통을 사서 교도소 가서 반은 교도관 사무실에 드리고,

반은 잘라 놓고 그 아저씨가 오기를 기다렸죠. 문을 탁 열고 들어오는데, 깜짝 놀랐어요.

2년 만에 날보고 처음 웃는 것에요. 생긋~

내 앞에 앉더니 귀 좀 갖다 대래요? 제가 속으로 ‘미쳤어요, 제가 귀를 왜 갖다 대요.’

그래도 여전히 귀를 확 잡아끌어 하는 말, “학생, 내가 졌어.”

 

그동안 많은 종교단체에서 자기를 면해왔지만, 소리 한 번 지르면 안 왔대요. 마치 동물원에 원숭이 구경하듯이..

 모멸감을 느꼈대요. 그런데 학생은 달라. 1년만의 첫 말, 간나새끼였는데, 그 말 듣고 당연히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여전히 똑같이 생글생글 거리면서 매달 말 한마디 못해도 오더래요. 그래서 1년 동안 자기 마음이 녹더래요.

 

그러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대요.

‘저 학생이 저렇게 아름다운데, 저 학생이 믿는 하느님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면서 “나 같은 사람도 천주교 신자 될 수 있나?” 저는 그때 펑펑 울었어요.

성모님 고맙습니다! 약속은 확실히 지켜주시는군요.

 

그때부터 입교하시어 사상포기각서를 쓰고 공동 방으로 옮겨졌고, 1년 만에 세례를 받았죠.

모범수가 되어 계속 감형되어 27년 만에 학장신부님 보증으로 8.15 특사로 나왔어요.

그런 간첩은 석방되어도 주거지 제한이 있어 일단은 신학교에서 모셔와 수위 겸 목수로 살게 해 드렸어요.

그분은 이북에 처자식이 있었지만

그때 우리 신학교 식간에서 밥해주던 과부 할머니와 달 밝은 밤에 만나게 해주었더니 전깃불이 막 튀는 거야~

학장님 주례로 혼배성사를 치렸지요. 그분은 90이 넘을 때까지 목수겸 수위로 계셨어요,

 

제가 신학교에 갈 일이 있어 들르면 수위실에서 뛰쳐나와 나를 꽉 껴안으시며

“저는 신부님을 보면 하느님 보는 것 같아요. 신부님 귀에 대고 '종간나새끼~ '

했을 때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셨다면, 제 머리통 부딪혀서 자살하고 말았을 겁니다."

  

세상에 빛이 되어야 된다. 좋은 말하는 사람은 많아요.

하지만 다른 가슴에다가 물음표를 찍어주는 것이 바로 빛의 삶이 아닐까?

‘저 사람이 저렇게 아름답고 예쁜데, 저 사람이 믿고 있는 하느님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울까?’

이것만큼 강한 하느님 증명방법이 있겠습니까?

 

누군가 성당으로 인도하고 싶으면 예수님의 빛처럼 사십시오.

거절한다하더라도 주저하지 말고, 뒤로 물러서지 말고, 끊임없이, 끝까지, 항구하게 그 영혼을 바치세요.

그리고 한 영혼을 구하려면, 여러분이 빛이 되려면 그 빛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기름을 때야 되고 희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나는 소금이요, 너희는 빛이다.’ 소금과 빛은 결과는 같지만 과정은 많이 다릅니다.

첫 번째로 빛의 특성은 무언가를 태울 때 나옵니다.

그런데 좋은 것을 태우면 밝은 빛이 나오고 쓰레기를 태우면 어두운 빛이 나옵니다.

 

두 번째로 빛은 어둠을 갈라놓는다고 합니다. 빛이 들어오면 어둠은 못 견디고 밀려 나갑니다.

 그리고 그 빛이 밝을수록 더 뚜렷이 어둠이 갈라집니다. 다시 말하면 빛 앞에서는 이중성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어둠과 빛은 절대 공존하지 못합니다. 내 안이 빛으로 가득 차 있을 때는 내 안에 어둠이 붙어 있을 자리가 없습니다.

어둠 쪽에 딛고 있을 때는 내 뒤에서 아무리 빛이 강하게 내려쪼여도 우리는 모를 것입니다.

 

세 번째로 빛은 뜨겁게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빛은 열을 내기 때문에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헐벗은 형제에게 옷을 입혀줄 수 있고, 먹을 것이 없는 이에게 먹을 것 줄 수 있고, 집 없는 이들에게  숙소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우리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 빛은 뭔가를 잘 볼 수 있게 합니다.

어둠 속에서는 먼지가 안 보입니다. 그러나 밝은 빛 속에서는 작은 먼지까지도 보입니다.

 ‘내 몸뚱이 움직일 때 마다 이렇게 많은 먼지가 일어나는구나!’를 압니다.

빛은 우리의 어두운 부분을 잘 볼 수 있게 합니다. 시시비비를 명백히 가릴 수 있게끔 우리를 도와줍니다.

 

다섯 번째로 빛은 우리에게 생명력을 주는 동시에 우리를 성장하게 합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곡식이든 빛을 못 받으면 죽습니다. 성장이 안 됩니다.

그래서 어두운 집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우울증, 폭력이 아주 강하다고 그럽니다.

주님의 빛은 생명을 주고 우리를 성장하게 합니다.

 

마지막은 빛은 온 누리에 퍼지는 연대성이 있습니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곳까지 소멸되지 않고 끝까지 뻗어 나갑니다.

태양이 한 번 뜨면 그 빛은 바다를 건너고 태평양, 대서양을 건너서 깊은 산속까지도 그 빛은 퍼져 나갑니다.

 

고린토 2서 제 2장 15절에 ‘우리는 그리스도에게 바치는 향기’라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의 향기처럼 살기 위해서,

주님의 빛 안에서 나를 태우고,

내 안에 있는 어둠을 밀려나게 하고,

내 영혼을 뜨겁게 해서 돌처럼 차가운 마음을 뜨겁게 하고,

선과 악을 잘 볼 수 있는 빛을 통해서 분별의 능력을 갖게 하고,

자꾸 죽어가는 내 영혼에 생명을 주고 성장시키고,

나의 삶이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퍼져나갈 때,

나중에 그렇게 살고 주님 앞에 갈 때, 심판대 앞에서,

 ‘죽을힘을 다해 주님의 빛을 세상에 전하고 왔습니다.’ 하고 우리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이곳에 부르신 이유는 빛이 꺼져가는 사람에게 빛을 주시기 위함이요,

그리고 그 빛이 선하고 아름다운 것을 태워서 널리 퍼져나가기 위한 힘을 주시기 위함이라는 것을 믿으면서

이 미사 정성을 다하여 봉헌합시다.

 

아멘

 

♣2017년 2월 은총의 밤(2/4) 배티성지 김웅열(느티나무) 신부님 강론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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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발 (2017/03/03 0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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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멘, 신부님강론말씀너무감사합니다, 아    멘, 신부님영육간에 건강하시고 하느님의은총이 충만하시기를기도드립니다, 아   멘
  
  펠릭스1254 (2017/03/03 09: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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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멘~
  
  장미♡모바일에서 올림 (2017/03/03 14: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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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감사합니다
  
  두손모아기도모바일에서 올림 (2017/03/04 14: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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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울리는 강론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하느님의 자녀가 되도록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아멘..
  
  이순우 모니카모바일에서 올림 (2017/03/04 15: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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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의 생생한 경험담에 더더욱 전교에 힘을 써야 겠구나 용기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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