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2주일
‘나를 버리고 십자가를 지는 일은 무엇일까..’ 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최근 보았던 강의 내용과 함께 떠오른 것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말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말이 없는 것은 아니고, 편한 사람이랑 있으면 듣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몇 마디 합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함께 테이블에 앉아 있거나 연배가 있으신 분들과 함께 있으면 말을 거의 안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메타인지 관련된 강의를 하나 보았습니다. 강연자도 말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브레인 스톰을 하는데 말을 못하게 막는 어떤 생각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완벽하게 알아야 말할 수 있다.. 어눌한 언어로는 창피만 당할 거다..’ 하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내고 말하기를 선택했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또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오늘 복음에 내용이 나에게 말하는 것이 그 비슷한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하는 구절이 나오는데요. 그것이 저에게는 이렇게 말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말을 못하게 하는 생각들을 내려놓고, ‘제 십자가를 지고’... 스스로 어렵게 생각하는 말을 입에 올려놓고.. 하고 말입니다.
제가 여러 명과 함께 있을 때에 잘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알아야 말할 수 있다... 내 말이 무시당하거나 거절당하는 것이 싫다... 내 이야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내 차례에만 말할 수 있다...’ 는 생각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것 때문에 입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소통이나 의견을 나누고, 작은 친교를 위해서는 그러한 생각을 내려놓고, 조금 어렵게 생각하는 그 말을 담을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에 관한 것을 생각하니까, 제가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 더 떠올랐습니다. 바로 ‘솔직히 표현’하는 겁니다. 예전에 신학생 때 아침에 몸이 좋지 않았는데도 표현하지 못해서 주임 신부님과 이런저런 일을 보다가 몸살이 심하게 났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솔직한 표현을 여전히 잘 못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사소한 거지만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가서 어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손이 커서 밥도 많이 주시고 반찬도 많이 주십니다. 그러면 저는 어머니의 좋은 아들(?)이다 보니 주는 대로 다 먹습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위가 조금 불편하고 집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요. 어머니와 있는 시간이 편안하고 또 친교를 이루는 시간이 되기 위해서, ‘가짜 평화나 평온’을 유지하려는 생각을 내려놓고, 조금 솔직한 표현을 담는 일도 필요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하루, 주님을 따르기 위해 내가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져야 할 십자가는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성지에서 두 달이나 있었지만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다.
신부옷을 입지 않고 내려와 있으면,
봉사자 중에 몇 분은 꼭 물어보신다.
“어디서 오셨어요? 뭐 찾으시는 거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