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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을 귀찮은 일로 생각하는 경향을 경계해야 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신부 2025/06/25 오후 09:4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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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을 귀찮은 일로 생각하는 경향을 경계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 국무회의에 배석한 국무위원들에게 하신 말씀이 제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말씀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수많은 민원들이 각 부처로 올라옵니다. 민원을 귀찮은 일로 생각하는 경향을 경계해야 합니다. 민원들 가운데 정당한 민원은 가급적 뒤로 미루지 말고 즉각 즉각 해결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주십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민원에 대해서는 책임자들이 직접 당사자들과 직접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우리 교회 공동체도 귀담아 듣고 반성하고 성찰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저도 작은 공동체와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이런저런 민원을 자주 접수합니다. 돌아보니 민원에 대해서 귀찮아 하는 경향이 있었고, 때로 무시하고, 때로 자꾸 뒤로 미루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라도 정당한 민원은 미루지 말고 즉각즉각 대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루 온 종일 바빴습니다. 진입로 도로를 보수했습니다. 204호 전구를 교체했습니다. 변색된 변기도 교체하고, 문짝도 수리했습니다.

오늘 주님 권고 말씀이 유난히 제 가슴을 찌릅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해서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거룩하고 선한 의지가 머리와 가슴에만 머무르지 않고, 발까지 내려오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조금이라도 실행하는 사람이 되자며 나름 발버둥 쳐야 하겠습니다.

호주머니에 쏙 들어갈 작은 노트 하나와 볼펜을 늘 지니고 다니다가, 그때그때 떠오르는 꼭 처리해야 할 일들, 미리미리 대처해야 할 일들, 읍내 나가면 잊지 말고 사와야 할 물품들을 열심히 적습니다. 실행한 사항은 하나하나 지워 나갑니다.

그러나 좀 더 노력할 측면이 있는 듯 합니다. 결심이나 과제들이 꼭 외적인 것들, 일과 관련된 것들뿐만이 아니라 영적인 측면으로 넘어가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이런 면에서 눈여겨볼 인물이 있습니다. 저희 살레시오회 3대 총장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1856~1931)입니다.

그는 연초가 된다든지 연례 피정 끝에는 반드시 몇 가지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수립하고 자신에게 적용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서원이나 서품, 피정 등 영적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결심에 또 결심을 계속했습니다.

1889년 필립보 리날디 신부가 스페인 원장으로 발령나자 이런 다짐을 했습니다.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더 따뜻하게 대하겠습니다. 더 자주 그들과 대화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더 자주 그들 가운데 머물겠습니다.

관구장으로 임명되었을 때는 필립보 리날디 신부는 이렇게 결심했습니다. “앞으로 더 겸손해지고, 더 친절해지고, 더 신중해지고, 더 자애로워지겠습니다. 더 이상 거친 태도를 보이지 않겠습니다. 지치거나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습니다.” 이런 계속된 결심들이 그를 더 따뜻한 사람, 더 성숙한 사람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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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준 안셀모📱 (2025/06/2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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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결심 또 결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urlssigu📱 (2025/06/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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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지는 것이 있습니다.
느낌도, 결심도, 상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물며 누군가의 요청,
그 요청 뒤에 묻혀 있는
삶의 무게와 두려움은 얼마나 더 쉽게 스러질까요.

신부님의 글을 읽고,
저는 오래전 어느 여름,
우체국 앞 벤치에 앉아 있었던 한 노인의 뒷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손에는 주름진 봉투 하나,
그 안에 담긴 사소하지만 절박한 민원이
그의 등을 조금 더 굽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말하지 못한 수많은 사연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되돌아오곤 했겠지요.
묵음처럼 무겁게.

“민원을 귀찮은 일로 생각하지 말라.”
그 문장이 제 안에서
서늘하게 가슴을 울렸습니다.
무심히 넘기던 작은 요청 하나가,
사실은 누군가의 절박한 삶의 균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늦은 자각이었습니다.

신부님,
작은 전구 하나를 갈고
닳은 문짝을 고치며
주님의 뜻을 발 아래까지 내리는 그 손끝에,
저는 오히려 구원의 실천을 봅니다.
말보다 먼저 움직이는 몸,
기도보다 깊은 행동이
삶의 바닥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의 그 다짐 앞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더 따뜻하게’, ‘더 자주’, ‘더 오래’,
무엇을 향한 것보다
누구를 향한 결심들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는 것을,
신부님의 글을 따라가며 배웠습니다.

삶은 어쩌면
민원처럼 우리에게 끊임없이 다가오는
작고 조용한 외침의 연속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신앙은
그 외침에 귀 기울이는 일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요.
귀찮음 대신 존중으로,
미룸 대신 응답으로,
그리하여 조금 더 따뜻한 사람으로
조금 더 성숙한 이웃으로
변해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신부님의 작은 노트 한 권처럼,
저도 오늘부터는 마음 속에
작은 약속 하나씩 새겨 보렵니다.
귀 기울이고, 움직이고,
잊지 않고, 응답하는 삶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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