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인정 많고 사랑스러웠던 사목자, 요한 23 교황님!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2023-10-10 22:29 ... 조회(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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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인정 많고 사랑스러웠던 사목자, 요한 23 교황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목 노선이나 행동 방식을 유심히 분석해보니, 역대 교황님들 가운에 한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요한 23세 교황님.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요한 23세 교황님이 시작하셨지만, 아직도 진행 중인 제2차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실현하시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계시는 분위기입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소박하고 인정 많고 사랑스러웠던 요한 23세 교황님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리워합니다. 그는 정녕 탈권위주의의 전형이었습니다.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 그는 베네치아 대교구 교구장이자 추기경으로 사목하고 계셨습니다. 베네치아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는 추기경이기에 앞서 베네치아 시민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베네치아 시민 모두의 부담 없는 친구였습니다.

그는 수많은 다리 위를 걸어 다니며 가난한 사람들과 병자들의 집을 스스럼없이 방문했습니다. 발걸음을 멈추고 아이들의 머리를

한참동안 쓰다듬어주는가 하면 열심히 노 젓는 뱃사공의 뚝심을 칭찬했습니다. 큰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모퉁이 길을 돌아오는 할머니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넸습니다. 당시로서는 3D업종이었던 부두노동자들과 조선소 근로자들의 친구가 되어 그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안타까워했습니다.

교황으로 선출되고 나서 맞이한 첫 번째 성탄 전야, 그는 어린이 병동을 찾아가 아이들과 함께 지냈는가 하면, 그 다음날 성탄절 아침에는 교도소에 갇혀있는 ‘사랑하는 아들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그는 그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었습니다. 교황청에 근무하는 직원들, 운전기사, 주방 아주머니, 비서 신부님과 절친 관계, 1촌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이런 요한 23세 교황님의 행보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의해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습니다.

요한 23세가 교황으로 선출된 후 군중들에게 인사하려고 발코니에 섰을 때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조금은 웃었습니다.

세련되고 이지적이던 전 교황님들과는 달리 너무나 편안한 할아버지, 넉넉하다 못해 뚱뚱한 할아버지 한 분이 딱 나타나신 것입니다. 큰 체구를 고려해서 크게 맞춘다고 맞춘 수단인데도 몸에 꽉 끼어서 꽤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유머 감각이 탁월하셨던 교황님은 힘겨운 투병 생활 끝에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비서 신부님을 향해 장난기 어린 얼굴로 농담을 건넬 정도였습니다.

다음의 일화를 통해 그가 얼마나 유머러스한 분이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한번은 교황님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 가운데 한 부인이 그를 뚫어지듯이 바라보다가 이렇게 중얼거렸답니다. “새 교황님은 너무 늙고 뚱뚱하셔!”

그 말을 들은 교황님께서는 화를 내기보다 오히려 만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자매님,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미인 선발 대회가 아니랍니다.”

한 신앙인이요, 동시에 사목자로서의 좋은 모델이 되어 주신 요한 23세 교황님,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우리에게 아버지요 선물로 보내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땅의 모든 사목자들이 교황님을 닮아 더 겸손하고, 더 온유하며, 양들을 향한 자비심과 연민의 마음으로 충만하길 기도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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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달샘맑은물 (2023/10/11 03: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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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성 23세 교황님의 대한 사랑의 삶을 알려주심 거듭 감사드립니다.
  
  김덕희 크리스티나모바일에서 올림 (2023/10/11 08: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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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선종하시고 교회의 버팀목이 사라진 거 같아 마음 한편
이 뻥 뚫린 거 같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출되시고 우리 가톨릭 교회가 다시 빛을 발하는 교회로 태어나 가톨릭 신자로서 자부심도 생기고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신부님 말씀처럼 요한 23세 교황님 닮은 사목자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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