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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인간의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신비의 십자가 앞에 그저 조용히 무릎을 꿇습니다!

글쓴이 :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이 2021-04-01 23:07:56에 올려주신 글  ... 조회수(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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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신비의 십자가 앞에 그저 조용히 무릎을 꿇습니다!

 

 

성목요일 저녁 예수님께서는 세족례를 통해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과 겸손을 보여주셨습니다. 성금요일 예수님께서는 완벽한 순명과 십자가 죽음으로 모든 것을 완수하시고, 모든 것을 획득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 높이 매달려계신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처절한 고통 한 가운데서도 마무리 사목활동을 전개하시는 예수님이십니다. 정말이지 용서 못할 상황에서 용서하십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 34)

 

 

늘 흔들거려서 걱정거리였던 제자 공동체와 성모님 사이에 자매결연을 맺어주십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장 26-27)

 

 

갈 데까지 간 우도, 그래서 모든 사람이 다 포기한 우도에게 천국을 약속하십니다. “내가 진실로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 43)

 

 

예수님의 죽음은 실패가 결코 아닙니다. 새로운 왕권의 첫출발을 울리는 깃발입니다. 구원의 서막입니다. 하느님의 인류구원사업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서 완벽하게 마무리됩니다.

 

 

십자가상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한 가지 중요한 과제를 던져주고 계십니다. 우리의 거짓된 자아를 당신 십자가에 함께 못박아버리라는 과제입니다. 우리 역시 당신 십자가상 죽음과 더불어 죽으라는 과제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죽고,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라는 과제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예수님 한 분의 십자가 죽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과 구원을 얻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는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예수님 한 분의 수난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누릴 기쁨과 환희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예수님 한 분의 희생으로 우리 모두가 희망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우리의 고통이 누군가에게 기쁨의 원천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십자가가 그 누군가에게 행복의 씨앗이 되면 좋겠습니다.

 

 

십자가형, 인간이 만들어낸 여러 가지 처형방법 가운데 가장 끔찍한 것이었습니다. 로마제국에서는 탈영병, 살인자, 폭동가, 혁명가, 강도 등 죄질이 가장 악한 사람들에게 내려지던 최고형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십자가 형벌이 시작되기 전, 보통 병사들은 죄수를 낮은 기둥에 묶습니다. 사형집행에 앞서 채찍질을 시작합니다. 가죽채찍이나 끝에 작은 납 구슬을 단 채찍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채찍은 사형수들의 등, 가슴, 머리, 배를 향해 내리쳤습니다. 단 한 번의 채찍질로도 피부는 터지고 파열되었습니다. 몇 차례의 채찍질만으로도 온 몸은 피투성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십자가형에 처해지는 죄수는 먼저 가로로 된 나무에 어깨와 양손을 고정시킵니다. 그리고 빌라도의 총독관저에서 갈바리아 언덕까지 약 600미터 가량 되는 거리를 걸어 올라가야 했습니다. 채찍을 든 병사들은 죄수가 딴 짓 하지 못하도록 눈에 불을 켜고 따라갔으며, 군중들은 길가에 나와 구경을 하곤 했습니다.

 

 

사형 집행장에 도착한 죄수는 미리 세어져있는 세로 기둥에 끌어올려져 양손과 발이 끈으로 묶입니다. 그리고는 양손과 발에 긴 못을 박아 단단히 박습니다. 손과 발은 예민한 부위인 만큼 못 박힘으로 인한 사형수의 고통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만큼 극심한 것이었습니다. 손과 발에 못이 들어와 박히는 순간, 얼마나 통증이 심했던지 사형수들이 내지르는 비명은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육체적인 통증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지만, 예수님께서 느끼셨던 정신적 고통은 더 큰 것이었습니다. 십자가형을 집행한 병사들은 예수님께서 걸치셨던 통으로 짠 속옷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심지를 뽑았습니다.

 

 

오늘 주님 수난 성금요일을 맞아 수난복음을 읽고 또 읽어보았습니다. 정녕 통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께서 다른 누구도 아닌 그토록 애지중지하셨던 동족들로부터 인정사정없는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자신이 빚어 만드신 피조물인 한 인간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있습니다.

 

 

참으로 큰 신비이며 큰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복종하시다니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이토록 무능하시다니요. 이토록 맥없이, 이토록 무력하게 고개를 떨어트리시다니요.

 

 

인간의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신비의 십자가 앞에 그저 조용히 무릎을 꿇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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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ce! (2021/04/02 01: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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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고맙습니다.

  
  명륜동72모바일에서 올림 (2021/04/02 15: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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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감사합니다.
  
  요셉 (2021/04/02 21: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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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lovega (2021/04/04 08: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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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예수님제자말따 (2021/04/05 08: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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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함께 죽고,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라는 과제입니다.

- 신부님의 '과제'라는 말씀이 와닿아 한참 머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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