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넘어짐으로 행복하였고 일어섬으로 더욱 행복하였노라!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2021-01-14 21:25 ... 조회(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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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넘어짐으로 행복하였고 일어섬으로 더욱 행복하였노라!

신명나게 특강을 다니던 시절이 이제는 까마득한 옛날처럼 여겨집니다. 강단에 서면 유난히 돋보이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얼굴 표정에 간절함을 넘어 절박함이 잔뜩 묻어있는 분들 말입니다. 심연의 고통과 주체하지 못할 슬픔을 겨우 겨우 감내하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와계신 분들, 마치 아픈 손가락처럼 느껴집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큰 연민의 정과 강한 측은지심이 솟구칩니다. 하느님께 더 열심히 청하게 됩니다. 꼭 치유해 주시라고, 따뜻히 위로해주시라고, 저 눈물 좀 닦아주시라고, 새 삶을 주시라고...

오늘 예수님께서도 비슷한 체험을 하십니다. 카파르나움의 한 집에 머무실 때였습니다.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몰려와 집 앞팎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사람들로 빼곡히 들이찬 거실 한 가운데 앉으신 예수님께서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씀을 하고 계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초집중을 하고 있었습니다. 생수보다 더 시원하고 꿀보다 더 달콤한 예수님의 말씀에 사람들은 울고 웃었으며, 감탄을 하고 박수를 쳤습니다.

그런데 그 어느 순간, 감미롭고 행복한 순간을 깨트리는 작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고 계신 방 천장 바로 위에서 큰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쿵쿵, 부스럭 부스럭, 이윽고 개폐식 천장이 벗겨지더니 중풍 병자 한사람이 누운채로 들것에 매달려 내려온 것입니다.

어찌보면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해도 해도 너무한 몰상식한 행동이었습니다. 꽤나 위험한 시도이기도 했습니다. 환자를 내려보내기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간 사람들도 자칫 실수하면 미끄러져 다칠 위험이 있었습니다. 3~4미터나 되는 높이에서 줄에 매달려 아슬아슬 내려오는 환자 역시 방심하면 크게 다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중풍병자는 무사히 예수님 바로 앞에 안착되었습니다. 중풍 병자 입장에서도 참으로 송구스럽고 뻘쭘했을 것입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무례함과 몰상식을 보지 않으시고 그들의 간절함과 강한 믿음을 보십니다. 어떻게서든 중풍병자를 한번 살려보려는 이들의 뜨거운 가족애를 눈여겨보십니다. 마침내 치유의 은총을 선물로 주십니다.

“애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마르코 복음 2장 5절, 11절)

오늘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제가 한 가지 있군요. 주변을 살펴보면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살아있지만 진정으로 살아있지 못한 사람, 숨은 붙어있지만 정신이 다 빠져나가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는 사람, 스스로 일어서지 못해 늘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

그들에게 우리의 힘과 에너지를 보태 다시 일어서게 만들어야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이웃들의 일어섬에 동참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계십니다.

삶의 본질은 일어섬입니다. 사실 참된 신앙이란 것은 죄와 죽음의 세력을 떨치고 일어서는 것입니다. 부활이란 말의 히브리어, 그리스어, 라틴어, 영어, 불어, 독일어는 모두 '일어섬'을 뜻합니다.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거들랑 그 돌 끌어안고 일어서라. 나는 넘어짐으로 행복하였고 일어섬으로 더욱 행복하였노라.”(일어섬에 대하여,손희락)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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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달샘맑은물 (2021/01/15 0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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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한미카엘라모바일에서 올림 (2021/01/15 07: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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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감사합니다.
  
  남은자모바일에서 올림 (2021/01/15 07: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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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lovega (2021/01/15 07: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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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보다 더 시원하고 꿀보다 더 달콤한 말씀..

감사합니다~

아멘

  
  명륜동72모바일에서 올림 (2021/01/15 08: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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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감사드립니다.
  
  요셉 (2021/01/15 20: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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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예수님제자말따 (2021/02/10 14: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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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에만 집착하지 않고 고생하는 주위분들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재물, 꼭 나누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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