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목자, 품위 있고 예의바른 지도자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2017-05-07 23:31 ... 조회(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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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목자, 품위 있고 예의바른 지도자

성소주일을 지내며 대견스럽게도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봉헌하고자 고민하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세상의 넓고 편안한 길을 두고 좁디좁은 봉헌생활의 길을 찾고자 때로 갈등하고 때로 방황하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70년대 80년대 성소황금기를 거쳐 온 우리 한국 교회입니다. 넘쳐나던 입회자들로 인해 침실 걱정, 학비 걱정을 하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성소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 시대이지만 결코 비관적으로만 생각해서도 안 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어떤 때 한쪽 문을 닫으시는 듯하지만, 낙담하고 있는 우리 앞에 어느새 다른 쪽 문을 열어주시기 때문입니다.

저희 살레시오회 총장이신 앙헬 페르난데스 신부님께서 살레시안들에게 틈만 나면 강조하시는 말씀이 한 가지 있습니다.

“성소자들 숫자가 부족하다고 아무나 후보자로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단 한명이라도 제대로 된 후보자, 양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각오가 서 있는 사람, 착한 목자로서의 자질을 갖춘 후보자들을 잘 선별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그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봉헌생활자로서의 양성에 최대한의 정성을 기울이기 바랍니다. 그래서 언젠가 그들이 사목자로서 양떼 앞에 섰을 때 존경받는 착한 목자, 사랑받는 착한 목자, 양떼를 위해 목숨 바치는 착한 목자가 되도록 교육해주십시오.”

오늘 우리에게는 정말이지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품위있고 예의바른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가난하고 고통 받는 백성들이 자신의 유일한 존재 이유인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양떼에게 극진한 사랑을 베풀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들로부터 애틋한 사랑을 받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고, 혹시라도 장거리 출장이라도 가면 세상 다 끝난 것처럼 마음이 허전해지는 그런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의 성장과 안녕과 구원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에게 쾌적한 성장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돈이나 명예, 인기나 허황된 꿈이 아니라 영혼 구원이 유일한 삶의 목표인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양떼들이 오늘 겪고 있는 고통과 괴로움, 그들이 안고 있는 상처와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고 갈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 이 시대 양떼를 위해 틈만 나면 위로와 격려, 사랑과 기쁨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희망의 목자가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 대한민국에도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어디 내놔도 남부끄럽지 않은 지도자이면 좋겠습니다. 지도자로서 기본인 인품과 상식을 어느 정도 갖추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거기다 백성들을 향한 따뜻한 배려의 마음과 겸손의 덕을 지닌다면 더 바랄나위가 없겠습니다.

특히 말을 사용하는데 예의바르고 기품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이라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드러냅니다. 또한 말은 그 사람이 지나온 삶의 여정과 철학,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이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질 새로운 지도자는 품위 있는 언어를 잘 구사하시는 분이어야겠습니다. 수많은 공약들 다 실천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말이라도 덕스럽게 하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힘겨워하는 국민들과 백척간두에 서 있는 고위험군 서민들에게 틈만 나면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건네는 그런 분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지는 분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입만 열었다하면 막말이요 망언인 분, 마이크만 잡았다하면 국민들 상처 난 가슴에 굵은 소금을 사정없이 뿌려대는 분이 자신의 꿈을 이룬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참으로 암담할 것입니다. 사용하는 단어들도 어찌 그리 천박하고 경망스런 단어들인지 우리 청소년들이 따라할까 두렵습니다.

더구나 수많은 서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분노를 안긴 막말들에 대해 유머와 해학이었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니 참으로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스스럼없이 뱉어내는 막말들을 들으며, ‘왜 지금 우리가 이런 말을 듣고 있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어떻게 이렇게 대놓고 국민을 무시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큰 고통과 시련 속에 잠겨있는 우리 민족을 굽어보시어 부디 품위 있고 겸손한 지도자, 덕스럽고 예의 바른 지도자를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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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타민안나 (2017/05/08 06: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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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예수님제자말따 (2017/05/08 1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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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쓰는 언어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
  
  세실리아99 (2017/05/08 16: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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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감사합니다

  
  장미♡모바일에서 올림 (2017/05/09 13: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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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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