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마리아의 비밀을 읽고 ( 미리 말씀드립니다. 글이 좀 장문입니다 )

글쓴이 :  어부베드로님이 2019-01-24 17:05:48에 올려주신 글  ... 조회수(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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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의 비밀을 읽고

 

재작년 12월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2년 남짓 병간호를 하면서 어머니의 영혼을 위해 성모님께 많이 의탁했다. 어머니를 돌보면서 마음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많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었다. 간호 중에 항상 마음 속으로 성모님을 향해 담아둔 기도가 한 가지 있었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까지는 어머니께 전념을 하고 어머니를 하늘나라에 보내드린 후에는 성모님께 제 육신의 어머니께 해 드린 정성과 마음처럼 성모님을 공경하고 사랑하며 살겠다고 약속을 드렸다. 이런 약속을 한다고 해서 마치 성모님께서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소흘히 하라고 하신 말씀인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인간적인 생각과 짧은 신앙 지식으로 육신의 어머니께 지나치게 매달리는 게 상대적으로 나의 마음을 신앙으로 성모님께 많이 의탁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해서 마음이 정말 많이 무거워 죄송한 마음에 그런 약속을 드렸던 것이다.

 

어머니를 하늘나라에 보내드린 후에 어느 정도 몇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마음을 조금 추스른 후에 성모님께 약속드린 게 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성모님을 남은 생애 동안 어떻게 사랑하고 공경하며 신앙생활을 할지를 고민하던 차에 독후감 공모전 공고를 보게 되었다. 마음도 정리할 겸해서 독후감 공모 책을 선정하려고 하는데 마침 눈에 들어오는 책이 하나 있었다. 오래 전에 교구청 바오로 서원에서 이 책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땐 책이 그다지 그렇게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때와 다르게 책 제목에서 뭔가 끌림이 있었다. 그래서 책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을 해본 후 이 책을 읽고 잘 묵상하면 성모님을 공경하고 사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 들어 마리아의 비밀을 읽게 되었다.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하면서 줄곧 항상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화두 하나가 있었다. 바로 어떻게 하면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는지였다. 그러나 이런 질문에 뾰족한 정답이 없는 것 같다. 그냥 기본적인 원칙 정도밖에 없다고 항상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찾았다고 확신한다. 바로 그 해답은 이 책이 말해주는 것 같다. 만약 지금 신앙생활이 힘들고 무미건조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 책 속에 나오는 성모님의 마음처럼 신앙생활을 한다면 하느님 마음에 흡족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르틴 신부님의 마리아의 비밀을 읽고 정말 감동했었다. 내용을 구성해나가는 스토리 전개 양상도 무척 흥미진진하게 구성하였지만 이건 단순히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고 해서만이 이런 게 가능할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신부님이시기에 나름 해박한 성경지식은 기본이지만 이 책이 무엇보다도 정말 감동적인 거라고 생각되는 것은 성모님과 관련되어 복음에 나오는 사실은 전체 성경과 비교한다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사실을 바탕으로 철저히 성경 속에 나오는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복음에 드러나지 않는 성경 말씀과 말씀 사이, 행간의 숨은 의미를 신부님 특유의 깊은 묵상을 통해 치밀하게 스토리를 구성한 게 읽는 독자로 하여금 마치 2000년 전 성모님의 삶을 지금 현재 한 편의 영화로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묘사를 잘했다는 점에서 주관적이지만 정말 감동을 주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 뼈저리게 느낀 사실이 있다. 아마도 마르틴 신부님께서 이 책을 집필하시는 과정에서 소설 문학 형식으로 창작을 해 나가시는 과정에 성경의 복음 내용을 충분히 묵상하지 않고서는 이런 창작물을 만들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렉시오디비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덤으로 알았다. 성경은 단지 하느님 말씀이라 읽고 성경 지식만을 얻는 데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성경 속에 있는 하느님의 생각을 한낱 피조물인 인간이 어찌 그 넓은 하느님의 뜻알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하느님이 우리에게 알려 주시려는 뜻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말씀을 가지고 묵상을 한다면 모두는 아니더라도 극히 최소한의 하느님의 뜻을 어렴풋이나마 헤아릴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책은 어찌 보면 성모님의 일생을 성경을 바탕으로 해서 저희에게 알려주고 성모님의 삶을 통해 하느님을 믿고 따라가는 신앙인은 성모님의 삶처럼 이렇게 살아가라고 알려주는 그림자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성모님께서 걸어가신 믿음의 여정에서도 깊은 감동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더더욱 중요한 사실은 쉽지는 않지만 하느님 말씀인 성경을 읽는 것 못지않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성경을 읽으면서 그 말씀이 자신에게 주는 하느님의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성찰해보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이 책을 읽고 난 후 얻은 중요한 하나의 교훈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받은 감동을 적는다면 그 감동을 지면에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최대한 압축해서 표현해본다면 하느님께서는 성모님을 통해서 인류를 구원하시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이미 가지고 계셨고 그러한 원대한 계획을 성모님을 통해서 이루어내셨다는 사실이다. 만약 성모님께서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예수님을 잉태하리라는 수태고지를 들었을 때 그때 순종하지 않고 거절하셨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도 상상해봤다. 또 다른 처녀에게 가셨을까? 모르긴 몰라도 하느님께서는 그러지는 않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성모님이 수태고지에 순명하시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실 정도로 모르실 거라고 생각한다면 이 얼마나 불손한 생각이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성모님은 이미 하느님의 계획 안에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만약 나 자신이 성모님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정말 두려움에 떨었을런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겠는가? 그 당시 율법과 시대적인 배경을 감안했을 때 주위에서 듣게 되는 비난과 앞으로 일어날 두려움을 감수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모님은 달랐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두려움이 전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그것도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하나로 그런 사명을 담대하게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은 복음을 통해서도 알고 있었지만 색다른 사실을 하나 생각하게 되었다.

 

신앙의 길을 갈 때 순종이 가져오는 축복 말이다. 우리는 말씀에 순종하면 그에 합당한 축복이 따른다는 걸 보통의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성모님께서도 가브리엘 천사의 말대로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셨지만 그런 순명이 오히려 성모님의 삶 전체에서 본다면 고난의 가시밭길을 걷게 되는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에서 알게 된 거는 물론 하느님의 길을 따라가면서 때론 순명하는데도 예상치 못한 고난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 말에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이 있다.

 

성모님의 생애 전체 가운데 마지막을 보면 우리가 드리는 묵주기도에서도 보면 알 수 있듯이 예수님께서는 성모님께 천상모후의 관을 씌워주시지 않았던가? 하느님을 믿고 따라가는 신앙생활을 한다고 해서 모든 게 하느님의 가호 아래 형통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에서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인내하면 결국에는 성모님께서 천상모후의 관을 쓰신 것처럼 승리의 월계관이 하늘나라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성모님은 어떻게 해서 그런 훌륭한 믿음을 가지게 되셨을까 한번 고민해봤다. 이 책의 초반부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해본다면 부모님으로부터 어려서부터 신앙교육을 잘 받으셨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바탕 속에서 철저히 믿음을 경주했기에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천사의 말에 순명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인간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성모님의 삶은 정말 기구한 운명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형극의 삶을 살으셨다. 예수님을 낳으셨을 때부터 주면으로부터 받게 될 멸시와 조롱, 또한 성모님의 칠고 등 그것도 모자라 그토록 사랑하는 아들을 성부의 뜻에 맡기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두 눈으로 지켜보시는 고통과 그런 고통을 혼자 가슴에 묻고 감내하시면서 가련한 여인의 몸으로 한 생애를 살아가셨다는 게 기구한 운명이라고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고통이 끝내는 예수님의 부활로 그간의 모든 고통이 환희와 영광으로 바뀔 수 있었다. 이런 점도 생각해봤다. 영광도 고통에 비례할 것 같다. 다시 말해 고통이 크면 그만큼 영광도 크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고통은 유한하지만 그 영광은 영원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 지상에서의 삶이 비록 고통의 삶이 있다고 하더라도 성모님의 삶을 보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다고 해서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게 아니다. 그런 결과가 있기 전에 그런 결과에 이르는 과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바로 성모님의 삶이 그걸 대변해 주시는 것 같다. 또한 이 책의 스토리 구성은 성모님과 예수님의 사랑하는 애제자 사도요한과의 대화 형식으로 책의 내용을 전개해나간다. 그 대화 속에 묻어나는 성모님의 마음을 보면 아들을 향한 애끓는 모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마르틴 신부님께서는 성직자이기 이전에 여자가 아니면 또 자식을 두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부모의 마음, 특히 어머니의 마음을 섬세하게 어떻게 이렇게 잘 묘사를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정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분명 어려움이 닥치게 되어 있다. 그럴 때는 만약 성모님이시라면 그런 상황을 어떻게 하셨을지를 이 책을 통해 묵상하고 고민해본다면 명쾌한 답은 아닐지라도 그 답을 풀 수 있는 실마리는 제공해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결국 성모님의 삶은 전체적으로 보면 순명, 순명함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고난이 닥쳐왔지만 순명의 축복이 가져다주는 은총보다는 때로는 시련이 올 수 있고 그럴 때 그런 시련이 가져다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믿음으로써 끝까지 하느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언젠가는 그런 고난과 시련이 알이 토실토실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해 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그러니까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믿음의 길을 그 어떤 고난이 닥쳐온다 해도 끝까지 가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게 책 말미에 나오는 성모님의 유언이라고 생각한다. 이 유언은 성모님께서 이제 지상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예감하시면서 요한 제자에게 남기는 유언의 형식을 취하지만 사실 그건 마르틴 신부님께서 하느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하며 따라가는 사람들에게 성모님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성모님의 경종이면서 또한 성모님의 사랑이 가득 넘치는 애정 어린 말씀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이 지상의 모든 아들, 딸에게 전해 주시는 성모님의 유언인 것 같다. 여기서 유언이라는 단어는 어떤 느낌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나의 마지막 간절한 바람이니 제발 나의 이 간절한 바람대로 너희가 그렇게 살아주기를 바라며 먼 훗날 하늘나라에서 우리 다시 엄마와 아들, 딸로 만나 영원히 하느님과 함께 천상의 복락을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자는 성모님의 애절하고 절절한 마음이 녹아 있는 듯했다.

 

쉽지만은 않겠지만 누구나가 성모님이 걸어가신 믿음의 여정을 닮으려고 노력하고 애를 쓴다면 성모님께서 천상에서 지켜보시고 너무나도 기특하다고 생각하시며 흐뭇하게 웃음 지어 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모님과 예수님께서 나누는 대화를 보면 세상에서 이렇게 엄마와 아들의 애틋하고 사랑스런 대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감미로웠고 나도 성모님의 이런 사랑을 받으려면 성모님께서 기뻐하실 일만 해야겠다는 마음을 간절히 가지게 되었다. 정말 아름다운 모자 간의 사랑을 생각하니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마지막으로 이런 훌륭한 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해 주신 스페인에 계신 마르틴 신부님께 감사함과 무엇보다도 신부님을 통해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 주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며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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