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플랑스트 2019/03/26 오후 08:42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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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때 양효왕梁孝王 유무가 자객을 보내 옛 재상 원앙을 죽였다.

경제景帝가 전숙田叔을 불러 이 사건을 조사해 보라고 했다.

그런데 전숙은 조사를 끝낸 뒤,

사건과 관련된 증거 자료들을 모두 불태우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경제가 전숙을 만나 물었다.

"양효왕이 정말 원앙을 죽였소?"

"정말 그랬습니다."

"증거 자료는 어디 있소?"

"모두 불태웠습니다."

경제가 그 말을 듣고 크게 노하자전숙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께서는 양효왕의 사건을 너무 심각하게 보지 마십시오."

"이유가 뭐요?"

"지금 살인의 증거 자료가 있는데도 양효왕을 사형에 처하지 않으신다면,

이것은 한나라의 국법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태후太后마마께서 그토록 아끼시는 양효왕을 사형에 처하신다면,

태후께서는 침식도 거르시며 괴로워하실 겁니다.

태후께서 괴로워하시는 모습을 보면폐하께서는 분명 근심하고 후회하실 것입니다."

경제가 그의 말에 깊이 동감했다.

경제는 전숙을 현명하다고 칭찬하고 노지방의 재상으로 임명했다.

 

전숙이 노지방의 재상이 된 지 얼마후 

100여 명의 백성들이 전숙을 찾아와 노왕魯王이 자기들의 재물을 강탈해 갔다고 원성을 쏟아 냈다. 

전숙은 백성들 가운데 주동자 20명을 색출하여 곤장을 20대씩 때리고 나머지에게는 따귀 20대를 때렸다.

그리고 노한 목소리로 백성들에게 소리쳤다.

"노왕께서는 너희들의 주인이 아니더냐그런데 어찌 감히 주인의 허물을 함부로 말하는 게냐?"

노왕이 이 소식을 듣고는 몹시 부끄러워했다.

그러고 나서 창고에서 재물을 꺼내 전숙에게 대신 나누어 주라고 했다.

그러자 전숙이 말했다.

"제가 전하 대신 백성들에게 재물을 나누어 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전하께서는 나쁜 일만 하시고 좋은 일은 제가 하는 꼴이 아니겠습니까?"

 

또 이런 일도 있었다.

노왕은 사냥을 무척 좋아했는데전숙은 노왕이 사냥할 때마다 항상 수행했다.

노왕이 사냥터에 있을 때는전숙도 항상 사냥터에 나가 홀로 앉아 기다렸다.

노왕이 여러 차례 전숙에게 들어가 쉬라고 해도 전숙은 말을 듣지 않았다.

노왕이 다시 한 번 들어가라고 말하자 전숙이 말했다.

"저의 왕께서 밖에 계시는데어떻게 저 혼자 집으로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그 뒤로 노왕은 사냥을 자제했다. 

 

 

- 풍몽룡 편저 <지경智經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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