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나의 지난 시간속에서- 제 5주간

글쓴이 :  나르다님이 2015-11-23 11:28:26에 올려주신 글  ... 조회수(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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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부 현존연습-마음의 느낌을 찾아서 (제5주간)

 

나의 지난 시간 속에서

 

지난 주에 이어서 이번 주의 기도도 나를 살펴보기입니다. 이제는 지난 시간 속에서 특별히 기억이 나는 일들을 쭉 떠올려서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오는 기억을 가지고 기도합니다.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마음에 크게 와 닿는 한 가지 기억에 집중합니다. 혹시 지금 분노가 조절이 안 된다거나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마음을 끓이는 염려증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기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좋습니다. 근래에 자기가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있다면 그것을 가지고 기도해도 좋습니다. 

 

이런 기도는 사실 인내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한번 기억을 꺼내서 생각했다고 해서 바로 해결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지요. 자신의 역사는 시간의 톱니바퀴에서 과거의 자신이 만들어졌고 지금 만들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의 나는 어찌되었든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나를 이해하면 지금의 나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성인인 내가 만들어가고 있거나 만들 수 있는 모습에는 나의 의지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니까 무엇이든지 견딜 힘이 주어지지만 과거의 어느 시간대에서는 자기 의지가 자유롭지 못했을 시간이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이렇게 자기의지가 손을 쓸 수 없을 때 받은 그 무엇은 늘 우리 곁에서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기도가 깊어지면 그러한 시간들이 자신도 모르게 자기 안에서 자리하고 있음을 알아내고 그것들을 믿음으로 주님 안에서 다시 풀어보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가볍게 자신의 기억들을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지금은 이것이 크게 다가오지 않을지라도 나중에 생각여정이나 마음의 머무름의 기도 중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을 일깨울수 있게 준비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편안하게 자신이 지나온 길을 훑어보다가 그 중에서 걸러지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붙잡고 기도 속에 있으면 됩니다.

 

저는 우연히 이번 주에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중간에 프리웨이에서 사고가 나 두세 시간 동안에 심한 교통 정체가 발생됐어요. 그래서 시간상으로는 낮에 목적지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어스름한 저녁까지도 길 위에 있게 되었지요. 이번 주 내내 저도 저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어스름한 저녁길이 되니까 제가 가고 있는 길이 마치 제가 늘 어릴 때에 다녔던 시골길과 같다는 생각이 순간 들기 시작했어요. 들판에 알알이 익어가는 조, 수수를 보고 있으니 마치 조금 더 가면 제 시골집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겁니다.

 

푸르고 푸른 들판의 어스름한 저녁길을 지나서 마을을 보면서 설레고 행복했던 기분이 살아나더니, 반가운 길, 이런 길이 있구나 하고 바라보고 있으니 제 마음은 이미 그 시골길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제 마음에 그리움이 물결치면서 할머니가 떠올랐어요. 이 길이 마치 제가 사는 도시의 집에서 할머니를 뵈러 가는 길, 직행버스 안에서 할머니가 보고싶어서 안달나던 그 순간처럼. 그리곤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한없이 하염없이 울었어요. ‘왜 눈물이 날까?’ 하고 의문이 드니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 떠올랐어요. ‘맞아! 그 길을 다 가도 할머니가 안 계셨지!’ 하고 생각하니까, ‘아! 이길은 내가 할머니를 뵐 수 없어도 가고 있는 그 시골 길이구나!’ 하고 알아지는거에요. ‘그래서 슬픔이 밀려드는 것이었구나!’, ‘그때 어린 나에게 이 길이 참 아픈 길이었구나!’ 하고요.

 

그러고보니 제가 여지껏 살아오면서 이렇게 슬픈 길을 받아들이는 일을 애써 외면하고 마치 그 길에 아무도 없없던 것처럼 살아왔음을 깨달았어요. 슬픔을 이기지 못해서 그리워해야 할 사람을 마치 몰랐던 사람처럼 제 등뒤로 다 넘겨버렸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날 어스름한 저녁길 내내 옆에 운전하는 남편에게 할머니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할머니가 얼마나 그리운지 이야기했어요. 이제서야 저는 할머니가 돌아가셨음을 인정하고는 그립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참 긴 시간을 저도 모른 상태로 시간을, 추억을, 사람을 담고 살아 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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