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글쓴이 :  황루도비꼬님이 2010-03-04 02:55:49에 올려주신 글  ... 조회수(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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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마음이 문제다. 
가야 할 길이 뻔히 보이는 데도 그 길로 가지 못하고 엉뚱한 데서 서성대며 우물쭈물하는 마음.
 좋은 일에도 마냥 좋아하지 못하고 싫은 일에도 마음껏 표내지 못한 채 남몰래 실쭉샐쭉하는 마음.
 머리로는 전후좌우 기승전결이 정연하고, 입으로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 입찬소리를 하면서도 정작 바르고 
옳고 확실한 그것이 마땅찮아 속병을 앓는 마음. 분명히 내 것이되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그 마음이 문제다.

 마음이 아프다면 우선 심장이나 가슴 어름을 움켜잡곤 하지만, 정말 마음이 그곳에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지각과 감각은 뇌의 기능이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아프다며 머리를 싸쥐는 것도 우습다. 몸 어딘가에 분명 있는
 듯하지만 어느 특정 부위를 지목해 치료받거나 보살필 수도 없는, 
대체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데도 세상에는 오늘도 마음 아픈 사람들이 넘친다. 한동안 나는 농담조로 사람들이 나를 
약사여래의 현현인 줄 아나 보다는 턱없는 소리를 할 만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 대부분은 과거의 어떤 일이나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그것을 치유하지 못해 '내면의 어린아이'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과의 교류는 어렵고 지지부진하였다. 끊임없이 위로받고 싶어 보채는가 하는가 하면 겨우 찾아낸 묘안을 금세 잊어버리고 다시 깊은 우울 속으로 빠져 들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그들을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덕분에 '마음공부'를 많이 했다. 나 역시 아픈 마음과, 마음의 구석 자리 어딘가에서 울고 있는 겁먹은
 어린아이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본래 생겨 먹길 온순하지 못해 비딱하고, 나이 마흔에도 사춘기 아이처럼 철딱서니 없기에 
사실 나는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치유서'들에 부정적인 편이다. 한마디로 도사님들의 지당한 말씀은 
듣기가 싫은 것이다. 나도 간절히 평화롭고 선량하고 긍정적이고 싶지만 내 마음은 때때로 너덜너덜해진 채
 지옥의 뒷골목을 헤매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그래서 우연히 내게 찾아온 <마음에게 말걸기>(문학동네)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다시 특유의 냉소로 마음을
 단단히 도사린 채 책을 펼쳤다
. 저자 대니얼 고틀립은 베스트셀러 <샘에게 보내는 편지>로 유명한 심리학자이자 임상심리의이자 가족문제치료전문가다. 
하지만 동시에 고틀립은 고교 시절부터 학습 장애를 겪고, 서른세 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척추손상을 입어 전신마비에 걸리고, 극심한 우울증과 이혼과 가족의 죽음을 차례로 겪은 데다 자폐증 진단을 받은 손자까지 가진 파란만장한 인생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편견을 가진 동종의 다른 책들과 다르게 <마음에게 말걸기>는 뻔히 다 아는 옳은 길을 가리키며
 그곳으로 가기를 강요하거나 가지 못한다고 질책하지 않는다. 그 모든 역경을 '이겨 내기'보다 '견뎌 낸' 이의 
고백서이기에, 나는 서서히 책 속에 빠져들어 저자와 함께 울고 웃게 되었다. 그렇다. 인생에서는 어떤 대단한
 지식보다 경험만이 가르쳐주는 진실이 있다.  

 그 역시 말한다.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사랑뿐이라고. 따뜻한 영혼의 조건 없는 나눔에서 나오는
 이 사랑은, 평생 동안 계속 연습해야만 느릿느릿 다가오는 거라고. 또한 그는 자신을 너무 다그치거나 
질책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스스로를 승리자와 패배자로 가르는 이분법적 판단을 멈추면, 인생은 관리 
대상이 아니라 가꿔 나가야 할 선물로 바뀌게 되므로. 고통을 피하려 도망치거나 상처를 두려워하는 대신 
나의 연약함과 내 인생의 한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며, 그는 속삭인다.
“진정한 안정감은 우리가 더 이상 우리의 마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찾아온다. 불안을 느끼면 그냥 느껴라
. 만약 내 마음이 나를 어두운 곳으로 데리고 가면, 그냥 따라가서 거기 잠시 머물러라.”

 대니얼 고틀립의 명함 타이틀은 '심리학자'나 '가족문제치료전문가'가 아니라 이름 밑에 한 단어가 쓰여 있다고 한다. 
그것은 '사람'. 어떤 직함을 더하거나 뺄 것도 없는, 턱없이 약하고도 한없이 강하며, 끊임없이 외롭고도 
지극히 사랑스러운 존재. 사람이기에 마음이 있다. 마음이 있기에 우리는 사랑하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출처 : 인터넷 좋은생각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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