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오 11장 28-30절)
>
>
> 어느 미사에서 영성체가 끝난 후의 일이었습니다.
> 습관대로 잠깐 묵상시간을 가졌습니다.
> 영성체의 순간,
> 너무나 은혜로운 감사의 순간이기에 그냥 후다닥 일어날 수가 없지요.
> 꽤 긴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난 후 신자석을 한번 둘러보았는데,
> 제 눈에 ‘확’ 띄는 자매님 한분이 계셨습니다.
>
> 다른 신자들에 비해 표정이나 자세가 너무나 달랐습니다.
>
> 다른 분들의 모습은 천태만상이었습니다.
> 꽤 긴 침묵시간을 못 견뎌 몸을 뒤채는 사람,
> 심심하다보니 주보를 뒤척이는 사람,
> ‘빨리 집에 가야 하는데’ 하는 얼굴로 자꾸 시계를 보는 사람,
> 기다리다 못해 먼저 일어서는 사람...
>
> 그러나 그 자매님의 얼굴은 너무나 평온했습니다.
> 그 얼굴은 기쁨의 빛으로 가득 찬 나머지 광채까지 났습니다.
> 눈을 감았음에도 불구하고 환하게 미소 짓는 듯 했습니다. 한 마디로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습니다.
>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위로, 참된 평화,
> 참된 휴식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계십니다.
>
>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
> 우리가 행복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 다니지만
> 미사 보다 더 큰 행복은 없습니다.
> 우리가 특별한 그 무엇을 찾아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리지만
> 성체성사보다 더 특별한 일은 없습니다.
> 우리가 기적을 찾아 정처 없는 순례를 거듭하지만
> 성체성사야말로 기적입니다.
>
> 매일의 미사 중에 우리는 기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죽음에서 생명에로,
> 슬픔에서 환희로,
> 좌절에서 희망으로,
> 죄의 종살이에서 자유에로,
> 지옥에서 천국으로 건너가는 은총의 파스카 축제,
> 기적 중의 기적이 바로 우리가 매일 봉헌하는 미사입니다.
>
> 매일 기적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데,
> 또 다른 기적을 찾아 헤매 다니는 것은 웃기는 일입니다.
>
> 이른 아침, 일출 무렵, 풀잎 끝에 맺혀진 이슬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 참으로 영롱합니다. 정말 눈길을 끕니다.
> 그러나 그 순간은 잠시입니다.
> 아침 해가 떠오르면 즉시 말라버립니다.
>
> 이른 아침, 강가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바라보신 적이 있습니까?
> 대단합니다. 정취가 있습니다.
> 그러나 그 순간은 찰나입니다.
> 아침 해가 떠오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리 눈앞에서 그 자취를 감춥니다.
>
> 우리가 찾아 헤매는 인간적인 위로가 그렇습니다.
> 여기 저기 위안거리를 찾아 숱하게도 헤매 다녀보지만
> 대체로 다 부질없는 것들입니다.
> 부초 같은 것들입니다.
>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것들입니다.
>
> 보다 영속적인 대상, 보다 가치 있는 대상,
> 보다 오래 가는 대상을 찾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
> 우리가 지금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 다 사라질 것입니다.
> 자취 없이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 우리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인연들도,
> 우리가 목숨처럼 놓기 싫어하는 물건들도 덧없이 우리를 떠나갈 것입니다.
>
> 오직 마지막에 남는 것은 주님이십니다.
> 주님만이 영원하십니다.
> 주님만이 우리를 영원히 실망시키지 않으십니다.
> 주님만이 우리의 영원한 위로자이십니다.
> 주님만이 영원한 안식처이십니다.
>
> 연인들에게 있어 가장 달콤한 휴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겠지요.
>
> 우리 신앙인들에게 있어 가장 달콤한 휴식은
> 그분 앞에 자리 잡고 앉는 것입니다.
> 그분의 좋으심을 찬미하는 일입니다.
> 그분의 아름다움을 관상하는 일입니다.
>
>
>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장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