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쓸쓸하고 허전한 마음

글쓴이 :  tina님 2007-03-11 22:36:06  ... 조회수(157)
 
 

3월 12일 사순 제 3 주간 월요일
 

 쓸쓸하고 허전한 마음 
 
 
    글 : 양승국 신부님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떤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루카 4,24 - 30) 어떤 의미에서 나자렛 사람들은 하느님으로부터  가장 큰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그토록 오랜 세월 기다려 왔던 구세주 예수님께서 
    자기 마을 출신이었다는 사실은 보통 큰 경사가 아니었습니다. 오랜 기간 함께 동고동락해왔던 고향마을 사람들!  예수님께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 정겨웠던 사람들,  꿈과 추억을 만들어 준 따뜻한 이웃들이었습니다.  나자렛 사람들!  예수님께서 각별한 애정을 지니고 계셨던 사람들이었기에,  그 어떤 사람들에 앞서 가장 먼저 복음을 전파하고 싶으셨습니다.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데 있어서  첫 번째 대상자가 나자렛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철저하게도 무시합니다.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불경한 사람으로 단죄하고 돌로 쳐 죽이려고 까지 합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 모두가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즉결심판에 처하려고 합니다.  일정한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습니다.  죽입시다! 옳소! 하는 식의 인민재판식으로,   다수의 폭력으로 예수님 한 사람을 처단하려고 합니다.  산 벼랑까지 끌고 가서 밀어 뜨리 려 합니다.  다행히 예수님은 구사일생으로 궁지에서 빠져 나오셔서  자신의 갈 길을 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자신을 끝까지 거부하고 단죄하는  나자렛을 영원히 떠나십니다.  해도 해도 안 되다보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고향마을을 등지십니다. 이제 고향마을 사람들은 예수님 복음,  구원의 기쁜 소식과는 거리가 먼 철저한 이방인이 되고 맙니다.  반대로 비록 동향은 아니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인 이방인들이 복음의 수혜자가 됩니다. 세례 받은 지 오래 되었다고 해서,  수도생활이나 사제생활의 연륜이 많다고 해서,  성당 가까이에 산다고 해서,  단체장을 맡는다고 해서 절대로  신앙의 프리미엄이 붙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언제나 겸손하고 진지하게 하느님의 뜻을 찾고,  하느님의 섭리를 믿고,  하느님의 자취를 찾아 나가려는 매일의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쓸쓸하고 허전한 마음으로 동족으로부터  발길을 돌리시는 예수님의 안타까운 마음을 묵상하며,  우리 각자가 몸담고 있는 신앙공동체의  영적인 상태는 어떠한지 진지하게 반성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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