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홀로 걷는 아이들의 쉼터 같은 교회 되길...

글쓴이 :  tina님 2007-03-09 19:45:57  ... 조회수(59)
 
 

≪사랑과 자비≫
 

 홀로 걷는 아이들의 쉼터 같은 교회 되길... 
 
 
    글 : 양승국 신부님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남녘에서 꽃 소식이 올라오고  봄기운이 가득한 이맘때면 늘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들이 있다.  '시설'에서 같이 생활했던 아이들의 '꽃잎 같던' 얼굴들이다.  부모와의 생이별로 인한 아이들의  허전함은 그 어떤 노력으로도 채워 줄 수가 없었다.  날씨만 풀리면 아이들은 기를 쓰고 가출을 거듭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짠해 오는' 녀석들.  새벽녘, 초췌한 얼굴로 파출소 간이의자에  곤히 잠들어 있던 아이들을 '인수하러'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얼마 전'만만치 않았던'한 아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너, 지금 어디냐? 또 파출소는 아니겠지?"  "에이, 신부님도.  이젠 저도 나이 먹을 만큼 먹었잖아요. 저 이래 봬도 사장이에요."  "사장은 무슨 사장? 너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돌아다니고 있구나."  "신부님은 속고만 사셨나? 저 이제 정말 조금 자리 잡았다니까요.  혼인미사 주례 부탁드리려고 하는데, 언제 한번 찾아뵐게요."  '이제 좀 살 만하다'는 아이의 소식이  꽃 소식보다 더 반가웠다.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겠다고  하느님 앞에 서원한 지도 벌써 스무 해를 훌쩍 넘어섰다.  발끝을 내려다보니 서원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지난 삶이 어른거려 하느님 앞에 송구스럽기만 하다.  세월이 좀 더 흐르고 나면 꼭 해 보고 싶은 일 한 가지가 있다.  만일 하느님께서 허락하신다면,  한적한 바닷가에 아담한 집을 한 채 짓는 거다.  세상살이에 지친 아이들, 2% 부족한 아이들,  이 세상 그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어 허전해 하는 아이들이  잠시나마 쉬었다 갈 수 있는 집을 말이다.  홀로 힘겹게 여행길을 걸어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우리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우리 교회는 벽난로 같은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세파에 지친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다가와  몸을 녹이고 갈 수 있는 따뜻한 벽난로 같은 교회,  좌절은 희망의 또 다른 얼굴이며 때론 절망도  새로운 힘이 될 수 있음을 알려 주는  그런 교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 3월 8일 동아일보에서 가져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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