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아직 살아 볼 만한 세상

글쓴이 :  tina님 2007-02-01 00:37:31  ... 조회수(57)
 

      

 
      아직 살아 볼 만한 세상  

글 :  양승국 신부님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장 

언젠가, 제 삶을 크게 한번 전환시켜 보자며 
큰 마음먹고 대피정을 감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으로부터 들어오는 압박을 
애써 모른 채하며 왕창 휴가를 냈고,
물론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었지요.

꽤 길었던 대피정을 마루리 짓던 마지막 날 아침,
창문을 열던 순간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열린 창으로 바라다본 세상은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새 세상이었습니다.
피정 집 마당에 서 있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풀잎 하나하나가 다 새로웠습니다.
마침 나뭇가지를 딛고 힘차게 비상하는 산새 한 마리의
자유로움이 마치 제 것인 양 기뻤습니다.

"이렇게 경이롭고 아름다운 세상,살아 볼 만한 세상이었는데,
어찌 그리도 불평 불만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심통을 부리며 살아왔을까요?" 하는 반성의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직장으로 돌아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사건건 꼬락서니가 보기 싫었던 몇몇 사람들의 얼굴이
그렇게 측은해 보일 수 없었습니다.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나?' 하고 짜증을 부렸는데,
하루하루 금쪽같이 소중한 시간들이 너무도 빨리 지나갔습니다.

참으로 경이롭고도 은혜로운 체험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상당 기간 지속되었던 당시의 '상황 전이' 
현상의 원인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닌 깨끗이 '비움', 말끔히 '털어놓음',
완전히 '내려놓음',이었습니다.

피정을 마무리하기 전날 저는 한 원로 신부님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냈습니다.
그리고 평생 저를 괴롭힐 것만 같던 말 못한 사연들을 다 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신부님의 그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들.....
저는 해방의 기쁨이 뭔지 알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어떤 것인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꼈습니다.

대체로 많은 신자분들이 지지부진한 신앙 생활에 대해서 답답해 합니다.
세례 받으면 뭔가 특별한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도 '이거다.'하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강렬한 하느님 체험을 한번 해 보고 싶은데,
하느님에 대해서는 전혀 감도 잡히지 않습니다.
성서를 펼쳐도 뭔 말을 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새 포도주는 새 가죽 부대에 담아야 했는데,
낡은 가죽 부대에 담았기 때문입니다(마르2,21-22참조).

우리의 신앙 생활이 지속적인 축성 생활,
기쁨과 감사의 생활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자리하고 계셔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분은 새 포도주이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새 포도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담기에 
합당한 새 가죽 부대여야 하는 것입니다.

새 가죽 부대란 무엇보다도 정기적인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가능합니다.
정기적인 고해성사를 통한 지속적인 성화,
그것이 바로 새 가죽 부대로 존재하기 위한 유일한 비결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워낙 크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크게 비워야만 받아들일 수 있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진지한 자기 성찰을 통해 크게 우리 자신을 비울 때,
그래서 일상 안에서 자기 성화의 삶을 살아갈 때 
새 포도주이신 예수님은 항상 우리 가운데 머물러 계실 것입니다.
그 순간 우리는 고통과 병고의 세월 속에서도 감사와 기쁨,
평화를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때까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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