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고백의 기쁨

글쓴이 :  tina님 2006-12-16 21:56:23  ... 조회수(55)
 

       

 
      고백의 기쁨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마태오 11장 25-27절)

 
수도원이나 수녀원에서는 정기적인 고백성사가 이루어집니다. 
한 달에 한번, 혹은 한 달에 두 번, 
어떤 곳은 매주 한번 정도 거의 ‘의무적인 규정’으로 만든 곳도 있습니다. 

수도자들이 매일 수도원 안에서 하느님 안에서 사는데 무슨 죄가 있겠는가? 
일 년에 두 번 있는 판공성사 보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얼마나 힘들겠는가?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고백소 안에 들어갈 때 마다 절절히 체험하는 것은 철저한 부족함이요, 
나약함입니다. 형식주의와 율법주의, 타성에 젖은 신앙, 
매너리즘, 완고함, 
첫 마음의 순수성을 상실한 뻣뻣한 영혼의 모습을 늘 확인합니다. 

이런 우리의 영혼에 다시금 생기를 주고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성사가 바로 고백성사입니다. 
내가 수도자로서 결국 최종적으로 돌아갈 곳은 주님 품이구나. 
결국 내게는 주님 밖에 없구나, 하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줍니다. 

다시금 우리를 죄의 억압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해방의 성사, 
타성에 젖은 우리를 입회 때의 열정에로 되돌려주는 기쁨의 성사, 
어린이의 순수한 눈을 회복시켜주는 은총의 성사가 고백성사입니다. 

결국 요즘 제게 고백성사는 의무감이나 부담감을 주는 
괴로운 성사가 아니라 기쁨의 성사입니다. 

잘 준비된 고백성사를 마치고 고백소를 나오는 순간의 기쁨은 
이 세상 그 어떤 기쁨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입니다. 
때로 기적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짐스러웠던 하루하루가 은총의 나날로 변화됩니다. 
고통덩어리였던 이웃들이 사랑덩어리로 변모됩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하느님의 실체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오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찮은 사람들’ ‘보잘 것 없는 사람들’ ‘
작은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십니다. 

위대하신 하느님, 
심오하신 하느님께서는 역설적이게도 박학다식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 ‘한 자리’ 하는 사람, 
명망가들보다는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자신을 나타내 보이시니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공부를 많이 했지만, 
자기 영역만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들, 
똑똑하기는 한데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들, 
육신의 눈으로만 보는 사람들, 
보이는 것은 잠시 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영원한 진리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육적인 삶에 정신을 모조리 빼앗긴 나머지 정신과 영혼에 대해서는 
뒷전인 사람들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경고의 말씀을 던지십니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결국 오늘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요구되는 것은 
다름 아닌 영혼의 순수성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다시 한 번 세례 때의 첫 마음, 
입회 때의 첫 마음, 
서품 때의 첫 마음으로 돌아가는 일입니다. 

오늘 이 아침 다시 한 번 처음으로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하느님 안에 새 출발을 기약하면 좋겠습니다.  매일 새롭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겸손하게 경청하고,  새롭게 해석하고 배워나갈 준비를 갖춥시다.  혹시라도 나는 이미 하느님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만하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하느님께서는 터무니없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는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에게가 아니라 오직 마음을 활짝 열고 있는 사람들,  늘 겸손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을 드러내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살아가길 바랍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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