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 신부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글쓴이 :  tina님 2006-11-26 19:53:31  ... 조회수(57)
 

 
    [생활 속의 복음] 연중 제34주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글 : 양승국 신부님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장  마흔 무렵 세상을 떠난 한 부인이 있었습니다.  임종 후에 베개 밑에서 편지가 한통 발견되었는데,  홀로 남게 될 남편에게 남긴 글이었습니다.  부인의 미련과 아쉬움이 손에 잡힐 듯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슬픔과 안타까움에도 또 다른 삶을 확신하는  그 깊은 신앙이 부러웠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먼저 떠나서 당신께 정말 미안해요.  그렇지만 주님께서 부르시는데 어쩌겠어요?  무책임한 저를 용서해주세요.  먼저 떠난다고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주님 나라에 먼저 가서 좋은 곳에 자리 잡고 기다릴게요. 
    당신께 정말 고맙고 또 미안해요."  "주님께서 부르시는데 어쩌겠어요?  주님 나라에 먼저 가서 기다릴게요"라는 말이  하루 온 종일 제 마음에 남아 있었습니다.  이승을 떠나는 것이 정녕 아쉽고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주님께서 부르시는데 어쩌겠냐는 그 마음,  이 세상 너머 또 다른 세상을 확신하는 부인 유언에서  참 신앙인 모습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방파제나 갯바위 끝에 설 때마다 드는 느낌입니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세상 끝에 서서  한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떠오르는 생각입니다. 지금 비록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저 바다 건너에 또 다른 대륙이 자리 잡고 있겠지?  마찬가지로 이 고단한 이승 삶을 건너가면 반드시 또 다른,  더 나은 삶이 새롭게 시작되겠지,  결코 여기가 끝이 아니겠지,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갑자기 가슴이 훈훈해져 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훨씬 부드러워 집니다.  가슴이 설렙니다.  다시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결국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  모든 것을 걸어서는 절대 안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에게  인생의 끝,  삶의 막다른 골목은 모든 것이 무(無)로 돌아가는 길목이 아닙니다.  인생 종치는 날도 아닙니다.  어쩌면 희망으로 가득 찬 또 다른 출발점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오늘 복음을 통해 이런 진리를 다시 한번 확증해주십니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비록 오늘 우리에게 다가오는 시련의 파도가 높기만 할지라도,  극심한 고통에 힘겨운 나날을 보낼지라도  절대로 낙담하지 말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은 절대로 무의미한 것이 아니며,  반드시 끝이 있을 것이며,  언젠가 주님께서는 축복의 잔으로 변화시켜주시리라  확신합니다.  그러기에 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또 다시 일어서야 하겠습니다.  희망의 들판으로 다시 나가 인생의 제2막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돌아보니 '생활속의 복음' 원고를 쓰기 시작한지 만 3년이 지났습니다.  마지막 원고를 보내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니 오래 전 일이 생각납니다. 정들었던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다른 곳으로 둥지를 틀기 위해 떠나던 아침이었습니다.  형들한테 맨날 이리저리 채이던 녀석,  못 얻어먹어 삐쩍 마른 강아지 같던 한 꼬맹이가  계속 저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바빠 죽겠는데 자꾸 왜 그러냐고 하니,  자기도 저랑 같이 가겠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난감해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원망과 아쉬움 섞인 아이들 눈동자들을 뒤로 하고,  또 다른 길을 떠나면서 얼마나 후회가 막심했는지 모릅니다.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생각은 '있을 때 좀 더 잘 할 걸'이었습니다.  같이 살 때, 한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한번이라도 더 눈길 주고, 더 용서해주고,  조금 더 뛰어다니고…  그렇게 살 걸, 하는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왔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지막 원고를 쓰자니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옵니다.  좀더 노력할 걸, 좀 더 고민할 걸, 좀 더 진지했어야 했는데,  내가 아니라 주님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부족하기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간 나름대로  일상에 현존하시는 예수님 흔적을 찾아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토록 은혜로운 기회를 주신 평화신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끄러운 제 신앙나눔에 많은 격려를 보내주셨던  독자 여러분께도 고개숙여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먹구름이 잔뜩 끼고, 천둥이 내리친다 하더라도  세상이 끝난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어두운 하늘 그 너머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찬란한 태양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고통이 극심하다 하더라도,  실패만 거듭된다 하더라도 우리 인생이 끝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이 세상 저 너머에 이 세상보다 훨씬 아름답고  풍요로운 주님 나라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이승살이에 지친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하기 위해 환한 얼굴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지난 3년동안 집필해주신 양승국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 2006년 11월26일자 평화신문 생활속의 복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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