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단순함과 소박함에서 오는 기쁨

글쓴이 :  tina님 2007-03-26 14:13:40  ... 조회수(151)
 

3월 26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단순함과 소박함에서 오는 기쁨  
 
 
    글 : 양승국 신부님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26-38)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들렀을 때의 일입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 사이에는 쑥스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해서 왠만해서는 말문을 열기가 어렵습니다만, 
    그분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붙임성이 많고 또 인사성이 밝은지 깜짝 놀랐습니다.  또 그분들과 몇 마디 이런 저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잠깐 나눴는데,  얼마나 순수하고 또 단순하신지, 그리고 얼마나 재미있게들 사시는지… 솔직히 그분들의 삶은 저보다 훨씬 영적이고 또 하느님 중심적이었습니다.  저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따뜻한 인간미를 풍기며 그렇게들 살고 계셨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분들은 이미 이 세상의 고통을 깊이  체험하고 계셨기에 예수님께서 겪으신 고통과 멸시,  소외에도 이미 깊이 동참하고 계셨습니다. 왠만한 십자가에는 끄떡도 하지 않으십니다.  고통을 수용하고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데  완전히 이력이 나신 분들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모습으로 이 세상에서 많은 고통을 겪고 살아가시는 분들,  그분들의 장점은 지극히 순수한 마음으로,  또 열렬한 마음으로 주님을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왠만한 세상의 어려움 앞에서도 실망하지 않습니다.  이미 그들이 겪은 이 세상에서의 고통과 시련들을 통해  그들은 예수님의 고통과 십자가 길에  상당히 동참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우리가 하느님 앞에 서게 될 때  우리의 상상은 무참히도 깨어질 것입니다.  자신이 잘 났다고 여기는 사람들,  큰 소리 떵떵 치는 사람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  하느님 앞에 큰 코 다칠 것입니다. 반면에 마리아와 같이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라며 겸손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진정 견디기 힘든 십자가라 할지라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이려니 하고 기쁘게 지고 가는 사람들,  언제나 어디서나 기쁘게 "예" 하고 응답한 사람들,  인간적인 눈으로 보기에 아둔해 보이는 사람들,  마리아 같은 사람들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에서  큰 상급을 받을 사람들입니다. 상급을 받게 되는 이유는 오직 한가지입니다.  그들 안에는 교만이 자리 잡을 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단순하고 소박함에서 오는 감사함과 기쁨만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기쁘고 기꺼운 응답(피앗)을 묵상하면서  우리 삶에 대한 총체적인 반성이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음과 가난함은 멸시의 대상이 아니라  하느님 체험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늘 현존해 계시는 하느님의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가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미 너무 커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자만심이나 이기심이 극에 달했기에,  우리 자신으로 가득 차있기에 하느님께서 개입하실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비참하게 되면 비참하게 될수록,  깨지면 깨질수록,  천대받고 모욕당하면 당할수록  우리 영적 생활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것입니다. 시련의 때,  고통의 순간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임하시기 위해  준비하시는 은총의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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