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생각만 해도 든든한 성채 같던 사람

글쓴이 :  tina님 2007-03-19 00:30:22  ... 조회수(155)
 
 


 

3월 19일 사순 제4주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생각만 해도 든든한 성채 같던 사람
  
 
    글 :  양승국 신부님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장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                            (마태오 1,16.18-21.24) 올봄 새로 옮겨온 공동체는 야산을 등진,  숲속에 위치한 적막한 곳입니다.  도심의 불빛과 소음을 떠나오니 평소에 들리지 않던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솔바람소리, 까치울음 소리, ‘똑똑’ 물 떨어지는 소리, 
    서 넘어오는 개 짖는 소리,  아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  거기다 수도원 처마 밑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 하루에도 몇 번씩 스쳐지나가는 바람이 풍경에 닿을 때마다  ‘땡그렁 땡그렁’거리는 소리에 놀라는데,  그럴 때 마다 마치도 절간에 와 있는 착각에 빠집니다. 요즘 조용한 곳에서 지내면서 느끼는 바가 한 가지 있습니다.  하도 많이 써먹어서 약간은 진부하면서도  통속적이기도 한 ‘깨달음’을 다시금 체험합니다. 하루 온종일 쇠를 깎아대는 부품가공공장에서 작업하는 분들은  소음의 정도가 너무 커서 청각보호용 귀마개를 따로 착용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런 요란한 소음 가운데서, 풍경소리, 솔바람소리,  클래식음악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침묵이란 자연의 배경이 없다면 아무리  아름다운 소리라 할지라도 그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요셉성인은 성모님과 더불어  하느님의 구세사에 크게 일조한 ‘조용한 배경’으로서의 인물이었습니다.  요셉성인은 예수님의 청아한 음성이 만방에 널리 울려 퍼지도록  한 평생 침묵으로 일관했던 침묵의 성인이셨습니다. 요셉성인에 대한 행적은 복음서 전체를 아무리 훑어봐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요셉성인은 마리아와 더불어 예수님의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중요한 인물입니다.  베드로나 요한만큼은 아니더라도 요셉성인의 일화나  그분의 직접적인 목소리가 조금이나마 복음서에 소개될 만도 합니다.  그러나 복음사가 모두는 요셉성인에 대해서 철저하게 침묵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만큼 요셉성인은 실제 삶에 있어서도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명하시는 대로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저 묵묵히 순명하셨던 요셉성인의 생애였습니다.  마리아와의 실제적 혼인을 포기하라면 포기했습니다.  아기 예수를 안고 길을 떠나라면 떠났습니다.  나자렛으로 돌아오라면 돌아왔습니다.  예수님과 성모님을 위해 한평생 자신의 삶을 봉헌하셨습니다. 요셉성인이 구세주 탄생 예고 앞에 침묵하지 않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더라면 하느님의 구속 사업은  큰 타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요셉성인이라는 과묵한 존재가 없었더라면  헤로데라는 커다란 장애물을 넘기가 힘겨웠을 것입니다.  요셉성인? 마리아와 예수님에게 있어 생각만 해도 든든한 성채 같던 사람,  언제 보아도 믿음직한 보루 같던 사람이었습니다. 저희 같은 활동수도자들에게 있어  큰 취약점 가운데 하나는 ‘침묵의 어려움’입니다.  저도 잘 못 지키면서 형제들에게 틈만 나면 침묵하라고 부르짖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침묵해야 주변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자연의 소리, 형제의 요구,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침묵해야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침묵을 통해서 영적인 삶이 시작됩니다.  침묵해야 하느님을 만날 수 있고,  그분의 뜻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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