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를 맞이하며’
“저는 지부장 수사님께 총장 수사님의 이름으로 청빈, 정결, 순명을 약속합니다.”
8년 전 첫 서원식...
시간이 유수(流水)라더니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해가면서 어른들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일 때가 많다.
이번 달엔 또 한명의 후배가 착복을 하고 또 다른 형제가 수도원에 뼈를 묻어 보겠다고 입회를 한다고 한다.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예수님을 따르려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참으로 놀랍고도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수도원에 들어와서 한 달을 살았을 때 쯤 본당의 후배 신학생 으로부터 편지가 한통 왔다.
내용인즉, ‘살만한지? 잘 살고 있는지?’ 그러면서 혹시 못살겠어서 나왔는데 고향에 오기 부끄러워 숨어 있다면 고향으로 돌
아오라고... 환영한다고... 하지만, 우린 서로 지금도 잘 살고 있다. 그 후배 신학생은 본당 사제로, 나는 수도자로, 각자의 자
리에서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살아가고 있다.
수도회 고유 예식을 준비하면서 내가 그 예식처럼 잘 살아가고 있는지...
내가 나의 서원문에 내 이름 석자를 적어 넣고 그렇게 나의 서원을 잘 이루어 가고 있는지...
입으로만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고 진정 가슴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그러면서 오늘 서원을 하는 후배 수사님은 그 약속을 잘 지켜 가길 기도한다.
물론 나도 내가 8년 전 하느님께 약속한 서원을 나도 다시 되 뇌여 본다. 하느님의 사랑을 노래하기엔 내 자신이 너무 작고 초
라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은 그 작고 초라한 나
자신 마저도 당신 사랑으로 감 싸 안아 주심을 믿고 또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 믿음의 선조인 아브 라함이 하느님의 부르심 에 모든 것을 놓고 떠났던 그 믿음을 떠올리며 이 수 도 생활의 부르심에 감
사 하게 ‘네’라고 응답한 많 은 수도자들을 또한 기억한 다.
한명의 수도자가 만들어 지 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그 를 위해 기도한다.
자녀를 봉헌한 부모님은 물론이고 알지 못하는 이들도 수도자를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그래서인지 성직자 수도자는 기도를 먹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는가 보다.
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