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쉬었던 걷기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미세먼지 등으로 공기가 탁해서 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지만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 운동화 끈 질끈매고 큰 맘 먹고 보라매 공원으로 향합니다.
작년 건강검진 때 간치수가 오르고 콜레스테롤 양이 늘었다는 진단을 받고 다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경고를 받기 까지 했었지요. 그동안 건강 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역시 '건강'을 자만해서는 안 되고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건강검진에서 간치수가 정상이었고 콜레스테롤도 우려할 만큼 높지 않았었는데 꾸준히 해 오던 운동 덕분이었나봅니다. 거의 1년 간 걷기 운동에 소홀했으니 드러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프면 저도 고생이지만 주변 형제들도 고생을 하니 이를 방지하고자 다시 저녁 시간에 보라매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게다가 탬파로 가기 전 체중조절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걷기 운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보라매 공원 산책 팀이 꾸려졌습니다. 일부러 만든 것은 아니지만 저녁 식사 이후에 꾸준히 가는 형제들이 생겼습니다. 저 포함 네 명입니다. 혼자 걷기 운동을 하면 지겨울텐데 함께 나가니 지겹지 않고 좋습니다. 바쁜 일상을 사느라 형제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산책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자주 만나고 이야기를 자주 나눌 수록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서로 격려하고 위로를 하며 매 순간 늘 함께 하고 있음을 기억하게 됩니다. 그러면 매일의 삶이 힘이 납니다. 그저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 제 말을 들어준다는 것만으로, 언제나 제 편이 되어 주고 격려해 주는 것만으로 든든합니다. 형제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을 정도로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하고 기쁩니다.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바로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삶이고, 이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그분의 은총 덕분에 그런 삶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문득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서로가 함께하는 여정이었기에 엠마오로 가는 길이 그리 힘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특별히 예수님과 함께했던 여정이 그 두 제자에겐 특별했을 것입니다. 또 그분과 빵과 포도주를 나누며 그분의 현존을 실질적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에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말처럼 마음을 나누고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였을 때 우리는 하느님을 뵙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소통하는 저와 여러분도 그런 관계겠지요? 기도로 서로를 기억하고 신앙 안에서 사랑을 함께 나누는 우리 가운데도 하느님께서 분명 계실 것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신앙의 여정을 걷고 소통하는 저도 여러분들 마음 안에 계신 하느님을 뵙고 기뻐합니다. 저와 소통하시는 여러분도 저와 우리 모두 안에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뵐 수 있으시지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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