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스스로 마르타가 되는 내 자신

전 요셉님 2012-10-08 22:59 ... 조회(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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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나해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었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


  
복음: 루카 10,38-42






참회하는 막달레나


페티(Feti, Domenico) 작, (1617-21), 로마 도리아-팜필리 미술관


     < 스스로 마르타가 되는 내 자신 >

요즘 제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바빠 죽겠다혹은 힘들어 죽겠다입니다. 본래 요셉 본명을 가진 사람들이 일복이 많다고 합니다. 저 또한 한가하게 TV를 보고 있다가보면 난 정말 할 일 없는 한심한 사람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일을 만드는 머슴스타일입니다.

최근에는 신학교 강의를 나가면서 더 바빠지게 되었습니다. 본당 신부가 유일하게 하루 쉬는 월요일에도 신학교에 나가 수업을 하고 화요일도 수업, 수요일은 교구청 강의 등 정신이 없습니다. 수업을 하는 시간의 10배 정도는 수업 준비를 위해 할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월요일 새벽미사가 끝나면 쉴 틈도 없이 오후에 있을 강의 준비를 해야 하고 또 화요일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와중에 매일강론을 쓰는 것은 요즘 와서 더욱 힘에 붙입니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체력이 떨어져 여름 신앙학교 가서 유일하게 저만 풀장에서 눈병이 걸려와 고생을 하였고, 감기로 코를 풀어대다가 코가 헐어버리고, 어제부터는 몸살에다 체기까지 있어서 밤새 복통으로 설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수업을 다녀왔고 저녁에는 오산지구 성소분과 모임을 하고 10시가 되어서야 돌아왔고 지금 강론을 쓰고 있습니다. 쉬는 게 약이란 걸 알지만 쉴 시간이 없습니다. 내일 오전 수업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일은 그 다음 날 것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다시 월요일에 강의를 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그렇게 허락했던 것이, 쉬어야 할 때에 쉬지 못하니 피로가 누적되고 체력이 떨어지니 잔병에 자주 걸리는 원인이 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니 우리가 잘 아는 마리아와 마르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르타는 행동으로 주님께 영광을 드리려는 사람을 의미하고, 마리아는 그리스도 곁에 앉아 말씀을 듣고 기도하며 그리스도를 찬미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마르타는 자신도 그리스도의 말씀을 조용히 그 분 발치에 앉아 듣고 싶지만 아무도 그리스도를 위해 밥하고 빨래하고 잠자리를 준비할 사람이 없기에 짜증이 나서 마리아도 자신의 일을 좀 도와주도록 예수님께 청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도리어 마르타에게 많은 일에 걱정하지 말고 마리아처럼 기도하는 일에나 전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필요한 것 하나는 그분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것이란 뜻입니다.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찬미하는 사람보다, 그 분 곁에 있으며 그 분 말씀을 들어주는 사람을 더 원하신다는 뜻입니다.

 

저도 수없이 이 말씀을 묵상했습니다. 기도만 하면 다 된다는 것은 제가 신학교 들어가서 포도나무의 비유를 묵상하며 깊이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아무런 열매도 맺을 수 없지만 붙어있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는 성경 구절이 깊이 다가와, ‘! 결국 예수님 곁에 붙어있기만 하면, 즉 기도하기만 하면 저절로 많은 열매가 맺어지게 되는구나!’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기도에 목숨 걸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기도만 하면 모든 일이 다 잘 되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도만 하면 다 잘 돼.’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기도를 하였는데도 성적이 잘 나왔고, 또 사제가 되어서는 많은 이들에게 기도를 권했더니 집나갔던 사람까지 바로 회개하고 돌아오는 등의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도 보았습니다.

유학 나가서도 공부보다는 기도를 하였습니다. 시험 기간에도 주일에는 결코 공부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어겼던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모든 일이 기적처럼 다 잘 되었고 오히려 기도를 하지 않을 때보다 시간이 훨씬 더 여유로웠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와서는 지금처럼 쉬는 날도 없이 일하게 되었고, 그러니 피로 때문에 일도 잘 안 되고, 결국 잠을 더 자야 해서 평상시 기도시간도 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스로 마르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정작 필요한 것은 하나뿐인데 스스로의 힘으로 그리스도께 영광을 드릴 수 있다고 착각했었습니다. 예수님은 일 잘 하는 머슴보다는 함께 이야기를 나눌 친구를 더 원하고 계십니다. 그런데도 계속 머슴이 되려고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마르타와 마리아의 사이에 서 있습니다. 어떤 때는 마르타 쪽으로, 어떤 때는 마리아 쪽으로 기웁니다. 그러나 대부분 마르타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꼭 필요한 모습은 기도하는 모습임을 마리아를 통해 일깨워주셨습니다. 항상 충분한 기도 시간을 할당해 놓읍시다. 그 분께 바치는 것은 무엇이나 더 풍요로워집니다. 기도를 많이 하면 그만큼 시간도 더 여유로워질 것입니다. 많은 일에 마음 쓰고 걱정하지 말고 주님 발치에 앉아 머무릅시다. 필요한 것은 이것 하나뿐이라고 하셨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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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권유술 (2012/10/09 02: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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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감사합니다.. 신부님의 희생으로 쓰신 강론 말씀이 저 같은 신자에게 너무나 큰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됩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강론말씀을 보게해주신 주님께도 감사드리고,,
다 감사할거 천지네여.. ^^ 내일 출근 하기 전에 당장 성체조배 하러 성당
가야겟네여 감사합니다..
  
  베돌 맘 (2012/10/09 08: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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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드신 가운데 저희를위해 좋은말씀으로 이끌어 주시는 신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항상 마르타로 살아온 저자신 반성하며 마리아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루시아 (2012/10/09 09: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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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요셉신부님,복음말씀과 강론말씀 감사히 잘들었습니다.너무나 바쁜 일과로 몸을 상하셨다니 마음이 아픕니다.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 참 좋습니다.하지만 그것이 몸을 상하게 해서는 안될것 같습니다.왜냐하면 신부님은 오산성당의 영적아버지로서 신자들에게도 충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몸이 상하거나 피곤하면 다른 일에는 소홀해질수 밖에 없습니다.그리고 또 다른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신부님께서는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자신의 건강을 챙기면서 주님께 영광을 드릴때 주님께서도 기뻐하실것 같습니다.건강한 정신도 건강한 몸안에 들어가야 더 큰 힘을 발휘할수 있습니다.우리들은 마르타와 마리아의 정신을 잘혼합하여 생활안에서 실천한다면, 우리의 삶이 더 풍요로와 지고 그것을 보시는 하느님께서도 기뻐하실것 같습니다.기도하는 삶은 신앙인에게는 기본이며,우리들의 영혼에게는 생명입니다.그래서 아무리 바쁘게 살아가더라도 기본 마음은 늘 주님께로 향하고 있어야 합니다.바쁜 생활중에서도 조용히 주님께 머무는 시간을 가진다면,그시간은 자신의 영혼에 단비 처럼 은총을 내려줄것 입니다.그리고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 자신도 알지못하는 신비로운 영감을 느끼게 될것입니다.그것은 자신이 하느님과 보이지 않는 하나의 끈으로 묶여 있다는 느낌을 느끼게 될것입니다.보이지 않는 주님의 손길을 은연중에 느낄수 있으며,그분을 향한 강한 사랑의 마음이 솟아날것 입니다.우리들은 세상안에서 바쁘게 살아가며,또 많은 어려움 앞에서 고통받을때가 많습니다.하지만 우리의 삶은 기쁠때도 슬플때도 늘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이세상의 삶은 한바탕꿈.이꿈안에 취해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면 안됩니다.우리는 늘 구원받기위해 주님께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우리들의 영혼이 주님을 향하고 천국을 그리워할때,그리고 그 그리움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사랑으로 충만해 질때 주님의나라는 우리에게 올것입니다.우리가 삶안에서 늘 기억해야할것은 예수그리스도 이십니다.그분을 알기위해 노력해야 하며,그분을 닮기위해 자신을 닦아야 합니다.그러면 우리는 점점 그분을 닮아갈것이며,그분 처럼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르게 될것입니다.그리고 그마지막 종착지인 천국고향에 다다르게 될것입니다.오늘 신부님의 강론말씀 처럼 늘 주님께 나아가기위해 주님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신자가 되겠습니다.신부님의 영육간의 건강과 행복을 빌며,일주일에 하루는 주님께 더욱더 영광을 드리기위해 자신을 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사제가 되시길 소망합니다.아멘.
  
  황레아모바일에서 올림 (2012/10/09 10: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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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마르타의역활에 잠시 쉼을 즐기는 중입니다. 거절을못해 이것 저것지고ᆢ새는 바가지 신세가 되서야 정신이 좀드는 요즘ᆢ기도에서 힘을 얻고 좋으신 말씀도 듣고ᆢ텅빈 가정을 둘러보며 다시 빌어봅니다 제게서,가정에서,이웃에게 넘쳐나길 ᆢ
  
  대천사가족♡모바일에서 올림 (2012/10/09 22: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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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습니다.. 신부님 ...힘내세용
  
  포도당 (2012/10/09 22: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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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기만 하면 저절로 많은 열매가 맺어진다는 말씀.. 늘 기억하겠습니다...
신부님..
몸도 피곤하신 상태에서 달리기를 너무 열심히 하셨나봐요..ㅋ
신부님 강론말씀 연애편지 받는 기분으로 늘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늘 감사하구요.. 기운내시고 화이팅!! 입니다..^^
  
  전 요셉 (2012/10/09 22: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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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래서 묵상을 포기할 수 없다니까요.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감사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께도 감사드리고요. 빼앗겨서는 안 되는 것 빼앗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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