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죽음과 매일의 탄생 [단상]

너굴이너굴이님 2014-04-28 00:54 ... 조회(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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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간 월요일(2014년 4월 28일) 매일의 죽음과 매일의 탄생

우리 수도원에서는 저녁기도와 끝기도와 미사 시작 5분 전에 종을 칩니다.
그러면 성당으로 향하는 복도에 서원 순서에 따라 두 줄로 섭니다.
침묵의 시간이며 마음을 모읍니다. 이것을 ’스타시오’(statio)라고 하지요.
어제 끝기도 스타시오를 하고 있는데 동판 지붕에 부딪치는 빗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습니다.
이 비는 진도 앞바다에도 내릴 것입니다.
아이들과 가족들의 슬픈 울음소리가 비와 함께 내 마음에도 젖어들었습니다.
슬픔을 안고 행렬을 지어 성당에 들어가 끝기도를 바쳤습니다. 사고로 숨진 이들의 영혼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가족들을 기억하며 봉헌했습니다.
아직도 아이의 주검도 품에 안지 못한 어느 아버지가 팽목항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울먹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막내가 다시 태어나 좋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가슴이 무너지는 부정의 아픔이 전해옵니다.
아픔 속에서도 한편으로는 깊은 희망을 품고 있는 아버지의 마음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 슬픈 아버지의 마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참 좋은 세상은 어디일까요?
또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느님과 함께 있는 곳이 가장 좋은 곳일 것이며 그를 위해 우리는 성령과 세례의 물을 통해 다시 태어났습니다.
다시 태어난 사람만이 하느님과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례를 통한 탄생은 매일의 탄생을 위한 첫걸음일 뿐입니다. 매일 우리의 낡은 인간성은 죽고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자존심, 이기심, 허영, 탐욕 등을 끊어버리는 것이 바로 낡은 인간성의 죽음입니다.
이 죽음에는 반드시 아픔이 수반됩니다.
그러나 이 아픔은 새 사람의 탄생을 위한 진통입니다.
매일의 죽음에서 매일의 탄생이 이루어집니다.

고통 속에서 죽은 이와 고통 속에서 죽은 이를 가슴에 품은 이들이 모두 새 생명으로 태어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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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 (2014/04/28 09: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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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고통에서 괴로워하는 이들이 죽음과 부활의 기쁨 누리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지혜 유스띠나 (2014/04/28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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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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