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선을 교회 밖으로도...

밤송이...님 2013-07-09 16:14 ... 조회(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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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4주간 화요일(마태오 복음 932~38) 

본당에 온지 3년이 되어 가는데요. 3년차로 접어드니 시선이 안에서 밖으로 향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예를 들면 마을을 섬기는 일이나 가난한 이들을 돕는 일들인데요. 그 방향이 잘 보이지 않는 거 같습니다. 아마도 그 동안 마을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기 때문일 거 같은데요.

 

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거 같아서, 한 번은 신자들에게 숙제를 내드려봤습니다. 봉투를 드리고 두 달 안에 내가 생각하는 복지를 실천해 보고 그 내용을 이야기 해 달라는 거였는데요. 두 달 후에 그 나눔을 정리 해 보니 대략 이런 일들을 하셨었습니다. 수녀님들이 운영하시는 복지 시설에 후원을 하거나, 가난한 나라에 사는 이들을 위한 후원.. 성지 후원.. 어렵게 사시는 할머님에게 조금 보탬이 되어 드리는 거.. 그리고 선교사님을 돕는 일 등을 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본당에서 할 일은 이거다..’ 하는 방향이 정확히 보이진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고민해 보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요.

 

최근에 오신 신부님들이 몇 가지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동기 신부님 중에 한 분은 내가 보람되었던 일 중에 하나가 어르신들을 모시고 12일 캠프를 한 건데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그런 일을 계획해 보는 건 어떠냐..’ 하는 거랑, 선배 신부님이 계몽.. 이라는 단어가 중요한 거 같다. 시골 분들이 깨어 살 수 있도록 어떤 교육을 마련해 보면 어떻겠느냐..’ 하는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구체적인 방향은 더 생각해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일단 어르신들에 관한 건 옆 마을 교회에서 마을 어르신들 모시고 일 년에 한 번 나들이를 가고 있어서 겹치는 일이라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거 같고, 교육은 참여율이 문제가 될 거 같아서 구체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고민과 파악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군에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교육들이 있는데 거의 동원되는 수준이지 관심 있어서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더라고요. 좋은 생각이지만 구체적인 일은 조금 더 연구하고 공부해 봐야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내서 학교 도서관에도 가보고, 마을 봉사를 많이 해 보시는 자매님과 얘기를 나눠보기도 했는데요. 구체적인 일들이 조금씩 보이는 거 같긴 합니다. 예를 들어 무료급식이나 반찬 나눔 같은 것은 이미 마을에서 하고 있지만,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 목욕봉사는 없다고 해서 목욕비나 차비를 지원해 드리면 봉사자를 연결해서 할머님들 목욕을 시켜드릴 수 있을 거 같고, 아이들 중에 조부모 손에 길러지는 아이들이 있는데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도 있어서 장학금 지원에 대해서 계획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또 도움이 필요하지만 제도적인 한계 때문에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 예를 들어 급식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고등학교 아이들이나, 자식이 있어서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몇몇 할머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 밖에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을 목욕탕이나 찜질방, 문화적인 혜택을 주기 위한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일, 마을에 골칫거리 들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농작물 개발 등을 마음속에 가지고만 있습니다.^^; 금방 이루어지지 않을 거 같아서 일단 염두 해 두고만 있는데요. 구체적인 일들을 조금씩 실행해 나가고, 큰일들에 대해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조금씩 만들어 나간다면, 언젠가 오늘 복음 서두에 나오는 말씀과 비슷한 느낌을 우리 섬에서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일은 이스라엘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라는 말씀이 이런 일은 북도면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는 말씀으로 실현되는 것을 말입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그런 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교회 밖에서 할 수 있는 복음적인 실천을 고민해 보고 살아가 봅시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주일 미사가 끝나고 마당에서 신자들과 수박을 먹는데,

한 할머님이 신부님.. 흰 머리 나셨네..” 하면서 웃으신다.

할머님 눈에는 젊은 신부 머리에서 난 흰머리가 귀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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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기후행복모바일에서 올림 (2013/07/10 00: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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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을 고민해 보고 살아가 봅시다. 아멘... 신부님 감사합니다.

수박 먹다가 힌머리가 들켰군요.^^
~~ 그냥 생긴대로 믿습니다.
  
  용감한토니 (2013/07/10 0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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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
  
  봄의향기 (2013/07/10 09: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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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들의 강론을 읽다보면 교회에 보물같은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이 맡겨주신 소명을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심초사 하시는 신부님의 모습이 참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그분이 보시기에도 흐뭇해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늘 한결같은 사랑과 축복으로 주님께서 신부님을 지켜주시고 영적인 혜안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쁨이 되어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영육으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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