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계획은 다를 수 있습니다.

밤송이...님 2012-05-26 09:31 ... 조회(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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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사도 행전 28장 16~20. 30~31절)



재작년 겨울에 인사 발령이 나기 전에 ‘내 취미가 영화보고 서점에 가는 거니까, 영화관하고

서점이 가까운 본당에 발령을 받았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보좌 2년을 사는

동안은 구월동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취미 생활을 잘 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인사 발령이

나기 전부터 느낌이 이상했었습니다. 주임 신부님이 ‘바다가 육지라면...’ 하는 노래를 불러

주기 시작했고, 주교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다음 부임지가 섬이었던 겁니다.



섬... 조금 막연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섬에 가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신자도 많지 않은데

할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들이 있었는데요. 1년 넘게 살아보니까 배우는 것도 많고, 할 일

도 많은 거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바지락 캐러 나갔었는데요. 먹을 것도 생기고 머리도 맑아

지고.. 참 좋더라구요. 처음 해보는 거였는데요.



그것 말고도 섬에 들어와서 처음 해 보는 것도 많고, 알게 된 것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은 거

같습니다. 그런 배움과 체험들을 하나씩 해 나가면서, ‘하느님의 계획과 나의 계획이 다를 수

있겠구나.. 하느님이 이끌어 주시고 보여주시는 것들 안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는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는 거 같습니다.



오늘 독서에 나오는 바오로 사도도 마찬가지였던 거 같습니다. 원래 그의 계획은 그가 생각

하던 세상 끝 로마에 두 발로 당당히 걸어 들어가 복음을 선포하는 거였을 텐데요. 하느님이

이끌어주신 길은 달랐던 거 같습니다.



바오로는 유다인들에게 고발을 당해 자신의 입장을 변론하는 것으로 믿는 바를 이야기하고,

오늘 독서에 나오는 것처럼 사슬에 묶여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가르칩니다.

그가 생각했던 방식과는 다르지만, 그의 집에 알아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고, 또 아무 방해

도 받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을 보며 ‘이게 하느님의 계획이구

나.. 이러한 배움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필립보 네리 성인의 영화에서도 그러한 것을 느꼈는데요. 두 부분에서 그렇습니다. 하나는

필립보 네리 성인이 로마에 머물게 된 건데요. 그가 로마에 간 것은 예수회에 지원해서 인도

에 선교를 가려던 거였습니다. 그런데 인원에 제한이 있어서 대기하게 되었고, 그 시간 동안

로마 근교의 버려지고 방치된 아이들을 보게 됩니다. 그들을 내버려 둘 수 없어 돌보기 시작

했고, 그 일이 자신의 일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자신의 생각과는 달랐지만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과 함께 지내며, 삶의 의미와 보람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공부 잘 하던 한 형제가 부엌에서 일하는 소임을 수행하던 모습이었는데요.

그는 논문을 썼고, 그의 논문이 대학교 관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서로 스카웃 하려고 난리였

습니다. 그의 생각도 한편으로는 더 공부에 집중하고 칭찬도 받으려는 마음이 있었던 거 같

습니다. 하지만 그의 소임은 부엌에서 일하며 글을 쓰는 것이었고, 그는 그 소임에 충실합니

다. 아마도 그는 그 안에서 학문적인 업적을 이루고자 하는 욕심과 교만이 아니라, 겸손함과

순명이 무엇인지 배웠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의 생각과 내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도 내 생각과 계획만 고집하며 힘들어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봅시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60가까이 되신 형제님이 담배 얘기가 나오자

다른 형제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

“옛날에는 친구한테 담배 하나 달라고 하면..

친구가 ‘야~ 오늘 날씨도 좋은데 주서서 펴라~’ 했는데...”

옛날에는 주서서 피는 것이 일상이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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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처럼 (2012/05/26 11: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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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예요
주님 계획은 전혀 다르게 ..
때론 실망을 먼저하게 되는데..
지나고 나면 그뜻을 조금 알겠더라구요
고맙습니다
  
  김청화마르꼬 (2012/05/26 1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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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주님뜻대로 이루어지길 기도중 입니다
  
  김 라파엘라모바일에서 올림 (2012/05/26 16: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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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 뜻을 고집하는지 아님 주님뜻을아직도 모르고 있는것인지 모르겠네요 .. 신부님 강론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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