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32 “이제, 하느님께서 땅 위에 사람을 창조하신 날부터 너희가 태어나기 전의 날들에게 물어보아라.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물어보아라. 과연 이처럼 큰일이 일어난 적이 있느냐? 이와 같은 일을 들어 본 적이 있느냐? 33 불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도 너희처럼 살아남은 백성이 있느냐?
34 아니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이집트에서 너희가 보는 가운데 너희를 위하여 하신 것처럼, 온갖 시험과 표징과 기적, 전쟁과 강한 손과 뻗은 팔과 큰 공포로, 한 민족을 다른 민족 가운데에서 데려오려고 애쓴 신이 있느냐?
39 그러므로 너희는 오늘, 주님께서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에서 하느님이시며, 다른 하느님이 없음을 분명히 알고 너희 마음에 새겨 두어라.
40 너희는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그분의 규정과 계명들을 지켜라. 그래야 너희와 너희 자손들이 잘되고,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영원토록 주시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제2독서 로마 8,14-17
형제 여러분, 14 하느님의 영의 인도를 받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15 여러분은 사람을 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16 그리고 이 성령께서 몸소,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우리의 영에게 증언해 주십니다. 17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인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
복음 마태오 28,16-20
그때에 16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오랜만에 주말 시간이 비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 여행을 다녀올 계획을 세웠지요. 이번 여행의 목적은 등산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좋은 평가를 받는 산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하고 보니 입산통제라고 해서 조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도 등산도 하고, 맛있는 식사도 하고, 또 성지순례까지 하는 등 알차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운전을 해서 돌아오는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제 앞에서 승용차와 옆 차선에 있던 유조차 비슷한 대형트럭이 서로 부딪힌 것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승용차가 뒤집혀지면서 제가 운전을 하던 일 차선까지 날아오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곧바로 비상등을 켜고 멈췄지요. 그리고 바로 제 차 앞에서 뒤집혀진 승용차가 멈췄습니다.
솔직히 영화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액션 영화에서 보면 종종 나오지 않습니까? 차가 폭파되고 뒤집어지고……. 영화에서 볼 때는 신난다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제 앞에서 일어나니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사고란 남의 일인 줄로만 생각했는데, 나의 일일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또한 나만 운전을 잘 한다고 사고가 나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것 역시 깨닫게 됩니다.
나 혼자서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지요.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또한 마찬가지지요. 컴퓨터를 통해서 또 인터넷을 통해서 이 글을 보시는 것인데, 컴퓨터와 인터넷을 여러분이 직접 만드셨습니까? 아닙니다. 이를 만든 그 누군가 덕분에 이 묵상 글을 여러분들과 나눌 수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 이것만큼 어리석은 모습은 없을 것입니다.
이는 하느님께서도 직접 보여주십니다. 그래서 성부 성자 성령이 자기만의 역할만을 강조하여 따로따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친교와 일치를 이루어 우리 인간들에게 완전한 사랑을 전해 주시지요. 하느님께서도 이렇게 함께 하시는데, 하물며 우리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내 한 몸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온 세상의 많은 만남들을 통해서 내 한 몸을 유지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임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다른 이들과 일치와 친교를 이루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께서 사랑으로 하나가 되심을 기념하는 삼위일체 대축일인 오늘, 우리들은 과연 나의 이웃들과 얼마나 일치되는 삶을 살고 있었는지를 깊이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이 서로 친교와 일치를 이루면 이룰수록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사랑을 분명히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세상에 하찮은 것은 없습니다. 단지 ‘하찮게 여기는 생각’이 있을 뿐입니다(최규상).
최양업 신부님 묘소.
배론성지에서...
신학생 때, 선배님들과 배론성지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마침 추운 겨울이었고, 눈도 많이 온 날이었습니다. 그때는 학생이라 버스를 타고 근처에 내린 다음 한참을 걸어서 성지에 고생하며 갔지요. 그런데 그때 선배님들과 최양업 신부님 묘지 앞에서 절을 한 뒤에 마음속으로 기도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신부님, 제가 꼭 신부가 될 수 있도록 주님께 이야기해주세요.’
그때의 기억이 떠 올려 지면서, 제 기도를 주님께 전구해주셨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어제 다시 한 번 최양업 신부님 묘지 앞에서 절을 한 뒤에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신부님, 신학생과 예비신학생을 비롯한 이 땅의 많은 성소자들이 훌륭한 성인사제 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주세요.’
신앙의 힘은 성지에서 찾는다고 하지요. 어제의 성지순례를 통해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기도하면서 또한 순교자들을 기억하면서 지금의 제 모습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다시금 다짐하여 봅니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은곳을 바라보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을때 마음놓고 이야기 하며, 그사람앞에서는 다윗처럼 채통없이 경망스럽게 춤도 출수가 있습니다.
기쁨의 표현방법을 유치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통한다는것,
그것은 너와내가 아니라 우리가 됩니다.
비록 가난하기 그지 없어도
오천원짜리 가방에 미사책을 담고 다녀도
싸구려 신발, 시장에서 파는 싸구려 옷을 입고 다녀도
쭈굴스러운지 모르고 기뻐하면서
다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그속에는 한마음으로
세상에서 볼수없는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보석이 자라고 있으니까!
그런것이 일치가 아닐까요****